최근의 성서비평 방법론과 그 적용 (고대 본문에서 새로운 의미를 찾다)
스티븐 매킨지, 존 캘트너, 티머시 빌, 워렌 카터, Habel, Norman C. | 한국기독교연구소
13,500원 | 20230525 | 9791198196248
성서해석을 위한 최근의 방법론과 그 적용 사례를 다룬 이 책은 성서에 대한 문화사비평, 생태비평, 신역사주의비평, 탈식민주의비평, 심리주의비평, 포스트모더니즘, 대중문화, 장애 연구, 퀴어비평에 대해 각 분야의 전문 학자들이 쓴 개론서이다. 성서를 해석하는 책임을 맡고 있는 목회자들과 신학생들, 평신도 지도자들을 위한 교과서로 사용하기 위해 먼저 출판된 ≪성서비평 방법론과 그 적용≫(1993, 개정판 1999, 한국기독교연구소, 2022)과 마찬가지로, 최근의 방법론들이 등장한 이유와 중요 개념, 발전 과정, 특징들을 설명하고, 실제로 특정한 성서본문에 적용하며, 그 장점과 한계까지 해설한다.
성서 자체가 성서비평을 보여준다. 단적인 예로, 칼빈의 이중예정론을 믿는 미주장로교회(PCUSA)조차 2014년에 성경에 근거해서 동성결혼을 승인했다. 그러나 존 웨슬리 목사가 가르친 선행은총론과 보편적 구원론에도 불구하고 “성경에 근거해서 동성애를 반대한다”는 감리교 목사들이 많다. 만일 사도 바울이 성경대로 이방인들에게 할례를 요구했다면, 기독교는 결코 세계종교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육체적 할례 대신 영적인 할례”를 요구했기 때문에, 이방인들에게 예수의 복음이 전파될 수 있었다. 성경 문자와 전통보다 중요한 것이 하나님의 무차별적 사랑에 대한 증언이라는 뜻이다. 특히 룻기, 요나서, 욥기는 하나님 이름으로 자행되는 소수자들에 대한 혐오와 폭력과 차별에 대한 “도전하는 비유들”(크로산)이다. 또한 기독교 성서해석은 전통적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상수(常數)로, 상황을 변수(變數)로 간주했지만, 최근에는 역사적 예수를 상수로, 그리스도를 하나의 변수로 간주하게 된 실존적 변화를 증언한 한인철 박사의 글, 그리고 역사적 예수 연구의 성서해석 방법론을 잘 정리한 존 도미닉 크로산 박사의 글을 부록 1, 2에 첨부했으며, 포스트모던 성서해석의 한 사례로 홍정수 교수의 부활절 설교도 부록 3에 첨부하였다.
빈부격차와 생태계 파괴가 극심해질수록 사회는 더욱 비인간화되고, 사람들의 영혼은 더욱 피폐해지며, 불안과 폭력은 증가하고, 민주주의도 위협받고 있다. 이런 전대미문의 위기 속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통합적 생태론과 형제애에 관한 회칙들을 발표하여 전 세계 가톨릭교회가 함께 공부하고 공동선의 실천 방법을 찾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사영리”와 “교회성장주의,” “번영의 신학”이 지배하는 개신교회는 흔히 “개인 영혼 구원”에 집중하며 혐오와 차별에 앞장서고 있다. 그러나 개신교회 안에서도 19세기 이래 성서비평학의 발전을 통해, 성서 저자들의 다양한 상황과 의도를 더욱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으며, 성서를 문자적으로 읽는 것은 매우 위험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성서 안의 가부장적 이성애주의, 배타적인 선민사상, 전쟁과 폭력 등의 관점 때문이다. 또한 하나님에 대한 초자연주의적 이해, 인간(특히 백인 남성) 중심주의, 육체/물질/자연/여성을 멸시하는 탈육신 신학, 제국주의와 같은 집단최면 때문이다. 특히 지난 40년 동안 성서 연구에서는 “예수 세미나”를 통해 코페르니쿠스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지배체제의 힘의 논리를 정당화하는 제국신학과 구원을 독점한 성전신학(“은총의 도구들”인 경전, 성전, 사제, 성일, 예배, 교리의 절대화) 모두를 뒤집어엎는 비폭력적 하나님의 역사변혁에 대한 꿈, 신화의 순기능과 역기능, 예수가 가르친 비유들의 체제전복적인 의미, 그리고 복음서 기자들과 후대의 신학이 예수를 언어폭력 남발자와 제국의 수호자로 왜곡시킨 이유들까지 밝혀졌다. 성서 역시 아는 만큼 보인다. 혐오와 적대감이 넘쳐나는 불안한 세상에서, 성서 안에 계시된 하나님의 뜻과 예수 정신을 되살릴 수 있는 지름길은 우선 성서비평 방법론을 통해 반지성주의를 극복하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