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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역사"(으)로 588개의 도서가 검색 되었습니다.
9791194142140

박영선의 다시 보는 사무엘서 (깊고 푸른 역사)

박영선  | 무근검(남포교회출판부)
28,800원  | 20241203  | 9791194142140
“네 집과 네 나라가 내 앞에서 영원히 보전되고 네 왕위가 영원히 견고하리라 하셨다 하라” (삼하 7:16) 2016년 겨울부터 2018년 여름까지 남포교회 주일 예배에서 강해 설교한 ‘다시 보는 사무엘서’를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일평생 ‘하나님의 주권’을 주제로 성경을 파헤쳐 온 탁월한 강해 설교가의 안목으로 펼쳐 드는 사무엘서에는 어떤 내용이 담겼을까? 이 책에는 ‘깊고 푸른 역사’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데, 부제가 말해 주듯, 이 책은 역사를 다루고 있다. 무책임하고 말이 안 되는 부조리한 인간의 역사를 무의미하다고 바라보는 세상적 관점이 아니라, 별 볼일 없어 보이는 한 존재, 한 존재, 그 각각의 인생이 하나님이 함께하시고 복 주기를 원하신다는 관점에서 역사를 소개한다. 사무엘서는 특별히 다윗이라는 인물을 통하여 그의 인생 속에서 하나님이 펼치시는 깊고 푸른 역사를 소개한다. 이는 신자들이 흔히 생각하듯, 다윗의 인생이 영웅적이고 위대한 업적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의 실수와 절망, 비탄과 처절한 자리에서도 삶을 견디는 모습이 신자의 현실을 말해 주고 있어서이다. 다윗이 펼치는 현실에는 인간이 만들어 낼 수 있는 가치가 아니라 하나님만이 만드실 수 있는 은혜가 담겨 있다. 이런 이유로 다윗은 ‘은혜의 대표자’, ‘은혜의 담지자’로서 자리매김하게 되고, 이는 사무엘서 내내 소개되는 사울 왕과의 대조를 통해 확연히 드러난다.
9791167972552

칠인정 (그 푸른 역사와 문헌)

인동장씨 흥해파  | 새미
25,200원  | 20250730  | 9791167972552
칠인정(七印亭)은 경상북도 포항시 북구 흥해읍 초곡리 825번지에 있다. 건물 앞까지 잘 정비된 포장도로에서 9단의 자연석 계단을 오르면 정자 마당에 이른다. 정자는 지형을 고려하여, 앞쪽은 2층으로 올려 세우고, 뒤로 돌아가면 마루로 올라갈 수 있게 지었다. 정(丁)자 마루는 앞을 향하여 시원하게 열렸고, 계자각 난간을 둘러 안전과 위엄을 함께 얻었다. 전체 건물은 정면 3간 측면 2간이며, 편액은 ‘칠인정(七印亭)’, 동편 방은 ‘경수당(慶壽堂)’이고 서편 방은 ‘효우재(孝友齋)’이다. 기판은 북쪽 문미에 남경희(南景羲)의 「칠인정기(七印亭記)」가 걸려 있고, 경수당 서쪽 문미에 권엄(權𧟓)의 「칠인정상량문(七印亭上樑文)」이, 가운데 대들보 아래에 장석룡(張錫龍)의 「칠인정중수기(七印亭重修記)」가 각각 걸려 있다. 시판은 상량문 아래에서부터 장사경(張思敬), 장응걸(張應杰), 장영홍(張永弘), 장경홍(張敬弘), 장두인(張斗寅), 장태흠(張泰欽), 남만리(南萬里), 이정엄(李鼎儼)의 칠인정 차운시판이 게판되어 있다. 정자는 사방 토석 담장으로 보호되고 있고, 뒤편 담장 밖에 1간의 화장실이 있고 담장 안에는 쌍괴수(雙槐樹)가 있고 담장 밖에 회화나무 3그루와 느티나무와 백일홍나무가 있다. 백일홍나무 앞에 방형 지당(池塘)이 있고 그 가운데에 방형 섬이 있다. 칠인정(七印亭)은 경상북도 포항시 북구 흥해읍 초곡리 825번지에 있다. 건물 앞까지 잘 정비된 포장도로에서 9단의 자연석 계단을 오르면 정자 마당에 이른다. 정자는 지형을 고려하여, 앞쪽은 2층으로 올려 세우고, 뒤로 돌아가면 마루로 올라갈 수 있게 지었다. 정(丁)자 마루는 앞을 향하여 시원하게 열렸고, 계자각 난간을 둘러 안전과 위엄을 함께 얻었다. 전체 건물은 정면 3간 측면 2간이며, 송하(松下) 조윤형(曺允亨)이 쓴 편액은 ‘칠인정(七印亭)’, 동편 방은 ‘경수당(慶壽堂)’이고 서편 방은 ‘효우재(孝友齋)’이다. 기판은 북쪽 문미에 남경희(南景羲)의 「칠인정기(七印亭記)」가 걸려 있고, 경수당 서쪽 문미에 권엄(權)의 「칠인정상량문(七印亭上樑文)」이, 가운데 대들보 아래에 장석룡(張錫龍)의 「칠인정중수기(七印亭重修記)」가 각각 걸려 있다. 시판은 상량문 아래에서부터 장사경(張思敬), 장응걸(張應杰), 장영홍(張永弘), 장경홍(張敬弘), 장두인(張斗寅), 장태흠(張泰欽), 남만리(南萬里), 이정엄(李鼎儼)의 칠인정 차운시판이 게판되어 있다. 정자는 사방 토석 담장으로 보호되고 있고, 뒤편 담장 밖에 1간의 화장실이 있고 담장 안에는 쌍괴수(雙槐樹)가 있고 담장 밖에 회화나무 3그루와 느티나무와 백일홍나무가 있다. 백일홍나무 앞에 방형 지당(池塘)이 있고 그 가운데에 방형 섬이 있다.
9788936445584

늘 푸른 역사가 신채호

김남일  | 창비
11,700원  | 20070131  | 9788936445584
중국사와 왕조사에 매달리던 기존 사관을 폐기하고 민중 중심의 한국사를 서술한 역사학자, 웅혼한 필치를 휘두르며 명문을 쏟아낸 언론인, 일제에 한 치 물러섬 없이 투쟁한 독립운동가, 모든 권력과 체제를 부정하고 민중이 자유로운 세상을 꿈꾼 무정부주의자 단재 신채호가 소설가 김남일의 힘있고 유려한 문장으로 생생하게 되살아난다. 『늘 푸른 역사가 신채호』는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단재의 뜨거운 열정과 사상이 어디에서 비롯되었으며, 무엇이 그를 죽음 앞에서 기꺼이 웃음 짓게 했는지를 느끼게 해줄 것이다....
9791156123026

지도를 펼치고 전쟁 대신 평화

유정애  | 푸른역사
12,600원  | 20250819  | 9791156123026
“차별의 벽을 넘어, 평화의 길을 찾아” 세계 시민으로 가는 조금 특별한 여행 NGO 활동가의 생생한 현장 경험 바탕 ‘모든 사람이 존중받는 평화로운 세상’으로 가는 길을 모색한 책이다. 지은이는 40여 년간 전 세계의 전쟁과 재난 현장,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지역을 직접 찾아 활동한 전문가. 책상 위의 뜬구름 잡는 이론이 아니기에 더욱 설득력 있다. 캐나다의 ‘인디언 보호지’에 가서 실상을 보고는 차별에 안타까워하고, 돌멩이로 탱크에 맞서는 팔레스타인 어린이들과 함께 분노하고, 남아공 소웨토의 어린이와 더불어 ‘용서’의 의미를 곱씹고, 시리아 난민 어린이의 목소리를 전하며 언제 어디서든 ‘박해와 전쟁의 피해자’를 도와야 할 책임을 일러주는 식이다. 나아가 라오스 오지의 소수민족 사례를 통해 아무리 좋은 뜻이라도 상대방의 상황이나 의견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 오히려 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우는 대목에 이르면 무릎을 치게 된다.
9791156122890

유혹의 전략, 광고의 세계사 (하드 셀과 소프트 셀은 어떻게 세상을 중독시켰는가)

김동규  | 푸른역사
40,500원  | 20250329  | 9791156122890
‘이집트 파피루스에서 AI 광고까지’ 광고, 시장을 흔들고 세상을 바꾸다 ‘자본주의의 꽃’, 그 이상의 흥미로운 이야기 광고는 별명이 많다. 예를 들어 ‘문화의 통조림’이란 것이 있다. 특정 시대 사람들의 일상이 압축적으로 담겨있으니 그렇다. ‘세상의 거울’이란 이름도 있다. 웃고 울며 살아가는 인간 군상의 모습을 고스란히 되비쳐준다. 역사학자 스테판 폭스가 19세기 말부터 20세기 말까지의 미국 광고를 다룬 자기 책 제목을 《거울 만드는 사람들The Mirror Makers》로 붙인 것이 그 때문이다. 그러기에 광고를 보면 경제, 정치, 설득 커뮤니케이션, 예술, 문학, 심리학, 기호학 등 다양한 렌즈를 통해 당대인의 삶을 읽을 수 있다. 이 책에서는 이와 같은 광고사의 총체적 조망을 위해 로마 시대 검투사, 전쟁과 페미니즘, 노예제도, 인디언 박해, 뇌과학과 인공지능에 이르는 놀랍도록 다양한 스토리가 전개된다. 시대의 흐름을 꿰뚫는 통찰력을 담다 여러 광고상을 받은 현장 출신의 대학교수가 쓴 이 책은 한국에서 최초로 등장한 본격적 세계광고사다. 단순히 광고의 기법, 트렌드를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은 것이 이 책의 미덕. 소비자를 논리적으로 설득하는 ‘망치(하드 셀)’와 소비자 감성을 자극하는 ‘솜사탕(소프트 셀)’을 축으로 시대적 변화ㆍ세계사적 흐름을 짚어낸다. 이를테면 2차 대전 당시 근육질의 여성 노동자 ‘리벳공 로지’류의 광고가 득세했다가 종전 무렵 여성 노동자의 가정적 이미지를 강조하는 광고들이 어째서 대공황 시대엔 가격과 품질 등으로 소구하는 하드 셀 광고가 봇물 터지듯 나왔는지 그 배경을 짚는 대목이 그렇다. 순수예술과 상품 광고의 첫 만남으로 기록된 ‘피어스 비누 광고’, 1964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의 극우파 골드워터 후보를 일패도지시킨 린든 B. 존슨 후보의 ‘데이지 걸’ TV 광고 사례 등을 보면 광고가 ‘세상의 거울’이란 사실을 실감할 수 있다. 시장을 넘어 문화를 만든 기념비적 광고들 책은 단순히 마케팅 수단으로서의 광고만 다루지 않는다. 광고가 문화를 반영하는 ‘거울’을 넘어 문화를 이끄는 첨병임을 보여주는 사례가 풍성하게 등장한다. 세계 최장의 광고로 마초적인 남성상을 전 세계인의 뇌리에 심은 말보로 담배의 ‘말보로맨’ 광고를 많이들 기억한다. 그러나 2001년 암환자원조협회의 의뢰로, 오길비 앤 매더 사가 전설의 헤비 스모커 말보로맨을 비틀어 만든 광고를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황량한 벌판에 쓰러진 말을 난감하게 바라보는 카우보이가 등장하는 광고의 카피는 “간접흡연이 죽입니다”였다. 이는 이후 호소력이 뛰어난 금연 캠페인의 상징이 되었다. ‘따봉’은 어떤가. 1989년 말 한 오렌지 주스의 TV에 등장한 이 포르투갈 단어는 국어사전에 등재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 정도로 일상언어에 스며들었다. 광고 이상의 광고에 얽힌 일화들이다. 소설보다 흥미로운 거장 광고인들의 맨얼굴 이 책의 또 다른 매력은 광고계의 전설로 기억되는 거장들이 마치 《사기 열전》처럼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는 것. ‘천상천하 유아독존 알버트 라스커’, ‘냉혹한 저격수 클로드 홉킨스’, ‘광고의 피카소 윌리엄 번벅’, ‘크리에이티브의 왕 데이비드 오길비’ 등 목차만 봐도 놓치기 아까운 인물들이다. 1990년대 ‘신부와 수녀의 키스’ 등 발표할 때마다 세계적 논란을 일으킨 이탈리아의 패션 브랜드 베네통의 ‘쇼크 광고’를 제작한 올리비에로 토스카니. 그가 그토록 파격을 추구한 데는 전 세계적 마케팅을 펼치기에는 베네통의 자금이 넉넉지 않았던 데다가 의류는 비교우위적 하드셀 소구가 어려운 상품이란 사정이 작용했단다. 세계적 불매운동이 일면서 베네통을 떠났다가 복귀하는 등 그의 삶 자체가 한 편의 드라마다. ‘변방’을 훑고 ‘내일’을 짚는 폭넓은 시야 이 책은 주로 미국의 광고 광고인에 초점을 맞췄다. 현대 광고가 산업혁명 이후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태동하고 발전했기에 어쩌면 당연하다. 그러면서도 영국ㆍ프랑스ㆍ이탈리아 등 유럽에 대한 관심도 놓치지 않았다. 1980년대 들어 세계 광고계 흐름을 주도한 영국의 사치 형제, 프랑스 광고의 전설 자크 세겔라, 이탈리아 광고의 자존심 아르만도 테스타를 다룬 대목이 그렇다. 또한 브라질의 살아있는 전설 워싱턴 엘리베토를 소개하는가 하면 한국과 일본의 광고에도 관심을 보인다. 여기에 페이스북 등 소셜 미디어의 등장, 애드버 게임, 인터랙티브 광고 등 미디어 생태계의 변화까지 살피고 있어 광고인이나 광고학도들에게도 유용한 시사점을 준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광고산업의 메커니즘과 시대 변화를 고찰한 해설서이다. 하지만 세계 광고사의 숨겨진 면모를 캐낸 덕에 소설 이상의 재미, 역사책 이상의 통찰력을 담고 있다. 그런 만큼 800여 페이지를 훌쩍 넘긴 ‘벽돌책’이어도, 소비중독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술술 읽어낼 수 있는 미덕을 갖춘 책이기도 하다.
9791156122746

이규보 선생님, 고려시대는 살 만했습니까

강민경  | 푸른역사
18,000원  | 20240416  | 9791156122746
술이 빚은 시인 이규보가 읊조리는 고려로 가다 고려를 알고 싶다면 지나칠 수 없는 그 이름, 이규보 ‘그때 그 시절,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떻게 살았을까?’ 옛날이야기에 호기심을 가진 사람, 역사 삼매경에 빠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품었음직한 의문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역사 콘텐츠, 예컨대 사극이나 역사서, 박물관의 전시에서 당대 사람들의 생생한 삶과 생각은 빠져 있는 경우가 많다. 널리 알려진 인물이나 굵직굵직한 사건이나 휘황찬란한 문화유산 위주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백운거사白雲居士 이규보李奎報(1168~1241)는 결코 지나칠 수 없는 이름이다. 800여 년 전 고려라는 왕조를 살면서 자신의 진솔한 심정을 담은 방대한 기록,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을 남겨서다. 《동국이상국집》에는 권력자의 뜻이나 특정 필요에 따라 지은 글도 있지만, 이규보가 살면서 붓 가는 대로 자신의 처지와 생각을 풀어 놓은 시와 글이 더 많다. 찬찬히 읽어보면 무신정변 후 무인들이 정권을 잡고 호가호위하던 고려의 혼란을 온몸으로 겪어낸 지식인의 모습이 생생하다. 누구에게는 아부꾼으로, 누구에게는 대문호로 평가받는 이규보가 그리는 고려, 그 속으로 들어가 보자.
9791156123019

지도를 펼치고 차별 대신 평등

유정애  | 푸른역사
12,600원  | 20250819  | 9791156123019
‘모든 사람이 존중받는 평화로운 세상’으로 가는 길을 모색한 책이다. 지은이는 40여 년간 전 세계의 전쟁과 재난 현장,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지역을 직접 찾아 활동한 전문가. 책상 위의 뜬구름 잡는 이론이 아니기에 더욱 설득력 있다. 캐나다의 ‘인디언 보호지’에 가서 실상을 보고는 차별에 안타까워하고, 돌멩이로 탱크에 맞서는 팔레스타인 어린이들과 함께 분노하고, 남아공 소웨토의 어린이와 더불어 ‘용서’의 의미를 곱씹고, 시리아 난민 어린이의 목소리를 전하며 언제 어디서든 ‘박해와 전쟁의 피해자’를 도와야 할 책임을 일러주는 식이다. 나아가 라오스 오지의 소수민족 사례를 통해 아무리 좋은 뜻이라도 상대방의 상황이나 의견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 오히려 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우는 대목에 이르면 무릎을 치게 된다. 책에는 아름다운 지구별을 가꾸는 데 걸림돌이 되는 다양한 사례가 등장한다. 지은이는 이름조차 낯선 나라 에리트레아에서의 독재 횡포, 얼굴을 가리지 않는 여성은 사형까지 당하는 일부 이슬람 나라들, 당연한 국민의 권리마저 누리지 못하는 베트남 쟈오족, 베트남전쟁의 후유증으로 어린이가 폭탄을 가지고 놀다 참변을 겪는 라오스 등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차별과 전쟁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준다. 오늘의 참상뿐만 아니다. 원주민들을 강제 이주시키는 바람에 8,000여 명이나 희생된 1838년 미국의 ‘눈물의 길’, 1893년 뉴질랜드에서 세계 최초로 참정권이 인정되기까지 목숨 걸고 싸웠던 여권운동, 1987년 맨주먹 시위를 벌이다 1,000여 명이 살해된 팔레스타인의 인티파다 등 그간 우리가 눈여겨보지 못했던 역사를 들춰낸다. 모두 우리 눈을 번쩍 뜨게 하는 이야기들이다.
9791156122968

불량한 책들의 문화사 (일본제국의 출판자본, 식민지 조선의 출판시장과 만나다)

고영란  | 푸른역사
26,010원  | 20250615  | 9791156122968
출판으로 본 일본제국-식민지 조선사 다시 쓰기 “발매금지 먹지 않는 책은 시시껄렁해!” 식민지와 제국의 문화적 만남 재조명 일본에서 일본 근현대 문학을 강의하는 지은이는 그간 일본제국의 근대사 다시 쓰기를 주장해왔다. 그 결과 『전후라는 이데올로기』(한국어판 2013년 현실문화), 『검열의 제국』(한국어판 2016 푸른역사) 등의 성과물을 일궈냈다. 여기서 ‘전후’라는 프레임을 통해 구축된 일본의 근대사는 패전국 일본의 희생자 의식에 의해 성립되었고 한반도 ‘식민지민’들의 체험조차도 자신들의 희생 담론을 설명하는 비유로 사용해왔다는 점을 통해 식민지 지배의 기억이 어떻게 망각되었는지를 밝힌 바 있다. 이번 책은 지은이의 연구 활동의 연장선에 있다. 한국에서의 제국 연구는 제국 일본 전체를 넓은 시야에서 조망하고 일본어와 한국어 자료가 어떻게 복잡하게 얽히면서 교착하는지에 관한 분석이 충분하지 않다. 지은이는 양국의 자료를 세심하게 살펴 이런 한계를 뛰어넘으면서 출판 검열 등과 같이 피해와 가해라는 이분법적 사고가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일본어가 갖는 양의적 역할, 즉 일본어를 통해 일본에 대항하는 법을 배웠다는 점 등 가해와 피해의 이분법적 사고로는 잡아낼 수 없는 부분에 주목했다.
9791156122951

문화적 기억과 초기 문명 (문자, 기억하기, 정치적 상상력)

얀 아스만  | 푸른역사
31,500원  | 20250609  | 9791156122951
인문학 전반에 지성적 자극을 준 대학자 얀 아스만 문화사 인식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 역사학을 뛰어넘는 학문적 성취 독일의 이집트 학자이자 문화사학자, 종교학자인 얀 아스만 교수의 이름이 낯선 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1980년대 이래 아스만 교수처럼 인문학 전반에 걸쳐 지성적 자극을 준 학자는 드물다. 그는 인문학과 사회과학에 걸쳐 다양한 학제 간 연구를 모범적으로 실천했으며 평생 25권의 저서를 출간해 역사학에 큰 발자취를 남겼다. 2024년 2월 19일 85세로 별세했을 때 여러 나라에서 많은 부고 기사가 쏟아진 것이 그의 학문적 위상을 보여준다. 그 핵심인 문화적 기억 이론은 역사학으로만 한정해도 진위 구명에 방점이 찍힌 실증적 연구에 균열을 내면서 그 외연을 넓히는 데 기여하고 있다. 전통과 과거 혹은 역사와 신화를 포괄하다 문화적 기억이란 말 그대로 문화적으로 창출된 기억이다. 집단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기대와 희망이 그 속에 담겨있다. 이 책은 그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고대 이래 그것이 어떤 메커니즘을 통해 형성, 발전, 변이, 망각, 재생되었는지, 그것이 어떤 기능을 수행해 왔는지, 그리고 그것이 핵심 고대문명의 발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등을 고찰한다. 무엇보다 아스만은 초창기 문명의 형성 및 발전 과정을 이끈 다양한 문화적 요소 중, 우리가 전통, 과거 혹은 역사의식, 신화적 세계관, 자기 인식 등으로 부르는 모든 것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문화적 기억”을 제안한다. 나아가 고대문명의 성쇠와 밀접하게 연관된 그러한 문화적 요소들을 역사/신화전설의 이분법적 틀을 넘어서 문화적 기억의 관점에서 재해석한다. 국내외의 많은 연구자가 고대보다는 근현대의 사례들에서 문화적 기억의 다양한 양상을 추구하듯이, 그의 이론은 실상 시대를 초월하여 적용되고 있다.
9791156122999

붉은 녹색혁명 (마오 시대 중국의 농업 개혁과 군중과학)

시그리드 슈말저  | 푸른역사
34,200원  | 20250729  | 9791156122999
녹색혁명과 적색혁명의 치열한 만남 ‘군중과학’, 중국 ‘굴기崛起’의 바탕이 되다 역사서를 뛰어넘는 중국 다시 보기 중국 근현대사와 과학사의 세계적 권위자인 지은이가 쓴 이 책은 마오쩌둥 통치 시기를 중심으로 중국 농업과학사를 다룬 책이다. 아마도 읽기도 전에 “애걔” 하는 이가 대부분일 터다. 특히 1960년 전후로 수천만 명이 굶어 죽은, 인류 역사상 최악의 ‘대기근’을 떠올린다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이 책은 이러한 선입견을 산산이 깨뜨린다. 공식 문건, 전기(傳記), 언론 보도는 물론 현지 인터뷰, 포스터 등 다양한 사료를 바탕으로 마오 시대가 반과학적 시기가 아니라 인민이 직접 참여하고 생산하고 활용하는 ‘군중과학’을 통해 지속 가능한 농업 모델의 토대를 마련했던 시기였음을 흥미로우면서도 생생하게 보여준다. 이와 함께 “어떤 방식의 발전이 지속 가능한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면서 농업 과학에 대한 논의가 생산성 향상만이 아니라, 환경과 사회 문제가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에, 지속 가능한 농업 정책을 고민하는 한국 사회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시하고 있다. 마오쩌둥이 꿈꾼 ‘다른 과학’ 이 책을 읽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그중 하나가 마오쩌둥이 꿈꾼 ‘다른 과학’이, 냉전 시기에 미국 주도로 탄생한 ‘녹색혁명’을 어떤 방식으로 수용해 사회주의 혁명에 접목해간 과정에 주목하는 독법이다. 지은이가 엘리트 과학기술인 중심의 하향식(양洋)이 아니라 농민 군중 중심의 상향식(토土)으로 생산현장에서 이뤄지는 농업 수확량 증대가 이뤄지는 과정을 세밀하게 살핀 덕분이다. 이를 통해 서양 과학기술과 전통 과학지식의 조화를 꾀하는 ‘토양병거(土洋竝擧)’, 정책의 실험과 실행의 확산을 뜻하는 ‘유점도면(由點到面)’, 농촌 과학실험 운동을 위해 노농(老農)과 지식청년, 현장 간부가 협력하는 ‘삼결합(三結合)’ 등 다양하고도 현실적인 개념들을 접할 수 있다. 이는 마오 시대의 ‘과학적 영농’과 관련된 다양하고 유의미한 경험들을 역사적 망각에서 길어 올려, 어떻게 하면 충분한 먹거리를 생산하면서도 농민들의 처우를 개선하는 등 과학기술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바꿔 나가도록 하는 성찰을 제공할 것이다. 과학자와 농민 지식인의 분투 과학사를 다룬 책이지만 딱딱하지 않은 것이 이 책의 또 다른 미덕이다. 녹색혁명과 적색혁명의 접점에서 활약했던 유명 과학자는 물론 현장의 농민 지식인과 지역 간부들의 노력이 생동감 있게 그려져 있어서다. 미국에서 분류학을 배웠지만 귀국해서는 기생말벌을 이용한 사탕수수 천공벌레 방제법을 개발한 푸저룽은 ‘양’ 과학의 대표주자. 그는 문화혁명 기간에 농촌의 공방에서 노동자들과 함께 숙식하며 ‘누추한 오두막’을 그럴듯한 말벌 배양장으로 개조해 연구를 이어갔고, 흰개미 방제법을 개발한 농민 리스메이를 발굴해 대학 강단으로 이끌어주기도 했다. 서남농업대학교를 졸업하고 농학교 교사로 근무했던 저명한 벼 육종학자 위안룽핑은 대표적인 ‘토’과학자. 그 또한 안장농학교에서 연구하던 초창기에 모판을 기르기 위해 가마 공장에서 버려진 토기 항아리를 주워 와 사용했다. 근검절약을 통해 자력갱생하고자 진력했던 이들의 삶은 역사의 큰 물줄기에 가려지기 쉬운 인간적 흥미를 제공한다. 중국은 과학기술계의 ‘졸부’가 아니다 지난해 말 중국이 고성능 저비용의 인공지능(AI) ‘딥시크’를 개발했다는 뉴스로 전 세계가 떠들썩했다. 우리 국민 대부분도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이 책을 보면 중국은 적어도 과학기술 분야에서는 벼락부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마오 시대부터 과학계의 엘리트주의를 비판하고 노동자와 농민에게 과학자가 될 수 있는 교육과 취업 기회를 제공한 ‘군중과학’ 노선이 중국 ‘굴기’의 밑바탕에 있음을 이 책은 여실히 보여준다. 지은이에 따르면 마오 시대 ‘군중과학’에 의해 채택, 보급된 신기술 덕분에 대대적인 식량 증산이 이뤄지면서 싼값의 먹거리 공급이 가능해져 포스트마오 시기 경제 성장에 중요한 토대가 되었다는 것이다. 이 책이 우리 독자에게 그저 보아넘길 수 없는 책인 이유다.
9791156122975

조선의 정치가 10인이 본 세종

박현모  | 푸른역사
18,000원  | 20250729  | 9791156122975
세종에 대한 화려한 수식어를 걷어내고, 실록과 증언을 통해 ‘정치가 세종’의 맨 얼굴을 입체적으로 그려낸 책 조선을 대표하는 성군(聖君) 세종. 그러나 ‘위대한 군주’, ‘탁월한 리더’라는 수식어만으로는 그의 정치 전체를 설명하기엔 부족하다. 이 책 『조선의 정치가 10인이 본 세종』은 조선왕조 500년의 기틀을 마련한 ‘정치가 세종’의 실체를 입체적으로 그려낸다. 『세종, 실록 밖으로 행차하다』(2007년)에서 황희, 김종서, 정인지, 신숙주 등의 시선을 따라 세종을 그려낸 저자는, 이번 책에서 세종의 아내 소헌왕후의 목소리를 더했을 뿐 아니라, 태종과 정조 등 국왕들이 바라본 세종 정치의 특이점까지 정밀하게 복원함으로써 성군 세종의 다면적 실체에 더욱 가까이 다가간다. 저자는 이를 통해 이상화된 군주의 초상을 넘어, 인간적인 갈등과 전략, 판단의 명암을 모두 지닌 ‘세종 정치의 본질’에 다가서고자 했다. 실록을 재구성한 ‘정치 다큐드라마’ 저자는 《조선왕조실록》은 물론 《율곡전서》, 《연려실기술》, 《악학궤범》, 《보한재집》 등 방대한 사료를 인용하고, 그 출처를 문장마다 일일이 명시함으로써 철저히 사료 중심의 구성을 유지한다. 저자의 말처럼, 가위와 풀을 들고 사료를 재배열하듯 치밀하게 재구성하는 데 전력을 다했다(10쪽). 그러나 이 책은 단순히 사료를 열람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실록 속 장면을 “중계방송하듯” 생생하게 되살려, 인물의 표정, 갈등, 말투까지도 독자의 눈앞에 생동감 있게 펼쳐낸다. 20차례 넘게 《세종실록》을 통독한 저자의 내공과 상상력이 절묘하게 결합된 입체적 역사 서사다.
9791156122982

지금부터 조선 젠더사

하여주  | 푸른역사
13,500원  | 20250725  | 9791156122982
“순종적이고 보수적인 ‘유교 걸’은 잊어라” 유교 질서에 맞선 조선 여성들의 분투기 교과서에선 빠진 조선 여성 중심의 역사 지금까지 이런 조선(시대) 역사서는 없었다. 조선 여성사라기보다는 조선 젠더사라고 불릴 만한 책이어서다. 이 책은 ‘교과서는 교과서일 뿐이다’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그러면서 ‘과연 조선 여성들은 유교 젠더 규범에 순응하면서 살았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분야로 따지면 법과 제도사부터 생활사까지 다채롭다. 이 책을 통해 조선 유교 젠더의 형성 과정과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유교로 중무장한 조선 남성이 어떠한 방식으로 정치ㆍ사회경제적ㆍ성적 권리와 권력을 쟁취하고 계속 유지하기 위하여 노력했는지, 그와 동시에 여성들이 이에 어떻게 반응했는지 확인한다.
9791156122920

작은 사람들의 일상사

권내현  | 푸른역사
26,820원  | 20250416  | 9791156122920
신선하고 흥미로운 ‘밑으로부터의 역사’ 또 다른 ‘역사하기’를 위한 마중물 9편 역사를 읽는 또 다른 방법을 모색하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란 말도 있지만, 돌이켜보면 서민이나 민중은 역사를 ‘갖지’ 못했다. 소수의 권력자와 지식 엘리트들만이 ‘역사’를 남길 수 있었을 따름이다. 게다가 우리는 국가, 위인, 자본 등 거시적 구조로 대부분의 역사를 읽어냈기 때문에 개인과 그 삶에 대해, 그리고 시대별로 주어진 환경에 따라 인간다운 삶을 추구하는 양식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1990년대 한국에 소개된 일상사 연구는, 일상 탐구를 통해 역사학이 처한 현재의 미로를 헤쳐 나가는 또 다른 방법을 모색하려는 시도이다. ‘민중사’를 포괄 또는 뛰어넘는 방법론 물론 20세기 초반 프랑스와 독일에서 시작된 일상사 연구의 개념이 확립된 것은 아니다. 한국 연구자들 사이에서도 일치된 의견이 있지는 않다. 그러기에 근대에 의해 파괴되는 일상(르페브르), 자본에 대항하는 일상(하루투니언), 생활세계로서의 일상(하버마스) 등 다양한 연구가 ‘일상사’의 이름으로 이뤄졌고 국내에서도 ‘민중사’, ‘구술사’, ‘생애사’ 등 다양한 명칭과 방법론이 등장했다. 이 책에 참여한 연구자들은 ‘일상’을 하나의 영역으로 보는 것은 오해라고 주장한다. 그보다는 ‘일상’을 밑으로부터 시각의 하나로 이해하자고 제안한다. 작은 사람들이 아래로부터 ‘자기 삶의 조건에 규정되면서도 그 조건을 전유하는 실천’으로서의 ‘일상’을 강조하는 것이다. 일상 속 사건으로 일상 다시 보기 학문사적 의미를 떠나 책에 실린 글은 그 자체로 흥미롭다. 18세기 영월 신씨가 여성의 청원과 소송을 분석한 김경숙은 남편이 부재한 상황에서 도망 노비 추쇄를 위해 소송은 물론 국왕에게 상언ㆍ격쟁도 불사하는 적극적 법 활동을 보여준다. 일제강점기 조선인들이 삶은 한 방편으로 이뤄진 불온인물에 대한 투서라는 ‘동조’(정병욱), 1950~60년대 ‘풍기문란’의 내용과 이에 대한 여학생들의 저항(소현숙), 1970년대 전북 임실의 한 마을에 만연했던 폭력의 실태(안승택) 등 ‘역사책’에서는 만날 수 없는 흥미로운 ‘역사’를 마주할 수 있다. 이 밖에 정치종교로서의 새마을 운동(이상록), 부산 형제복지원의 불운한 아이들(주윤정), 교토 민족학교 건립을 둘러싼 갈등(이타가키 류타) 등도 놓치기 아까운 글들이다. 일상사 연구자들의 성과를 한자리에 이 책에 실린 9편의 글은 2019년 9월부터 2024년 7월까지 고려대와 독일 튀빙겐대학교, 영국의 에딘버러대학교에서 열렸던 다섯 차례의 일상사 워크숍에서 발표된 논문을 골라 엮은 것이다. 이보다 앞서 일상사 연구의 개척자인 독일 알프 뤼트케 교수의 《일상사란 무엇인가》(2002)가 번역, 출간되었고, 젊은 국내 학자들이 중심이 된 《일상사로 보는 한국 근현대사》(2006)가 출간되어 한국에서의 일상사 연구를 위한 물꼬를 튼 바 있다. 이 책은 그간의 연구 공백을 메우며 현재 국내 일상사 연구의 성과를 부분적으로나마 한자리에서 엿볼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귀한 의미가 있다.
9791156122944

프랑스를 만든 나날, 역사와 기억 2: 현대 프랑스의 파노라마 (현대 프랑스의 파노라마)

권윤경, 김대보, 김민철, 마은지, 문지영  | 푸른역사
29,700원  | 20250519  | 9791156122944
이슈와 사건 그리고 문예사조로 짚어낸 프랑스 근현대사 한눈에 보기 대혁명에서 21세기 초까지 역사의 파노라마 특히 프랑스에 관심이 많은 독자가 반길 법한 책이다. 카이사르가 ‘만든’ 국가에서 18세기 절대왕정까지를 다룬 1권(2023년 출간)에 이어 ‘혁명의 산실’, ‘제국의 영광’을 거쳐 오늘날에도 여전히 국제정치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는 현대 프랑스를 보여주는 책이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속편’ 성격의 책인데, 이 시대와 직결되는 과거를 다룬다는 점에서 더욱 흥미롭고 피부에 와 닿는다. 시대순으로 통사를 엮은 연대기식 서술이 아니라 1권처럼 22건의 굵직한 이슈와 사건 여기 더해 트렌드로 역사의 흐름을 짚어내는 방식이어서 프랑스를 알고자 하는 이들로서는 놓치기 아까운 책이다. 이슈-‘벨디브 사건’과 ‘퀴리오법’을 들어봤나요 역사를 읽는 즐거움 중 하나는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는 것이다. 벨디브 사건이 그런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이는 1942년 독일강점기 때 오로지 프랑스 경찰에 의해 8000여 명의 유대인이 동계경륜장(벨디브)에 갇혔다가 강제수용소로 이송된 사건이다. 보불전쟁에서의 패배 이후 나라가 양대 진영으로 쪼개져 10여 년에 걸쳐 공방전을 벌였던 드레퓌스 사건은 잘 알려져 있다. 한데 친드레퓌스 진영의 작가 에밀 졸라의 청원서에서 ‘지식인’이란 용어가 처음 등장했다는 사실 역시 처음 접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1981년 23년간의 우파 집권을 끝내고 등장했던 미테랑 사회주의 정부가, 경제위기에 처한 주택 임차인의 거주권을 보호하기 위해 내놓은 ‘퀴리오법’ 역시 낯설 터다. 사건-‘자유 프랑스’의 오점, 알제리 전쟁과 디엔비엔푸 전투 바스티유 습격 사건, 워털루 전투, 루이 나폴레옹의 쿠데타, 68운동 등 프랑스사의 변곡점을 상술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자유ㆍ평등ㆍ박애의 나라 프랑스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싶은 ‘사건’도 상세히 풀어준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제국’으로의 복귀를 꿈꾸던 프랑스가 인도차이나 반도에서 철수하는 결정적 계기가 된 1954년 10월의 ‘디엔비엔푸 전투’가 그렇고, 1954년 11월 ‘붉은 만성절’ 봉기를 계기로 8년간에 걸쳐 ‘20세기 최대의 민족해방 전쟁’이 벌어져 양측에서 무려 30여만 명의 희생자를 낸 알제리 전쟁은 프랑스사의 큰 오점이라 할 수 있다. 필자들은 전술지도, 영화 포스터 등 다양한 자료까지 동원해가며 당시 상황을 실감나게 전해준다. 문예사조-빅토르 위고의 〈에르나니〉를 둘러싼 ‘전투’ 역사는 정치적 사건이나 사회적 이슈로만 흘러가지 않는다. 이 책이 낭만주의의 대두와 ‘인상파’의 부상 등 트렌드에도 눈길을 돌린 이유다. 1830년 프랑스 파리의 한 극장에서 공연된 빅토르 위고의 연극 〈에르나니〉를 둘러싼 소동은 가히 ‘에르나니 전투’라 불릴 만했단다. 16세기 스페인의 젊은 귀족 에르나니의 사랑과 비극적 운명을 그린 이 작품을 둘러싼 대립은 단순히 낭만주의와 고전주의 간의 문학적ㆍ미학적 충돌이 아니었다. 당시의 복고 왕정 체제에서 자유주의자들과 과격왕당파 간의 갈등이 증폭된 결과였다. 사전 검열 움직임에, 첫 공연 때는 비난의 고성과 박수가 엇갈리다 못해 관객석에서 주먹질이 오가는 사태까지 벌어졌다니 오늘날 우리나라에서도 예술과 정치의 관계를 숙고하려 할 때 살펴볼 주제라 하겠다. 한국 학자들의 시선이 담긴 ‘프랑스사 평론’ 이 책은 한국 프랑스사 학계의 ‘오늘’을 보여주는 공동 ‘작품’이다. 한국 프랑스사학회가 지난 몇 년간 진행해온 ‘프랑스를 만든 나날’이란 학술토론회의 성과를 모은 노작(勞作)이기 때문이다. 평면적인 설명을 넘어 프랑스 학자들은 해당 이슈나 사건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하는 ‘기억’을 담아내면서 전공 필자들이 저마다 개성적인 필치로 해석을 더한 결과 잘 읽히면서도 핵심을 놓치지 않는 빼어난 ‘역사 평론’이라 평가할 만하다.
9791156122937

어쩐지 나만 알 것 같은 역사

배승호  | 푸른역사
19,800원  | 20250429  | 9791156122937
방방곡곡 바위에 새겨진 글씨와 비문에서 역사를 캐내다 역사를 읽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역사를 있는 그대로의 ‘과거’로 읽기, 치세와 처신의 ‘교훈’으로 읽기, 소설ㆍ영화 뺨치는 ‘재미’로 읽기. 이 책은 그중 세 번째, 재미있는 역사 이야기이다. 바위에 새겨진 글씨를 소재로 다양한 이야기를 캐냈는데, 두말할 필요가 없다. 무조건 재미있다. ‘교실 안의 역사’에서 만나지 못한 흥미로운 한국사 뒷이야기가 쏟아진다. 역사 애호가의 궁극을 보여주다 이 책의 지은이는 역사가가 아니다. 정형외과 의사이니 말 그대로 아마추어 역사 애호가일 따름이다. 한데 바위글씨에 꽂혀 온갖 곳을 쏘다닌 것을 바탕으로 《실록》을 비롯한 사료는 물론 개인문집, 신문기사를 뒤져내 이야기를 캐내는 열성과 성취는 애호가 수준을 벗어난다. 이번 첫 책에서는 빠졌지만 그의 답사는 일본까지 걸친다. 여기에 맹견에 쫓기고, 뱀에 놀라고, 잔꾀를 부려 금지된 지역을 가는 등 실감나는 이야기가 버무려져 이 책은 깊이와 재미를 겸비한 수작(秀作)이라기에 손색이 없다. 어쩐지 나만 알 것 같은 이야기 서울 동작동의 국립현충원의 원주인은 중종의 부인인 창빈 안씨였다. 아들 덕흥군이 그녀의 유택을 이곳으로 옮겼는데 덕흥군의 아들 하성군이 왕위(선조)에 오르면서 조선 최고의 명당자리가 되었다. 국립서울현충원이 창빈 묘역에 자리 잡은 한 이유이다. 서울대 또한 ‘주인’은 추사 김정희와 어깨를 나란히 한 자하 신위다. 그의 5대조가 자하동(현 서울대 자리)에 자리를 잡았고, 현 서울대박물관 뒤에는 신위의 고조부 신확의 묘에서 가져온 문인석 한 쌍이 있다. 오늘날 강남의 요지 잠실이 원래 강북이었음을 아는 이는 얼마나 될까. 잠실은 잠실도라는 섬이었는데 1925년 을축년 대홍수 이전에는 가물면 걸어서 넘어갈 수 있었단다. 1914년 행정구역 명도 경기도 고양군 뚝도면 잠실리였다. 상식을 뒤엎는 기막힌 이야기 중종반정의 ‘브레인’ 성희안의 묘를 찾은 지은이는 그를 ‘타락한 혁명’의 표본으로 든다. 그를 두고 원대한 꾀에 어둡고 집과 시첩에 사치를 부리는 등 방종하다가 생명을 잃었다고 평한 《실록》에 근거해서다. 선조의 맏아들 임해군은 병사를 모으려 함경도로 가서는 온갖 패악질을 일삼아 오죽했으면 주민들이 감금해 왜장에게 넘겨버렸을까. 위정척사의 대명사 최익현이 새긴 ‘평양화표’에서 “세상은 위대한 명나라의 것…요 임금을 섬기고 공자를 배워서…”란 구절을 보면 절로 한숨을 나오지 않을까. 나라가 흔들리는데 기껏 사대주의라니. 잊고 지내기엔 안타까운 이야기 광해군의 아들 폐세자 이지는 강화도에 위리안치되자 가위와 인두로 땅굴을 파서 탈출했다가 사흘 만에 붙잡히고 이 소식을 들은 이지의 처는 자진했다. 폭군의 아들은 무슨 잘못을 했기에. 수락산 ‘옥류동’에서 되짚어본 사연이다. 조선 2대왕 정종의 둘째 아들 순평군은 40세가 넘도록 한 글자도 모르는 무식꾼이었다. 그의 유언은 “종학(宗學ㆍ왕족들을 위한 교육기관)을 영원히 떠나는 것이 크게 기쁘다”였단다. 학습지진아의 한이랄까. 일제강점기의 대지주 조병학은 폐교 위기의 세브란스를 살리기 위해 전 재산을 기부했는데 《친일인명사전》에 실렸다. 일제에 국방헌금을 냈다는 이유인데 ‘친일파 독지가’는 어떻게 봐야 할까. 돌에 새겨 전해지는 장한 이야기 충북 진천군의 ‘옥천병’이란 바위글씨는 숙종 때 영의정을 지낸 최석정이 남긴 것이다. 천재 수학자 오일러에 60여 년 앞서 9차 직교 라틴방진을 구한 빼어난 수학자의 흔적이다. 병자호란 때 척화론을 펼쳐 충절과 절개의 화신으로 꼽힌 김상헌은 전후에 일신의 안녕만 영위했다. 이를 두고 “…국가의 명운이 경각에 달려 있을 때 산성을 빠져나가 멀리 달아나 있었습니다. 전쟁이 끝나고 당시의 일이 대충 안정 되었는데도 끝내 성상을 찾아와 뵙지 않았습니다…”라 통박하는 상소를 올린 유석의 신도비가 경기도 안산시에 아슬아슬하니 서 있다. 조선의 최연소(만14세) 과거급제자 이건창의 영세불망비가 강화도에 있다. 비록 정치적 배려에 힘입어 급제했지만 청렴하고 유능해 조선 후기 암행어사의 대명사로 불린 그의 공덕을 기리는 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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