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애  | 세종출판사(이길안)

9,000원  | 20251030  | 9791159798207

그동안 나는 수필만을 써왔다. 이번에도 소설 형식을 빌린 수필을 구상했지만, 글을 이어가다 보니 자연스레 다른 인물을 통해 현실비판적인 색채를 담아내고 싶어졌다. 그렇게 사회소설 『텃세의 계절』이 엮어졌다. 돌아보면 수필가가 소설 장르를 넘본 셈이다. 사람이 모이는 곳, 아파트는 물론 학교와 직장, 교회와 동호회, 친목단체 등 어디나 텃세가 존재한다. 먼저 자리 잡은 사람이 자릿값을 챙기는 것이 본래 이치지만, 그 이면에서 벌어지는 ‘텃세와 밥그릇 싸움’의 민낯을 지켜보는 일은 거북스럽다. 숲이 제 빛깔을 잃지 않으려면 나무들이 저마다의 뿌리를 지키면서도 어울려 자라야 하듯, 사람 또한 서로의 자리를 존중할 때 비로소 삶이 풍성해진다. 텃세는 인간 사회에 뿌리 깊이 남아있지만, 나눔과 존중 속에서만 극복될 수 있다. 『텃세의 계절』이 그 숲에 작은 울림으로 남기를 소망한다. 삼복에는 입가에 붙은 밥풀도 무겁다는 속담이 있다.

이성열  | 청동거울

5,850원  | 20060325  | 9788957490747

미국에서 활동하는 이성열 시인의 두 번째 시집으로 도미 30년 만에 펴내는 이번 시집은 제목부터 한국인의 자의식을 강하게 표출하고 있다. ‘하얀’과 ‘텃세’라는 어휘가 모두 미국의 백인중심사회를 염두에 두는 것임은 능히 짐작되는 바이다. 30년을 살았음에도 시인은 미국은 자신에게 영원한 타국이며, 자신은 뼛속까지 한국인일 수밖에 없음을 다양한 체험과 사유를 통해 역설(力說)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