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경은  | 스토리로즈

10,500원  | 20251025  | 9791199250956

내 주위의 호랑나비 애벌레 하나, 도서관을 가는 길에 스쳐 지나는 관목 숲, 어릴 때는 처치 곤란하기만 했던 수많은 머리카락들, 그 당시에는 소중한 것을 모릅니다. 그러다 아이들이 자라고 그들이 둥지를 떠날 때쯤 되어서야 그 순간이 얼마나 소중했는지를 깨닫게 됩니다. 반찬 안 먹는다 투정하던 엄마 껌딱지였던 아이가 이마에 듬성듬성난 여드름을 자랑하는 사춘기가 되고 언젠가 엄마 품을 떠날 채비를 합니다. 그 아이들은 신기하게도 우리의 부모의 부모 또 그 부모의 부모의 유전자를 이어 받으며 신기하게도 닮았더랬습니다. 그렇게 소중한 어미와 아비, 그들을 이 나라, 이 땅에서 만난 것도 행운이지요. 그래서 가끔은 충효도 생각하고 자랑스러운 나라에 태어난 것에 감읍하기도 합니다. 어쩌면 이렇게 만난 우리들은 밤하늘의 휘엉청 밝아 그 자리를 늘 지키는 달의 아들, 딸들인지 모릅니다. 그렇게 소중하게 만난 인연들이 이어지고 또 이어져 이 책을 두고 여러분과 제가 만납니다. 그 귀한 인연을 생각하며 시 한 수 띄웁니다. 부디 좋은 감상의 시간이 되시기를, 우리 또 언젠가 만나기를 비옵니다. <시인의 말> 중에서

김선중  | 실천

10,800원  | 20221118  | 9791192374116

김선중 시인은 2021년에 등단한 신인이지만 대학원에서 플로리스트를 전공한 화훼류 전문가이다. 그러기에 시인은 식물과 나무의 종류와 생태에 대해 남다른 지식을 가지고 있어 시 작품에도 자연스럽게 투영되면서 생명 현상의 질서를 이해하고 그 생명을 사랑함으로써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성찰과 깨달음의 마음을 꾸밈없이 표현하고 있다. 김선중 시인의 이번 첫 시집의 특징은 숲과 나무와 꽃과 곤충에 집중되어 있으며 특히 텃밭을 손수 가꾸며 텃밭의 생명들과 함께 사유의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다. 산 아저씨로 유명한 류승철 선생은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빛을 먹고 산다”(『산 아저씨의 숲 이야기』)고 말한다. 그는 빛은 숲을 만들고 숲은 인간을 비롯한 뭇 생명들을 태어나게 해준다고, 그리고 숲은 우리에게 많은 지혜를 주고 있다고 말한다. 이 숲이 품고 있는 빛과 지혜로움의 정신, 그리고 숲이 탄생시킨 뭇 생명들의 숨결 속에 김선중 시인의 시가 자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