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운 최제우 다시읽기
임형진, 김삼웅, 성주현, 성강현, 송봉구 | 선인
28,800원 | 20250131 | 9791160689747
2024년은 동학·천도교를 창명한 수운 최제우의 탄신 200주년이며, 그가 순도한지, 160년이 되는 해이다. 조선 말기 국가가 내우외환에 처했을 때 경주에서 탄생한 수운 최제우는 모든 사람은 한울님을 모시고 있다는 시천주(侍天主)를 깨닫고 반봉건 만민평등사상과 보국안민의 반외세, 반침략의 민족 주체사상 동학(東學)을 창도하였다. 그 결과 우리 사회는 근대를 열었고 우리를 하나의 민족으로 뭉치어 오늘의 대한민국으로 이어질 수 있게 해주었다.
오늘날 새롭게 전개되고 있는 서세동점의 시기를 맞아 국가와 국가 간의 전쟁, 민족과 민족 간의 갈등, 종교와 종교 간의 대립, 그리고 인간과 자연생태의 양극화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국제, 국가, 민족, 종교, 사회, 생태, 인간의 다양한 갈등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삶의 철학으로서 새로운 가치공동체의 이념이 적극적으로 제기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수운 최제우의 동학은 인류의 모든 갈등과 대립을 해결할 수 있는, 지구공동체를 지향하는 지구인의 삶을 구현할 수 있는 하나의 대표적 출구이다. 수운 최제우가 창도한 동학은 우리 것만이 아닌 모든 지구인, 세계인과 함께 공유해도 충분한 우리 고유의 사유라는 것이 학계 일반의 평가이다.
그런 수운 최제우의 탄신 200주년을 맞이하여 동학학회는 그를 추모하고 선양하는 학술대회를 준비해 왔다. 수운 최제우가 남긴 유산이 너무 크다 보니까 학문 세계에서도 역사, 철학, 문학, 종교, 정치경제학, 사회학 등 전 분야를 망라해야 했다. 그래서 영역별로 저명한 연구자들을 1년 전부터 섭외하기 시작했다. 더욱이 수운 최제우의 동학을 알리는 것은 국내에 머물 것이 아니라 해외의 학자들까지 초빙해서 하는 국제학술대회로 준비하기로 하였다.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전세계에 퍼져있는 동학 연구자들에게 연락을 취하였다. 미국 시러큐스 대학교의 칼랜더 교수(George L. Kallander), 캐나다 웨스턴 대학교의 칼 영 교수(Carl Young), 노르웨이 오슬로 국립대학교 한국어학과의 박노자 교수, 중국 연변대학교의 방호범, 강용권 교수, 그리고 일본 홋카이도 대학교의 이노우에 가쓰오 교수, 모모야마학원 대학교의 아오노 마사아키 교수 등 비교적 동학 관련 연구를 계속하고 있는 학자들 중심으로 추진하고 있었다.
동학학회의 임원진 중심으로 각자 가지고 있는 연계망을 이용해 연락을 취하는 등 준비를 하면서 예산 확보에 전력을 다하였다. 마침 코로나19의 팬데믹 사태도 종결되었고 충분히 관심을 가질만한 주제라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학회가 할 수 있는 학술대회를 보다 풍성하고 의미 있게 하고자 학회 임원진들은 여러 방면으로 연결을 하고 또 하였다. 그러나 아쉽게도 계획은 하나씩 틀어져 애초의 거대한 국제학술대회는 고사하고 단출한 학회 식구들만의 잔치로 귀결되고 말았다.
이는 전적으로 학회를 책임지고 있는 학회장의 부족함에 기인했다. 그럼에도 끝까지 노력을 아끼지 않은 임원진에는 감사하고 또 감사할 뿐이다. 오늘 발간된 이 책자는 조촐한 잔치 결과의 기록이다. 비록 처음의 의도대로 진행되지는 못했지만, 참여 학자들의 마음은 누구보다도 진지하였고 정성을 다했음을 기억한다. 이 책은 2024년 11월 28일 동학학회의 잔칫날에 발표된 글과 함께 학술대회에서 발표되었지만 출간되지 못한 귀한 글도 몇 편 추가해 완성되었다. 추가를 허락해 주신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 관장님 이하 고마운 분들 덕분에, 보다 풍성한 내용을 담을 수 있게 되었다. 수운 최제우 탄신 200주년을 맞이하여 동학을 연구 주제로 정하고 있는 동학학회는 어떤 형식으로든지 이를 기념해야 했다. 그래서 그 잔치에 발표된 글을 중심으로 단행본을 만들어 수운 최제우의 앞에 헌정하기로 했다.
책 제목을 “수운 최제우 다시읽기”로 정한 이유도 200주년을 맞이하여 수운 최제우의 삶과 사상을 다시 읽어보고 또다시 읽어보자는 의미이다. 그동안 많은 선학들이 동학을 연구하고 또 연구해 왔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이 다시 읽으면 새로운 것이 보이기 마련이다. 이는 후학들이 선학들의 깨달음에 머물지 말고 언제나 초심으로 다시 보자는 의미이다.
이제 4년 동안의 학회장의 임기를 마치며 마지막 작업으로 진행된 본 단행본이 어쩌면 가장 기억되고 애착이 남을 것이다.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참여해준 회원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드리며 아울러 부족했던 회장 만나서 고생한 임원진들 특히 총무 이사진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이제 학회장의 임기를 마치고 회원으로 돌아와 다시 한 명의 연구자가 되고자 한다. 수운에 대한 ‘다시읽기’를 시작하고자 한다는 의미이다. 그동안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말없이 학회의 모든 출간을 맡아주신 도서출판 선인의 윤관백 사장님과 임원진에도 감사한 마음의 인사를 드린다. 모두 고마웠습니다.
2025년 1월
동학학회 회장 임 형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