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문 하나 남지 않은, 아무것도 아닌
전수안 | 은빛
16,200원 | 20250812 | 9791187232384
전수안 전 대법관의 연설문, 기고문, 칼럼 모음집
- 한 법조인의 따뜻한 시선, 세상 관찰기, 그리고 동시대인들, 법조인들에게 드리는 충언
사법 불신이 짙다. 시민들 사이에서 법조인들이 정의감과 사회적 균형감각을 갖고 판결하고 있는지를 묻는 목소리가 높다. 사법개혁을 약속하는 새 정부와 입법부의 다짐이 어느 때보다 크고 시민들의 동의도 폭넓게 확인되고 있다.
이런 때 평생 법조인으로 살았고, 법의 눈으로 세상을 살펴온 전수안 전 대법관의 잔잔한 목소리에 실린, 법률가와 법학도를 향한, 우리 시대의 사법제도와 법률 현실에 대한 죽비소리를 모은 칼럼집이 발간되었다. 때가 때인지라 주목받을 만하다.
전수안 님은 2006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지명으로 ‘여성 대법관 2호’(1호는 김영란 전 대법관)로 임명받아 대법관으로 일했다. 2012년 법관 퇴임 이후에는 변호사업을 하지 않고, 인권단체, 사회단체 책임자 및 후견인으로 일해왔고, 서울대학교 학교법인 이사장을 맡기도 하는 등 공익활동에만 종사해왔다.
책은 전수안 전 대법관이 법조인으로 일하던 시절부터 대법관 퇴임 이후 인권, 사회단체 활동의 후견인으로 지내오면서 쓴 글들, 연설문, 발표문 등을 모은 육필원고 모음집이다. 특히 대법관 취임사, 퇴임사는 대학, 로스쿨 등에서 예비 법조인들의 필독 문장으로, 법률가가 갖추어야 할 인권의식과 사회적 책임을 환기시키는 문장으로 주목받아 왔고, 널리 읽혀 온 글이기도 하다.
책에 실린 마흔일곱 개의 주옥같은 글은 우리의 법조 현실을 직시하게 하고, 우리 법률이 나아갈 방향, 우리 사회의 미래를 내다보게 한다. 인권, 기본권, 소수자 권리, 사회적 연대를 입에 올리는 사람이라면, 그런 사회적 관념을 익혀 일해야 할 학생, 그리고 법조 지망생이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책이다.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