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현대사: 한국 대중음악의 탄생에서 Z세대까지 (한국 대중음악의 탄생에서 Z세대까지)
야마모토 조호 | 마르코폴로
18,000원 | 20250917 | 9791192667966
음악을 넘어서, 일본에서 다시 읽는 한국의 또 다른 얼굴
K-팝 현대사: 한국 대중음악의 탄생에서 Z세대까지
현재 세계를 휩쓸고 있는 ‘K-POP’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식민지 지배 하에서의 한국 대중 음악의 탄생, 이웃 국가 일본과의 역사적 갈등, 사회에 논란을 던진 힙합, 민주화, 경제 위기, ‘전후 최악의 한일 관계’ 속에서 꽃피운 ‘K-POP’ 붐, 그리고 BTS의 세계적 성공까지, 격동의 100년을 돌아본다. 개정판인 이번 한국어판에서는 BTS 이후의 K팝(에스파·뉴진스·제로베이스원)을 다룬 36페이지를 추가했다.
K-팝 현대사 - 경계를 넘은 비트, 세대를 바꾼 전략의 진화
K팝은 언제나 경계를 넘어왔다. 언어의 경계, 국가의 경계, 장르의 경계. 이 비트는 한강에서 태어나 도쿄를 거쳐 LA와 파리를 돌고, 다시 서울로 돌아와 더 강해진다. 『K-팝 현대사』는 이 여정을 단순한 연대기나 히트곡 나열이 아니라, 사람과 사회, 정치와 기술이 얽힌 ‘문화 생태계’로 풀어낸다.
많은 K팝 연구서가 산업 구조나 팬덤 규모를 통계와 인터뷰로 분석하지만, 이 책은 질문부터 다르다.
“왜 하필 한국이었을까?”
“어떤 역사적 순간들이 K팝의 DNA를 형성했을까?”
이 물음에 답하기 위해, 저자 야마모토 조호는 1920년대 축음기의 소리를 쫓아가고, 1960년대 TV 화면 속 남진과 나훈아의 무대를 다시 비추며, 1990년대 인터넷 카페에 모여 밤을 새던 팬들의 채팅창까지 들여다본다. 그 안에서 그는 하나의 흐름을 발견한다. K팝은 태생부터 국경을 넘는 법을 배워온 음악이었다는 것이다.
국경을 넘는 비트, 스스로를 확장하는 문화
1920년대 일제강점기, 일본 음반사의 라디오 송출이 조선에 서양 음악을 퍼뜨리던 시절부터 K팝의 전사는 시작됐다. 1980년대 소방차가 마이클 잭슨의 댄스를 벤치마킹하고, 김완선이 ‘한국의 마돈나’로 불리며 무대를 장악하던 시절도 마찬가지였다.
K팝은 처음부터 외부 문화를 받아들이고, 변형하고, 재발명하며 스스로를 확장해왔다. 그것은 단순한 모방이 아니라, 다른 문화의 문법을 자기 언어로 바꾸는 능력이었다.
이 책이 흥미로운 이유는, 그런 변화의 순간마다 등장한 정치·경제·사회적 배경을 함께 보여준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1997년 IMF 외환위기가 없었다면 한국이 초고속 인터넷 인프라를 세계 최단기간에 구축하지 않았을 것이고, 이는 팬덤의 온라인 조직화를 지연시켰을 것이다. 팬카페와 온라인 스트리밍이 없었다면, 오늘날 유튜브 1억 뷰 기록 경쟁도 불가능했을 것이다.
세 축으로 읽는 K팝
야마모토는 K팝의 성공을 세 가지 축으로 해석한다.
첫째, 팬덤의 자발성.
K팝 팬덤은 ‘소비자’가 아니라 ‘공동 제작자’다. 팬들이 직접 번역하고, 해시태그를 퍼뜨리고, 스트리밍 시간을 맞춰 전 세계에서 동시 재생을 실행한다. 1990년대 H.O.T. 팬클럽에서 시작된 이 문화는 2020년대 BTS ARMY의 디지털 행동주의로 진화했다.
둘째, 정치와 외교의 변수.
트와이스가 일본인 멤버를 앞세워 일본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시기는, 역설적으로 ‘전후 최악’이라 불린 한일관계의 냉각기였다. BTS의 UN 연설과 블랙핑크의 글로벌 캠페인처럼, K팝은 종종 문화 외교의 비공식 사절단 역할을 해왔다.
셋째, 기술과 플랫폼의 진화.
유튜브는 단순한 홍보 수단을 넘어, 해외 팬이 한국어 가사를 즉시 접하고 리액션 영상을 만들게 하는 실시간 문화 전파망이 됐다. 틱톡의 15초 챌린지는 노래 한 곡을 1년 넘게 차트에 머물게 하는 마법을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