댈러웨이 부인
버지니아 울프 | 민음사
13,500원 | 20251219 | 9788937464843
『댈러웨이 부인』 출간 100주년 기념
《타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소설 100” 선정
BBC 컬처 선정 “가장 위대한 영국 소설 3위”
20세기 모더니즘 문학의 정수이자 새로운 시대정신을 관조한 걸작
정교한 ‘의식의 흐름’ 기법을 통해 완성해 낸 상처 입은 실존의 초상
“역사상 가장 위대한 소설”로 손꼽힐 뿐 아니라, 20세기 영미 문학과 모더니즘을 대표하는 버지니아 울프의 결정적 작품 『댈러웨이 부인』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84번으로 출간되었다. 『등대로』(1927), 『올랜도』(1928) 등 수많은 걸작을 남긴 울프이지만 그러한 모든 작품들의 단초이자 다양한 문학적 실험을 바탕으로 정교하게 완성해 낸 『댈러웨이 부인』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충격적이고 신선하게 다가온다. 먼저, 울프는 이 작품에서 굉장히 대담하고 새로운 서술 기법을 선보이는데, 가령 스무 명에 이르는 등장인물의 시점을 절묘하게 넘나들며, 시공간의 구애 없이, 저마다의 입장을 가진 다채로운 목소리를 전지적 시점과 독백, 기억과 의식의 흐름을 통해 들려준다. 여기에 더해, 1차 세계 대전이라고 하는 미증유의 참혹한 사건과, 수많은 생명을 집어삼킨 팬데믹의 후유증, 차츰 붕괴되어 가는 빅토리아 시대의 세계 질서, 새 시대의 여명과 함께 폭로되는 가부장제의 모순과 정상성의 환상을 거대한 화폭에 총체적으로 그려 내듯이, 작품 도처에 새겨 넣는다. 그리고 행간 곳곳에서 울려 퍼지는 빅벤의 종소리, 도로의 소음, 공원에서 들려오는 새소리, 죽음을 향해 행진하는 소년병들의 발소리, 영원을 향해 메아리치는 길거리 여성의 애끊는 노랫소리는 작품에 시적 정취와 공감각적 깊이를 더욱 심화한다. 그런데 놀라운 점은, 이 모든 일들이, 1923년 6월의 어느 무더운 날, 단 하루 동안에 일어난다는 사실이다. 이를테면, 횡적으로는 각기 다른 계층과 신분과 상황에 속한 인물들의 미묘한 심리와 내밀한 의식을 아우르는 동시에, 종적으로는 1차 세계 대전과 조지 5세 시대는 물론이고 고대 로마인이 브리튼의 땅을 밟기 이전 시대로부터 현재의 영국이 한낱 분진이 되어 사라질 먼 훗날에 이르기까지 기나긴 세월을 모두 조망하는 것이다. 이토록 예민한 감수성과 선구적인 문학 기법을 발휘해, 덧없는 찰나 속에서 영원성을 들여다보는 버지니아 울프의 『댈러웨이 부인』은 독자로 하여금 끊임없이 경탄을 자아낸다. 요컨대 위선적인 사회 규범, 계급과 젠더 문제, 전쟁의 상처와 인간 존재의 고독, 더 나아가 침윤하는 우울에 맞선 삶의 결속과 연대의 가능성까지 포착해 낸 이 작품은 버지니아 울프의 예술적 집념과 실험 정신이 빚어낸 희귀하고도 경이로운 성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