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오디세이아 1 (태양광 발전설비 시공 기본편)
폴투플라이 | 퍼플
24,000원 | 20250901 | 9788924172126
태양광 오디세이아를 시작하며
호메로스가 쓴 오디세우스의 10년간의 귀향 모험담 오디세이(Odyssey)는 그리스어 오디세이아(Οδύσσεια)의 영어(로마자) 표기이다. 오디세이아는 긴 여정을 뜻한다. 2016년 여름 폭염을 겪고는 어릴 적 기후의 추억을 떠올리며 기후ㆍ에너지 문제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급기야 2017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태양광이라는 바다에 뛰어들었다. 어느덧 10년이 지났다. 컴퓨터 앞에서 코딩만 하면서 전기 덕에 일하는 줄은 알았지만, 전기와는 인연이 없을 줄 알았다.
지금은 전기기사, 전기공사기사, 신재생에너지발전설비(태양광)기사까지 취득하고 이곳저곳 기웃거리며 전기와는 땔 수 없게 되었다.
코딩하던 시절에는 여러 책을 보며 실력을 다지곤 했다. 이곳 태양광에도 실무에 도움 될 만한 책이 있겠지. 살폈지만, 자격증 서적, 오래된 대학 교재, 일본 서적 번역판뿐이었다. 영어 원서도 검색해 보았지만, 눈에 들어오는 것은 없었다.
최근 BIPV 관련 서적 두 권이 출판되어 보았는데, ‘이제야 제대로 된 태양광 서적을 찾았구나’라는 반가움을 느꼈다. 지난 10년 내세울 만한 성과는 비록 없었지만, 그 경험이 소중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코딩 시절 보았던 그 책들처럼 책을 쓸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정리도 할 겸 인생의 첫 책을 써보기로 결심했다.
처음에는 길어야 한 달이면 쓰겠지 싶었는데 온전히 글만 쓰는데도 벌써 석 달이 지나고 있다. 하루에 5페이지, 10페이지씩 쓰다가 어느 날부터 한 페이지도 못 쓰는 날이 잦아들었다.
AI와도 친해졌는데, 얘는 내가 아는 만큼 알려준다. 의심스러워 다시 찾아보고 물어보면 자신이 실수했다며 죄송하다고 하거나, 질문이 날카롭다든지 수준 높은 질문이라며 좋은 말 일색으로 날 치켜세운다. 깊이 들어갈수록 현재 수준의 AI는 실수투성이다. 그래도 AI는 공부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글을 쓰면서 그동안 경험하고 배운 것에 분명한 한계를 느꼈고, 한계를 극복하고자 여러 노력을 했지만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 혹시 잘못된 부분이 발견되더라도 너그러이 봐주셨으면 한다.
태양광은 규제 산업에 속한다. ‘안전’때문이다. 근거가 되는 관련 법/규정 대부분을 가급적 길지 않게 포함했다. 읽으면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
또한 태양광은 전기, 건축, 토목 공사로 이루어진다. 지식의 한계로 전기 위주로 다루었으나, 역량이 된다면 ‘태양광 오디세이아’ 다음 편에 다루려 한다.
다른 작가들처럼 필명을 써 보기로 했다. ‘나는 나를 무어라 부를까?’ 아버지가 지어준 이름이 있지만 내가 지은 내 이름도 있으면 좋겠다 싶었다. 주로 쓰는 닉네임은 ‘가을’이다. 스물까지는 ‘봄’, 마흔까지는 ‘여름’, 예순까지는 ‘가을’, 그 이후는 ‘겨울’이라고 정하고 지금은 가을이다. 영어로 Fall, 가을 낙엽처럼 ‘떨어지다’의 뜻도 있다.
뜨는 해가 있다면 지는 해도 있다. 영어 단어 Fall처럼 떨어지고 있다. 어느 날 우연히 어린 새가 하늘을 날기 위해 둥지에서 떨어지는 장면을 보았다. 어쩜 날기 위해 떨어지는 것은 아닐까? 다시 난다는 의미는 생각하기 나름일 것이다.
그래서 Fall To fly(폴투플라이). 길다. 어느 가수의 노래 제목과 같다. 폴투플라이, 가을인 지금의 나, 나는 다시 날기 위해 떨어진다.
2025년 8월
어릴 적 노닐던 수봉산이 바라보이는 곳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