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담 위로 나는 새 (용담댐 수몰 이주 10주년을 맞아 이 땅의 역사를 기억하는 일)
전형무, 김지연 엮음 | 아카이브북스
31,500원 | 20101009 | 9788993253061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전북 진안군 정천면, 상전면, 용담면, 주천면, 진안읍이 물속으로 가라앉았다. 68개 마을, 950만 평이 전북권의 수자원 개발을 목적으로 건설된 용담댐 속으로 수몰된 것이다. 그곳에 살던 2,864세대 12,616명은 수백 년을 살아오던 정든 고향을 떠나 주변의 다른 마을로 이주하거나 인근에 새로운 마을을 만들어 정착하거나 저 멀리 타지로 떠나갔다.
수몰 지역의 조림초등학교 교장으로 재직하던 지은이 전형무는 용담댐 건설 계획이 확정된 후인 1995년부터 댐 건설로 사라지게 될 '그리운 고향산천'을 기억하기 위해 수몰 예정지에 대한 사진 촬영, 마을 조사, 풍수지리, 인문지리적인 고찰 작업을 하기 시작했다. 그 작업의 노력이 지은이의 작고 직후인 1997년 12월에 6권의 자료집으로 만들어져 이주민들에게 배부되었다.
이 책은 전형무 선생의 자료집을 바탕으로 사진작가 김지연이 지난 3년간 수몰 지역과 이주민을 발로 뛰면서 취재하여 다시 만들어낸 것이다. 이 책은 단순한 사진집이 아니다. 지금 용담댐 물속에 가라앉아 있는 68개 마을, 2,864세대를 다시 지상으로 불러내는 작업이며, 함께 살았던 12,616명의 이주민의 삶을 드러내는 일이며, 그리하여 바로 그 땅을 기억하는 것이다.
마을 풍경, 들판, 제방, 보, 숲, 냇가, 우물, 다리, 방앗간, 가게, 명당자리, 재각, 마을회관, 마을 행사, 그리고 마을 사람들 등 마을의 거의 모든 것을 역사의 렌즈로 담아낼 뿐만 아니라 인문지리적 접근으로 마을의 역사, 풍수, 전설 등을 기억의 역사 속에 복원해놓았다. 또한 부록으로 '마을 세대 배치도'를 세대주 이름과 함께 완벽하게 그려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