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경제지 전어지 전권세트
서유구 | 풍석문화재단
59,400원 | 20210730 | 9791189801434
일생을 바쳐 남긴 풍석 서유구의 저술, 《임원경제지》
《임원경제지》는 조선 후기 실학자 풍석 서유구 선생이 우리의 전통문화와 생활지식을 16분야로 나누어 집대성한 백과사전이다. 서유구는 관념에 치우친 유학자들의 학문적 태도에서 벗어나 사람살이의 기본인 ‘건실하게 먹고 입고 사는 문제’를 풀고자 민중의 생활상을 세밀하게 관찰하고 조선·중국·일본의 서적들을 풍부하게 참조하여 이 거작을 저술하였다.
《임원경제지》 7번 째 지(志) 《전어지(佃漁志)》, 목축·사냥·어로 백과사전
책 제목의 ‘전어(佃漁)’는 ‘사냥과 어로(漁撈, 고기잡이)’라는 뜻이며, 사냥과 어로뿐만 아니라 목축과 양어·양봉까지 포함되어 있다. 〈전어지〉는 《자산어보(玆山魚譜)》, 《우해이어보(牛海異魚譜)》와 함께 조선의 3대 어류 전문서로 평가받고 있다. 그런데 《전어지》는 어류 전문서일 뿐만 아니라 목축·양봉·사냥에 관한 정보가 풍성하게 실려 있다. 산과 들과 강과 바다에서 만날 수 있는 대부분의 동물들이 망라되어 있다. 인간이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섭취해야 하는 먹을거리나 일상 용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재료로서의 동물을 얻기 위한 지식을 담은 저술로, 오로지 삶의 유용성 차원에서 접근한 동물 실용백과사전이다.
총 2권의 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어지〉1은 권1부터 권2까지의 내용을 묶었다. 권1에서는 목축 총론과 말 기르는 법을 다룬다. “총론”에서는 가축 사육에서 중요한 점 몇 가지를 거론하며 중국 북방에서 대규모로 방목하는 방법을 배워야 함을 강조했다. “말”에서는 ‘이름과 품종’을 필두로 ‘보는 법’, ‘말 기르기 총론’, ‘종마 얻는 법’, ‘먹이는 법’, ‘수말이 싸우지 않게 기르는 법’ ‘군마를 튼실하게 기르는 법’, ‘코 째는 법’, ‘군살 빼는 법’, ‘말 거세법’, ‘치료하기’ 등 《전어지》에 등장하는 동물 중 가장 방대한 내용을 수록했다.
권2에서는 말을 제외한 모든 가축과 물고기와 벌을 다룬다. 소?당나귀와 노새?양?돼지?개?고양이?닭?거위와 오리?물고기?꿀벌 등 총 12종이다. 이중 “소”에 관한 정보가 가장 많다. 또 양어법을 소개하는 “물고기”에서는 양어가 생계를 꾸리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내용으로 시작한다. 이런 이유로 물고기 기르는 법을 여러 가지로 모아두었다.
〈전어지〉2는 권3부터 권4까지의 내용을 묶었다. 권3은 “매와 사냥개”를 사육하고 길들이는 법을 필두로 총과 활, 그물과 함정 등으로 들짐승이나 날짐승 사냥을 준비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고기잡이의 필수품인, 그물과 더불어 통발, 낚시와 작살 등 주요 어구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권4는 〈물고기 이름 고찰〉이다. 물고기를 “민물고기”와 “바닷물고기”로 크게 나누고, 각 물고기를 다시 ‘비늘 있는 종류(인류)’, ‘비늘 없는 종류(무린류)’, ‘껍데기가 있는 종류(개류)’로 나누어 총 157종을 고찰한다. 각 어종을 해설하는 내용은 명칭 고증과 오류 수정, 명칭의 유래, 생김새, 크기, 습성, 서식처, 주요 산지 및 나는 때, 이동 경로, 맛, 잡는 법, 용도, 효능, 선호도, 가공법, 운송로, 판로 등 어류와 관련된 다양한 측면을 다루고 있다.
조선 동물세계 기록의 진수
독자들은 《전어지》에서 조선의 동물세계 기록의 진수를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전어지》를 읽으면 시대의 격절과 문화의 엄청난 변동으로 인한 전통과의 단절의 벽을 실감할 수 있다. 그러나 임원경제연구소에서 이 단절의 벽을 조금이라도 더 허물기 위해 무척 애쓴 모습이 곳곳에서 역력히 보인다. 앞의 번역서들에서도 꾸준히 보여주는 방식이지만, 《전어지》에서의 여러 참고 사진과 그림이 그 진입의 벽을 낮춰준다. 더군다나 돼지나 닭 사육법과 사냥법 및 물고기 잡는 법을 삽화로 구현해 놓은 대목에서는, 의존적 문명을 살아가는 현대인의 수렵·어로 본능을 군침 돌게 자극해줄 정도로 원문을 매우 잘 시각화했다. 연구자들에게도 매우 포괄적인 도움을 준다. 조선 시대 동물연구는 앞으로 《전어지》를 거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도올 김용옥 서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