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언간을 통해 본 왕실 여성의 삶과 생활세계
이남희 | 역락
22,500원 | 20211223 | 9791167422293
이 책에서는 왕실 여성, 왕비[왕후]가 남겨놓은 한글 편지, 언간(諺簡)에 주목하고 있다. 그들 언간에 담긴 내용을 자료 겸 매개로 삼아서 왕실 여성의 삶과 생활세계를 가능한 한 역사적으로 그리고 입체적으로 재구성해보고자 했다.
시기별 분포를 고려해서 현종비 명성왕후, 숙종비 인현왕후, 영조비 정순왕후, 사도세자빈 혜경궁홍씨, 익종비 신정왕후, 순종비 순명효황후가 남긴 언간들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이들은 서로 연결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예컨대 시어머니와 며느리[명성왕후와 인현왕후, 정순왕후와 혜경궁홍씨], 수렴청정한 왕후[정순왕후, 신정왕후], 집안사람이 아닌 순종의 스승에게 언간을 보낸 순명효황후 등에 초점을 맞추었다.
왕실 여성들, 왕비들 역시 언간을 통해서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고 또 삶의 단면들을 전하고 있다. 왕실 여성에게 언간은 외부와의 소통 수단이자 자기표현 수단으로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그래서 언간은 일상의 감정을 전하는 가장 일반적인 수단으로 개인적이고 인간적인 삶의 결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가 된다. 언간은 당시 삶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해준다.
I장에서는 총설로서 왕실 여성과 언간 전반에 대해서 검토하고자 한다. 언문과 진서, 언문의 보급 과정, 조선 후기 여성의 글쓰기 열풍을 검토하고, 왕비의 사회적 역할 및 위상과 함께 자료로서의 왕실 여성 언간 전체 현황을 살펴볼 것이다.
II장에서는 현종비 명성왕후의 언간을 분석하고자 한다. 먼저 명성왕후의 생애와 언간에 대해 간략하게 정리하고, 딸 명안공주에게 안부를 전하는 일상적 성격의 언간을 살펴볼 것이다. 이어 송시열에게 보낸 정치적 성격의 언간을 고찰하고자 한다
III장에서는 숙종비 인형왕후가 시고모 숙휘공주에게 보낸 언간들을 다루고자 한다. 인현왕후 언간이 수록된 「숙휘신한첩」과 인현왕후의 언간 현황에 대해 논의한 다음, 인현왕후의 폐비와 복위되는 과정 등의 생애를 정리하면서 숙휘공주에게 보낸 언간을 살펴보고자 한다.
IV장에서는 사도세자빈 혜경궁홍씨가 화순옹주에게 원손 남매의 안부를 전하는 언간, 아들 정조의 건강을 염려하여 채제공에게 보낸 언간에 주목하고자 한다. 혜경궁홍씨는 영조대에는 세자빈으로, 정조대에는 국왕의 생모로, 그리고 순조대에는 국왕의 조모로 70여 년이라는 긴 세월을 궁중에서 지냈다. 그들 언간을 통해서 혜경궁홍씨의 내면과 생활세계가 어떤 특성을 지니고 있었는지 그 일단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V장에서는 영조비 정순왕후의 생애와 더불어 그녀가 남긴 언간의 내역을 분석해보고자 한다. 먼저 정순왕후의 간택과 가계에 대해 정리한 다음, 정순왕후의 언간을 수렴청정 이전과 이후로 나누어 그 내역과 특징을 살펴보고자 한다.
VI장에서는 익종비 신정왕후가 효명세자의 여동생 덕온공주 집안에 보낸 언간에 주목하고자 한다. 먼저 효명세자와 덕온공주의 삶에 대해 정리해본 다음, 신정왕후가 보낸 언간을 대필언간, 신정왕후전 궁녀 언간으로 나누어 고찰하고자 한다.
VII장에서는 순종비 순명효황후가 순종의 스승 위관 김상덕에게 보낸 언간을 분석해 보고자 한다. 언간의 내역과 작성 시기에 특히 주목하고자 한다. 먼저 순명효황후와 위관 김상덕의 생애를 간략하게 정리한 다음, 순명효황후의 언간을 보낸 시기에 따라서 재구성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