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가는 길 (웃기고 비장하고 때론 뜨끈한 라티머 중학교의 하굣길 이야기)
제이슨 레이놀즈 | 밝은세상
13,050원 | 20220321 | 9788984374447
"최고의 경지에 다다른 스토리텔링. 진정한 명작이다"
1. 같은 교실, 같은 나이! 하지만 서로 다른 아이들이 펼쳐가는 10편의 리얼 스토리!
-제이슨 레이놀즈의 《집으로 가는 길》 출간!
제이슨 레이놀즈의 《집으로 가는 길》은 2019년 출간 당시 〈뉴욕 타임스〉, 〈워싱턴 포스트〉, 〈타임〉, 〈투데이쇼〉, 〈전미공영라디오(NPR)〉 등 다양한 매체에서 최고의 아동도서로 선정되는 영예를 누리는 한편 카네기상을 수상했고, 독자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제이슨 레이놀즈의 2018년 작 《롱 웨이 다운》이 뉴베리 아너상과 에드거 상을 동시에 수상하며 크게 주목받은 직후에 출간된 이 소설은 전작 이상으로 미국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며 수많은 찬사를 이끌어내는 동시에 그해 최고의 청소년도서로 선정되며 연이어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집으로 가는 길》은 학교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10편의 소설로 구성되어 있다. 제이슨 레이놀즈는 연작소설의 형식을 취하고 있는 이 YA소설에서 독자와 함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방식을 선보인다. 10편의 소설들은 주인공도 다르고 서로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지만 학교라는 공통의 공간과 시간, 또래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밀접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학교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고 같은 교정을 걸어 집으로 돌아가는 아이들이 펼쳐 보이는 이야기지만 각기 다른 색채와 맛을 선보인다.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아이들의 머릿속에는 과연 어떤 이야기와 고민이 들어 있을까? 학교는 아이들이 중심인 사회이고, 친구들 사이의 이견과 갈등을 대화와 소통을 통해 해소하며 공감을 이루는 공간이다. 학교는 사회의 축소판이고,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익히는 학습의 공간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 그려 보이는 10편의 소설들은 아이들의 다양한 고민과 갈등을 풍부한 유머와 재치를 곁들여 꾸밈없이 펼쳐 보인다. 아이들은 늘 잘못을 저지르고, 어른들과 선생님은 항상 가르침을 베푸는 식의 이야기가 아니다. 아이들은 서로 놀리기도 하고 다투기도 하면서 자연스럽게 교감하고, 소통과 공감의 해법을 찾아낸다. 더러는 영영 해법을 찾아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세상 모든 일에 반드시 해법이 존재하는 건 아니니까.
10편의 소설을 이끌어가는 주인공들은 저마다 자기만의 문제를 가지고 있다. 친구와 계속 친하게 지내기 위해 늘 콧구멍을 가득 채우고 있는 코딱지를 제거해달라고 부탁하는 아이, 암 투병을 하는 친구의 엄마를 웃게 하기 위해 동전을 모아 사탕을 팔고 아이스크림을 선물하는 아이들, 커다란 개를 무서워하는 아이의 머릿속에 아로새겨진 지난날의 공포, 몸에 심한 악취가 나는 친구를 돕는 로맨티스트 아이들의 해법 등 저마다 나름의 방식으로 고민하며 문제 해결을 모색한다. 독특한 개성과 질감이 묻어나는 고유한 사연을 간직한 10명의 아이들과 그들이 이야기하는 주제들은 매우 평범해 보이기도 하지만 생각의 디테일과 풍부한 감성, 어른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 사고의 깊이를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다.
제이슨 레이놀즈는 평소 아이들이 환영하는 내러티브가 무엇인지 알고 있다고 자부한다. 이 소설을 읽다보면 그가 불량배와 따돌림을 당하는 아이를 한 호흡에 진정성을 담아 이야기할 수 있는 작가라는 사실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우리가 이 책에서 만나는 아이들은 수줍음 많은 소녀, 외로운 아이, 괴짜 아이, 불량한 아이, 행색이 지저분한 아이, 심한 악취를 풍기는 아이, 가정 형편이 불우한 아이들이다. 이 소설은 조금도 과장하거나 꾸미지 않고 아이들의 자취를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불량하면 불량한 대로, 모자라면 모자란 대로 아이들을 진솔하게 그려 보인다. 불량한 아이는 왜 학교에서 아이들을 괴롭히는 일이 일상이 되었는지, 큰 개를 무서워하는 아이는 지난날 어떤 공포를 겪었는지,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아이는 왜 언니의 죽음에 대한 트라우마를 갖게 되었는지, 수줍음을 많이 타는 소녀에게는 어떤 일이 있었는지 확인할 수 있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스쿨버스처럼 굉장한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대할 수 있는 주변의 이야기들이다.
2. 세상 모든 아이들의 마음속에는 꼭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이 소설은 아이들의 세계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각자 자유롭게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작가가 이야기에 직접 등장해 아이들이 왜 그런 행위를 하게 되었는지 설명하거나 변명하거나 예쁘게 보이도록 윤색하지 않는다. 그저 아이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게 해줄 뿐 더 이상 앞으로 잡아끌거나 뒤에서 밀지 않는다. ‘아이들을 사랑해주어야 한다.’, ‘귀여워해주어야 한다.’, ‘도와주어야 한다.’, ‘꾸짖어야 한다.’ 같은 의견을 제시하는 대신 자연스럽게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준다. 아이들을 위한다면 이러저러해야 한다고 제안하지 않는다. 타인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가 바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니까.
이 소설에 나오는 라티머 중학교는 대한민국 어느 곳에 있는 중학교로 설정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아 보인다. 라티머 중학교 아이들의 모습은 우리의 눈에도 그리 낯설거나 이질적이지 않다.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다양한 아이들, 그들에게 일어나는 일들과 저마다 간직한 사연을 그린 이 소설을 읽는 동안 독자들의 머릿속에서는 자연스럽게 대화와 소통의 장이 마련될 것이다. 아이들의 하굣길은 저마다 자기만의 방식으로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공간이다. 세상의 모든 아이들의 마음속에는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아이들이 간직하고 있는 이야기들이 각기 다른 만큼 섣부른 충고나 질책보다는 편견 없이 바라보는 시각이 더없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소설이다.
이 소설을 읽다보면 양귀자의 《원미동 사람들》이나 이문구의 《우리 동네》 같은 연작소설이 떠오르기도 한다. 물론 배경이 미국이기 때문에 내용은 많이 다르다. 다만 어느 특정한 공간과 시간을 함께하는 아이들이지만 모두들 각기 다른 고민과 생각을 갖고 살아가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아이들에게 공감과 이해의 폭을 넓혀줄 수 있는 소설이고, 그들을 위한, 그들에 의한, 그들의 소설이다. ‘따로 또 같이’라는 말을 연상하게 만드는 소설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