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도를 구하랴
이한수 | 부크크(Bookk)
17,000원 | 20170131 | 9791158112868
왜 ‘어디서 도를 구하랴’인가? 많은 사람들이 도를 구하러 밖으로만 나돈다. 여기 저기 기웃거려 본다. 결국 도는 내 안에 있다는 것을 알려 주자는 것이 이 책의 첫 번째 소임이다. 그래서 책이름을 이렇게 붙였다. 그동안 자칭 도인이라는 분들 부처라는 분들 많이 만나 보았지만 부처는 아니었다. 바로 자신의 발 앞에 돌부리도 보지 못하고 세상을 뒤흔든 사건의 원인도 이치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 책에서는 도가 밖으로부터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나로부터 터득되는 것이라는 점을 말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4부로 구성하였다. 1부는 ‘텅 빈 것에 무언가가 있다’이다. 이는 진공묘유를 말하고자 함이다. 변함없는 절대의 진리는 이렇듯 존재한다. 그 진리는 석가모니도 대중에게 말하지 않은 것, 그러나 상 근기의 제자들에게는 전해져야 하는 언어도단의 자리, 불립문자의 자리, 오고 감이 없는 그 자리 직접 체험으로만 알게 되는 자리이다. 이것의 표현이 바로 진공묘유요, ‘텅 빈 곳에 묘하게 있는 그 무엇’이다. 바로 마음의 본성을 가리켜 견성을 이끌어 내려는 의도이다. 수행자는 도를 터득하기 위해서 욕망과 무명, 번뇌와 집착으로 굳어진 껍질을 깨어야 하기에 안에서 빨아댄다. 이 때 밖에서 쉽게 깨도록 밖에서 쪼아 주는 역할을 이 책이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1부를 다시 4가지로 구분하였다. 신해행증이다. 도를 이루기 위해서는 믿고 이해하고 실행하고 증득하여야 한다. 믿음이 없다면 가지도 않을 것이며, 간다고 해도 이해되지 않으면 실행하지 않을뿐더러 되돌아가고 만다. 또한 실행에 옮긴다면 반듯이 체험으로 입증하여야 한다. 이것이 도를 얻고자 하는 사람들의 마땅한 태도이다. 불교가 신해행증의 종교라 불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의 체험의 글들을 분류해 수록한 것이다. 이론서는 많으나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체험적 소감의 글들을 접하는 일은 매우 희귀한 실정이다. 이 책을 줄탁동시에 기여되기를 기대하며 펼쳐 놓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제2부는 '부족해도 줄 것이 있다'이다. 재물도 지식도 지혜도 남에게 나누어 주자는 것, 즉 보시하자는 것이다. 아무리 부족해도 얻은 것, 가진 것이 있다면 이웃과 나누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얻은 것, 가진 것의 참된 보람이다. 이 책은 법보시를 다루는 것이 되겠지만, 재보시, 육보시(장기기증) 등 어떤 보시가 되었건 자비요, 사랑이다. 누구든 부족해도 나누어 줄 것이 있다는 점을 보이고자 하였다. 2부는 5가지로 구분하였다. 겸손, 인생, 감사, 사랑, 행복이다. 부족하더라도 깨달음이 있었다면 그만큼의 경험을 나누어 깨달음을 추구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한다. 이 때 지켜야 할 것은 겸손의 덕이다. "내가 먼저 깨달았다", "나는 알고 너는 모른다", "나는 현자이고 너는 우자이다"라는 식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저 겸손의 말씀을 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는 인생이 무엇인가를 왜 깨달아야 하는지 스스로 깨달을 수 있도록 하는 글을 수록하였다. 누구라도 읽고 공감하며 일상에서 떠올리며 살아간다면 도와 가까워지게 되리라 여긴다. 그 다음은 감사와 사랑이다. 깨달음이 있다면, 은둔의 생활만 하여서도 고대광실에 앉아 헛기침이나 하고 있어서도 안 된다. 깨달은 자의 일상의 모습은 감사와 사랑의 실천행이어야 한다. 십우도의 마지막 그림, 입전수수도 바로 깨달은 자가 감사와 사랑의 정신으로 시장 속으로 들어가 소매를 걷어 붙이고 보시를 실천하는 것이다. 이것이 깨달은 자가 취할 행동이다. 이것이야말로 자신을 완성에 이르도록 하는 일이자, 사회를 위한 일이다. 그 다음은 행복이다. 깨달았거나 깨닫지 못했거나 사람들의 궁극적 관심은 행복에 있다. 왜 해탈열반을 추구하는가? 왜 열심히 살아가는가? 왜 어려운 일도 인내해야 하는가? 왜 가족이 잘 살아야 하는가? 결국 자신이 행복해지기 위해서다. 살아있는 모든 생명은 행복하여야 한다. 그러기에 평범한 사람들이라도 일상에서 어떻게 행복을 찾을 것인가에 대한 깨우침에 일조하였으면 한다.
제3부는 '열리면 드러나는 것이 있다'이다. 우리는 눈이 있어도 눈에 들어 온 것을 다 보았다고 말할 수 없다. 귀가 있어도 귀로 들어온 소리를 다 들었다고 할 수 없다. 그것에 마음이 열리지 않았다면 눈에 들어왔어도 보지 못하고, 귀로 들어왔어도 듣지 못한다. 진정 마음이 그 대상에 열려있어야 보고 들음으로써 그 대상이 들어나게 된다. 다 같은 눈이요, 귀라 해도 그 드러남은 남과 다를 수 있다. 일상에서 맞이하는 현상들은 각자에게 열린 만큼 들어나기 때문이다. 제3부는 저자의 눈과 귀에 들어난 것들에 관한 글들을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여행 등 5가지로 분류하여 수록하였다.
제4부는 '살면 만나게 되는 것이 있다'이다. 세상을 살아가자면 외면하려해도 누구나 치러야 할 일이 있고 닥쳐지는 일이 있다. 그런 일들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 이치가 있다. 살면서 만나게 되는 일들에 대한 소회의 글들을 여러 사람과 공유하기 위해 세속과 일상, 2가지로 구분하여 수록하였다.
부처님 말씀을 한마디로 요약하여 "바르게 살아가라"는 지침이라 한다면, 이 책을 “바르게 살아가는데 참고가 될 만하다”고 독자들께서 여겨주신다면 더 이상의 영광이 없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