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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민사"(으)로 119개의 도서가 검색 되었습니다.
9788971932728

어원 상고사 (우리말의 뿌리를 찾아서 밝혀낸 우리 역사)

정진명  | 학민사
25,920원  | 20250325  | 9788971932728
우리말의 뿌리를 찾아서 밝혀낸 우리 역사 단재 신채호가 오늘날의 역사학을 보면 뭐라고 했을까? 100년 가까이 실증사학의 굴레를 맴돌며 고대사를 굳이 대동강 가에 묶어두려 끝없이 되풀이되는 시도를 보고, 분기탱천하여 『조선상고사』의 후속작을 하나 썼을 것이다. 이 책『어원상고사』는 『조선상고사』에서 시도한 어원의 문제를 파고들어, 한국 고대사를 완전히 새롭게 보여주는 책이다. 고대사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국명, 인명, 지명, 관직명, 부족명이 나온다. 이런 말의 정체를 파악할 수 있는 것은 역사학의 몫이 아니다. 국어학의 몫이다. 그렇다면 역사학은 올바른 역사 해석을 위하여 국어학에 부탁하여야 한다. 하지만 역사학에서는 국어학에서 이미 이루어놓은 위대한 성과들마저 거들떠보지 않는다. 그리고 소박한 민간어원설 수준에서 『삼국유사』나 『삼국사기』의 고유명사를 설명한다. 그런 설명이 맞을 리 없으니, 대부분 오해가 또 다른 오해 위에 얹혀 망상에 이르기 일쑤이다. 방법론이 없는 어원 분석은 암담하고 위험하다. 고조선에서 삼국시대에 이르는 시기는 2000년이 넘는다. 그 긴 시간 동안 언어는 변했을 것이고, 오늘날까지 기록으로 전하는 말들의 어원을 파헤쳐보면 각 왕조에서 쓰는 언어는 서로 달랐음이 드러난다. 단군조선은 퉁구스어를 썼고, 기자조선은 몽골어를 썼으며, 위만조선은 터키어를 썼다. 고구려와 백제는 모두 부리야트족으로, 고구려는 부리야트어의 한 갈래인 코리 방언을 썼고, 백제는 쿠다라 방언을 썼다. 신라는 초기에는 퉁구스어를 쓰다가 나중에는 흉노의 지배층과 같은 언어인 터키어를 쓴다. 물론 지배층의 얘기이다. 이들이 다스리던 동북아 초원지대와 한반도에는 길략어와 아이누어를 쓰는 사람들이 퍼져 살았다. 이들 언어가 용광로처럼 들끓던 곳에서 오늘날까지 이어져오며 빚어진 말이 한국어이다. 우리 역사의 왕조들이 쓴 궁중 언어에는 몽골어의 자취가 많이 남았다. 언뜻 보면 원나라의 지배 풍속인 것처럼 보이나 사실은 연원이 훨씬 더 깊다. 고구려의 지배층 언어가 몽골어였기에 그 뒤로 왕실 언어는 몽골어로 이어져 조선왕조까지 그렇게 쓴 것이다. 주몽은 고구려의 계루부 출신이다. 계루는 부리야트의 한 부족 이름 ‘코리(qori)’를 한자로 적은 것이다. 이것은 다시 구리(句麗), 고리(藁離)로도 적힌다. 이 말은 오랜 세월 왕족을 배출한 부족이기에 우리말에서 아예 혈통이나 왕족을 뜻하는 말로 자리 잡는다. 피붙이를 뜻하는 말은 ‘겨레, 갈래’이고, 용을 뜻하는 우리말은 ‘가리’인데, 이것이 코리에서 기원한 말이다. 이들은 고려 때까지 왕족의 혈통을 스스로 ‘친(金, čin)’이라고 불렀다. ‘čin’을 한자음으로 적어서 나라 이름으로 쓰면 ‘금(金), 청(淸), 진(震), 진(秦)’이다. 진나라도 금나라도 청나라도 발해(震)도 모두 이들의 혈통이라는 뜻이다. 이와 같이 고대의 언어는 일관된 음운변화를 통해 일정한 뜻을 함축한다. 『어원상고사』는 옛 기록에 나타나는 이러한 말들을 추적하여 어떤 뜻인지를 밝혀낸다. 그리고 그 말이 쓰인 역사상의 어떤 사건과 결부 지으면, 당시의 사건과 상황이 한결 또렷해진다는 사실을 밝혀낸다. 예컨대 당나라가 지척의 고구려와 백제를 제치고 한반도 구석에 위치한 신라와 결탁한 사태의 뒤에는 당시 정치 상황의 불가피성이 주된 원인이겠지만, 당나라와 신라의 왕실이 터키어로 소통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면 나당연합의 정황은 한결 또렷해진다. 단군이 어떤 언어를 썼는지 알고, 기자가 어떤 언어를 썼는지 안다면, 당시 왜 그런 사건이 일어났는지 한결 또렷해진다. 심지어 왕조교체의 정황도 언어를 통해 짐작해볼 수 있다. 이상을 보면 역사 기록에 나타나는 언어는 유적이나 유물 못지않게 중요한 고고학 자료이다. 한국의 고대사는 그렇잖아도 유물이나 유적이 적어 사건 간의 고리를 연결하기 힘든데, 중요한 언어를 굳이 도외시한다면 중대한 실수를 범하게 된다. 이런 점을 근대사에서 가장 먼저 이해하고 접근한 사람이 단재 신채호이다. 그가 쓴 『조선상고사』를 보면 언어까지 파고들어 역사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돋보인다. 이 책『어원상고사』는 『조선상고사』의 문제의식을 계승하여, 고대사의 언어도 훌륭한 사료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강조한다. 『조선상고사』 이후 언어를 버린 역사학에 올바른 유물로 언어를 돌려주려는 시도이다.
9788971932629

풍운의 정치인 김상현을 읽다 (역사의 수레바퀴를 돌린 을의 정치학)

김학민, 고원  | 학민사
29,700원  | 20241206  | 9788971932629
풍운의 정치인 _ 김상현 김상현은 50여 년의 정치 이력을 갖고 있지만, 상당 기간을 박정희 군사정권과 전두환 독재정권 아래서 감옥에 갇히고 연금되는 등 강제로 정치 활동을 금지당한 정치인이었다. 필자들이 감히 이 책의 제목을 ‘풍운의 정치인, 김상현을 읽다’라 하고, 부제를 ‘역사의 수레바퀴를 돌린 을(乙)의 정치학’이라 한 것은, 그러한 수식(修飾)이 그의 정치 인생을 포괄하는데 가장 가까울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책을 쓰면서 필자들의 가슴을 가장 뜨겁게 달군 부분은 그의 삶 속에서 우러나오는 휴머니즘이었다. 요즘같이 정치가 극단적 대립과 증오, 독설과 편견으로 가득한 시대에 그의 정치적 삶은 경외심을 불러일으켰다. 생전에 김상현은 자신에게 혹독한 고문을 가한 사람에게조차 “나를 두드려 팬 놈들이 사람이 좋아서 이 정도지, 나쁜 놈들이었으면 뼈가 모두 부러졌지, 멍만 들었겠는가?” 하며 허허 웃었다고 한다. 또 “정치를 하다 보면 하루에 열두 번도 더 패 죽일 놈들이 많은데, 내가 마음이 편해져야 적이 최소화되고, 그래야 나에게 호감을 가진 사람이 많아지고 내 편이 넓어져서 내가 정치를 잘할 수 있다. 그래서 가능하면 이해하고 양해하고 용서하는 게 육체적·정신적 건강을 위해서도 좋다”고 주장하며 이를 그대로 실천했다. 한계를 극복한 정치인 _ 김상현 김상현은 고매한 인품과 높은 지성의 소유자는 아니었다. 엄청난 카리스마를 내뿜는 지도자상(像)과도 거리가 멀었다. 그는 자신을 ‘양아치’라고 스스럼없이 표현하기도 할 정도였는데, 노동부 장관을 지낸 남재희는 그를 일컬어 ‘잡놈성(性) 거물’이라고 했다. 그는 술 좋아하고 놀기 좋아하는 장삼이사들과도 별로 다르지 않은 사람이었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고 말한다. 김상현은 화려하고 장엄한 무대의 주인공이 아니었기에 ‘승자’로 추존되지는 않는다. 그래서인지 그의 업적과 활동은 기본적인 사실조차 알려지지 않고 있다. 그를 전적으로 ‘패자’로 규정할 수는 없지만, 그의 삶과 생각, 정치적 업적은 ‘승자’에 비견할 수 없을 정도의 평가받을 만한 것들이 많다. 이 책은, 바로 높게 평가받아야 하는, 그러나 묻혀 버린 김상현의 정치적 업적과 활동을 발굴하고 조명하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 책은 김상현이라는 정치인의 업적과 활동을 기록한 전기(傳記)이되, 이를 해석·평가하여 서술하는 평전(critical biography)의 성격을 갖는다. 이 평전의 집필 원칙은, 절대로 김상현을 분식하고 미화하는 ‘기념사업’ 차원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었다. 곧 “사건을 기록하는 기사(記事), 직분을 바로잡는 정명(正名), 칭찬과 비난을 엄격히 하는 포폄(褒貶)의 원칙을 세워, 여기에 어긋나는 것은 철저히 배격하고 오직 객관적 사실에 입각하여 자신의 판단에 따라 집필”해야 한다는 공자의 춘추필법(春秋筆法)을 따르자는 것이었다. 마당발 정치인 _ 김상현 그런 만큼 이 책은 김상현의 업적과 활동만이 아니라, 그의 일생을 관통하였던 심리적 콤플렉스, 윤리·도덕적 일탈, 인간적 한계, 정치적 전략과 전술의 오류도 가감 없이 드러내려 하였다. 그런 점에서 이 책에는 유족을 포함하여 그를 따르고 좋아했던 분들에게 다소 불편한 감정을 갖게 할 부분도 있다. 이 평전은 우리 정치사를 풍부하게 할 사료적 가치가 충분하게 들어 있다. 공식적인 기록과 연구를 통해 밝혀지지 않았던 한국 정치사의 전경이 이 평전의 군데군데서 드러난다. 특히 야당 정치의 풍경, 김대중·김영삼의 잘 알려지지 않았던 모습들도 복원 소환한다. 1971년 신민당 전당대회 경선과 대통령선거의 풍경들, 1984년 전두환 독재정권 하에서의 민주화추진협의회 결성과 2.12총선을 둘러싼 뒷얘기도 공개된다. 이 책은 이를 위해 주요 관련 생존 인물들의 인터뷰를 2년여에 걸쳐 수행하였다. 물론 그들의 증언을 곧이곧대로 수용하지는 않았고, 객관적 문헌 자료들과 여러 관련자의 증언을 교차 검증하여 신빙성과 타당성이 있는 소재들을 추려내 평전의 고갱이로 삼았다. 또한, 이 평전은 김상현의 정치적 삶에 얽힌 에피소드들도 많이 발굴하여 담았다. 이 일화들은 그의 휴머니즘이 듬뿍 묻어나는 한 편의 다큐멘터리이다. 정치가 살벌하고 무미건조한 이익 계산의 공학으로 전락해 버린 오늘의 현실에서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 주리라 믿는다. 특히 정치를 알고 싶거나 정치가를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이 평전을 권한다. 김상현은 어린 꿈나무들에 대해서도 깊은 애정을 품고 있었다. 최불암 등과 함께 한 천안 소년교도소 공연의 일화도 이 책에 소개되지만, 그가 청소년들에게 보인 애정은 남다른 것이었다.
9788971932711

그리움이 있어 행복하다 (이성기 에세이집)

이성기  | 학민사
16,080원  | 20241017  | 9788971932711
확인하고 싶어질수록 멀어지는 메아리 같지만 한없이 별을 쳐다보고 나의 내면에 전사傳寫하고 싶은 까닭은 그 원초적 그리움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야 쌓이는 것들, 삶이 흘러야 깨닫는 것들을 평범한 하루하루의 반복 속에서도 ‘내면의 불꽃’으로 기억된 그 순간들이 있어 행복하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그래서 자기의 생각을 외부로 발산하고 싶은 본능이 있다. 곧 인간은 자기의 생각과 느낌, 알고 있는 사실을 표현하고, 또 타인에게 전달하고 싶어 한다. 지은이 이성기는 대학에서 식육학(食肉學) 교수로 근무하다가 정년퇴임을 한 후 아쉬움과 홀가분함 속에서 인생 후반기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식육학은 자연과학 중에서도 응용과학의 영역이다. 강의용 교재 등 식육학 관련 저서는 많이 있지만, 그것은 드라이한 과학서일 뿐이다. 평생 식육학 속에서 살아온 지은이가 인간의 삶, 곧 인간과 사회를 아우르는 삶의 넓은 스펙트럼을 사유의 목표로 삼아 쓴 글들을 모아 에세이집을 냈다. 지은이는 바쁜 업무 속에서도 사회적 이슈나 개인적 삶에서 느낀 생각, 또 자연에서 받은 단상을 틈틈이 적어 두었다. 일종의 취미로서의 글쓰기라고 할 수 있는데, 지은이는 이를 통해 많은 위안을 받았다고 고백한다. 아마도 글쓰기는 지은이에게 본향에 대한 그리움이었고, 고달픈 삶의 안식처이면서 이 모두를 풀어내는 놀이였다. 곧 글을 통해 자신과 소통하며 위로받고 싶었지만, 글들이 쌓여 지은이의 작은 역사가 되고, 삶을 바라보는 눈이 된 것이다. 수십 년 동안 버리지 못하고 끌고 온 것을 차근차근 버려야 하는 나이에, 그동안 간간이 써 놓은 이런 글들은 계륵(鷄肋)이 되었다. 그러나 본향에 대한 그리움, 나이를 먹어가며 변해가는 일상사에 대한 소박한 고찰, 산과 들을 돌아다니면서 얻은 자연과 생명에 대한 사색, 대학 시절부터 몸담아 온 흥사단 활동과 민족에 관한 관심 등은 지은이에게 있어 인생 자체였다. 이 책에서 지은이는 유년과 청소년 시절부터 중장년에 접어들기까지 가슴에 머물렀던 속살을 모두 들추어냈다. 하루하루의 평범한 삶의 반복 속에서도 ‘내면의 불꽃’으로 기억된 그 순간들이 있어 행복한 오늘을 살아가고 있으니, 이 책은 지은이의 전반기 삶의 정리이자 후반기를 어떻게 살아가겠다는 자신의 지향점을 보여주는 나침반이다.
9788971932704

나의 20세기 (정하룡 회고록)

정하룡  | 학민사
30,600원  | 20240228  | 9788971932704
프랑스 국가 박사에서 동백림사건의 사형수가 되기까지 한 지식인의 인생 역정 이 책은 저자의 사적인 회고록이 아니다. 곧 이 책은 한국 현대사의 고비마다 과거, 현재, 미래의 연관 속에서 저자가 느꼈던 것, 사색한 내용을 정리한 게 주 내용이고, 그 사이사이에 자신의 일상사와 신변잡기를 끼워 넣어 스토리텔링을 이어가는 ‘자기 성찰적’ 기록이다. 91세의 저자는, 숨 쉬고 있는 ‘이 시점’에서 과거의 본인이 살았던 역사를 다시 관조해 보고 싶어 어렵사리 글쓰기를 시작했다고 토로하고 있다. 곧 저자에게 있어 이 회고록은, 미래사의 기본은 과거사에 기록되어 있고, 그래서 역사 속에는 의미와 상징이 존재하기 때문에 사고체계가 다를 수밖에 없는 자식 세대, 손자세대, 곧 지금의 한국을 짊어지고 있는 청장년들에게 남기는 ‘기억의 전달’이다. 유년 시절을 식민종주국 일본에서 보낸 저자는 곧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다. 이 혼란은 따돌림(이지메)과 차별을 당하거나 극복하는 과정에서 의식적 또는 무의식적으로 착근된 중층인격으로 구조화되었고, 구체적으로는 그의 내면에 조선인이라는 자각과 함께 일본화된, 모순된 모습으로 자리 잡았다. 일제 말 미군의 도쿄 공습이 일상화되자 저자는 가족과 함께 서울로 귀환했다. 그러나 총독부는 ‘내선일체’라는 허울 아래 창씨개명, 일본어 강제사용, 자원·식량 수탈, 징용·징병, 종군위안부 강제 송출, 각급 학교의 군국화 교육 등 가혹한 식민정책을 폈다. 소년 정하룡은, 총독부가 바라던 그러한 이중적 ‘황국 소년’ 교육에 힘없이 던져진 것이다. 해방과 함께 한반도는 상충하는 이데올로기의 두 국가가 탄생하는 냉전 구조의 전진기지가 되었고, 곧 이러한 상황을 전복하려는 시도로 한국전쟁이 일어났다. 전쟁은 군인은 물론 수많은 남북 시민의 이유 없는 죽음을 낳았다. ‘휴전’이라는 엉거주춤한 형태로 전쟁이 끝났지만, 한반도의 모든 생명체는 육체와 정신의 궁핍과 허기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당대 지식인들의 허무적 ‘풍조’였던 카뮈의 니힐리즘에 대학생 정하룡이 발을 디딘 것은 자연스러웠다. 그러나 니힐리즘은 현상의 해결을 회피하거나 미룰 뿐이었고, 더하여 집권 이승만 정부는 극단적 반공 이데올로기로 온 사회를 옥죄었다. 도피일까, 무지개를 찾아서일까? 저자는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졸업을 1년 앞두고 숨 막히는 이승만 독재와 니힐리즘에 기댄 일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프랑스 유학을 떠났다. 당시 유럽은 2차 대전의 상처를 치유하고 다시 인간을 중심에 세우는 휴머니즘이 만개하여 있었다. 냉전을 뒷받침하던 이데올로기의 시대는 종언을 고하고 있었고, 민주주의와 휴머니즘이 모두에 앞서 강조되는 실존주의가 풍미하였다. 그 전선에 장 폴 사르트르가 우뚝 서 있었고, 저자도 실존주의를 자기 사고의 중심으로 삼았다. 저자는 프랑스 대학의 입학을 준비하던 시절, 프랑스 혁명의 요체인 자유, 평등, 박애 정신을 배웠고, 관용의 문화를 체득했다. 이렇게 쌓인 그의 인문학적 소양은, 사고는 유연하게, 그러나 행동은 과감하도록 인도했다. 그리고 사고에서 실천으로 이행해야 하는 이 ‘앙가주망’은 저자와 함께한 재불 유학생들의 공유 가치로 착근했다. 파리정치대학(시앙스포)에서 만난 모리스 뒤베르제 교수는 저자의 학문적 방향과 주제를 잡는 데 많은 영향을 끼쳤다. 뒤베르제 교수의 권유와 지도로 김일성의 리더십을 분석한 석사 논문을, 이승만 정권의 정당 체제를 주제로 박사 논문을 썼다. 시앙스포 시절에 깊이 교유한 프랑스인 교수와 동창들은 후일 저자가 동백림사건으로 구속되었을 때 막강한 동맹군이 되었다. 이는 유럽의 68혁명의 영향이라고 보았다. 회고록에 등장하는, 1950년대 후반의 프랑스 유학생은 대부분 유복한 가정의 서울대 출신이었다. 그들은 남북 분단 하에서 가난에 찌든 조국의 현실에 대해 애잔함을 넘어 어떻게든 이를 구조적으로 해결하는데 한 역할이라도 하려고 했다. 선택받은 엘리트의 성찰적 사고였다. 자연 고민과 모색을 교환하고 토론하는 모임이 만들어지고, 중립주의, 사민주의의 개념을 포괄하는 ‘중도주의’에 의견을 모았다. 중도주의는, 남한의 후진성 탈피와 자유민주주의의 병존, 실질적 자유와 형식적 자유의 모순적 현실을 타파하기 위한 토론의 결과물이었다. 그러나 당시 남북의 극단적 이데올로기 대립과 이질화는 민족 공동체의 평화공존을 위한 합리적 사고체계조차 범죄시하는 상황이었다. 공산주의와 반공산주의의 극단 사이에서 중립, 중간, 중도는 설 자리가 없었다, 그래서 어떻게든 이를 돌파해보자고 한 첫걸음이 동베를린의 북한대사관 방문이었고, 평양여행이었다. 1967년 중앙정보부는 프랑스와 독일에 유학하고 귀국하였거나 현지에 남아 활동 중인 사람 2백여 명을 간첩 혐의로 구속, 재판에 넘겼다. 정하룡도 당시 경희대 교수로 재직 중 구속되어 사형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중앙정보부가 관련자 다수를 프랑스와 독일에서 강제 납치해왔기 때문에 영토 주권을 유린당한 양국 정부와 시민사회의 강력한 항의로 박 정권은 코너에 몰리게 되었다. 정하룡에 대해서도 프랑스 정부와 언론, 시민사회의 항의와 탄원, 석방 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었다. 실존주의의 거성 장 폴 사르트르, 시몬느 보부아르, 노벨문학상 수상자 프랑소아 모리악, 영화인 마르그리트 뒤라스, 세계적인 사회학자 모리스 뒤베르제, 전 프랑스 총리 에드가르 포르와 레이몽 바르 등 프랑스를 대표하는 지성과 정치인들이 이 대열에 참여했다. 프랑스 지성들의 항의운동으로 저자는 사형에서 감형되어 무기수로, 15년 장기수로 3년 반의 감옥생활을 하고는 1970년 말 대통령 특사로 석방되었다. 그러나 석방 후 그의 삶은 학자로서의 꿈을 박탈당한, 경세가로서의 포부와 구상이 좌절된 반쪽짜리 생활인의 삶이었으니, 이 여벌의 삶은 그의 파란만장한 일생에서 몇 가지 에피소드에 불과할 뿐이었다. 젊은 날의 자아실현을 향한 고난의 행군이건, 그 패배와 좌절 이후 얻은 소소한 일상의 행복이건, 이 회고록은 한편의 장엄한 로드무비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혈기방장했던 젊은 날의 모든 사고와 행동을 91세 노년의 회상과 슬기로 찬찬히 풀어낸 저자는, 이 로드무비의 주인공이자 조연이고, 연출자이다. 이 로드무비는 이렇게 엔딩 크레딧을 올린다. “역사의 의미는 미래에서 결정되지만, 역사의 정신은 ‘과거’도 아니고 ‘미래’도 아니고, 바로, 절대적으로 ‘지금’입니다. 내일을 위해 지금 무엇을 할까? 그것이 ‘지금’이라는 시대의 의미이고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9788971932698

연설의 정석 (품격이 힘을 낳는다)

김대중  | 학민사
13,510원  | 20240125  | 9788971932698
올해로 탄신 100년을 맞은 김대중 대통령은 그의 70년 정치 인생에서 언론매체와의 회견과 대담, 국회·정당 등 각종 회의석상의 발언, 유세장이나 대중 집회의 연설 등에서 엄청난 ‘말’을 쏟아냈다. 그래서 김대중 대통령은 ‘말을 잘하고 많이 했던 정치인’으로 국민에게 각인되어 있다. 1964년 4월 20일, 정부는 회기 만료 하루를 앞두고 ‘국회의원(김준연) 체포 동의 요구의 건’을 국회에 제출하고 당일 이를 가결하려고 시도하였다. 민정당과 삼민회, 두 야권 교섭단체는 합동 의원총회를 열어 본회의에서 의사 진행 변경 발언으로 시간을 끌어 김준연 의원의 회기 중 구속을 면케 하자고 결의하고, 김대중 의원에게 대한민국 국회 최초의 필리버스터 임무를 맡겼다. 오후 2시 37분에 시작하여 저녁 7시 56분에 끝난, 장장 5시간 19분에 걸친 김대중 의원의 이 필리버스터는 그야말로 ‘연설의 전설(Legend of Speech)이자 연설의 정석(Art of Speech)’이었다. 김대중 의원의 이 필리버스터 국회 발언을 책으로 기획·편집하고 주석과 해제를 붙인 김학민 경기아트센터 이사장은 야권 지도자 시절 김대중 대통령의 연설문집을 여러 권 엮어낸 바 있다.
9788971932667

우리는 감정노동자 입니다

사)사람과평화 감정노동상담연구회  | 학민사
12,420원  | 20231115  | 9788971932667
감정노동자들의 심리치유를 위해 진행된 상담 현장 스토리 감정노동이란 자신의 실제 감정과는 무관하게 다른 감정을 표현하도록 요구되는 노동을 말한다. 민원콜센터 상담원, 카페메니저, 보험설계사, 1인 자영업자, 경비노동자, 공공건물 경비원, 가사노동자, 배달라이너, 간호사, 상담사, 보육교사, 사회복지사, 골프장캐디, 유치원 원장 등 그들은 소비자에게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생활 전선에서 열심히 뛰고 있다. 그러나 무례한 고객 때문에 감정노동을 강요당하며 힘들어 하는 감정노동자들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 건강한 사회의 근간을 이룰 수 있기 위해서는 갑과 을의 평등한 관계가 되어야 한다. 이 책은 ‘사람과평화’ 감정노동 전문 상담사들이 감정노동자들의 심리치유를 위해 진행된 상담의 현장 스토리이다. 이들은 바로 나의 옆집, 나의 가족, 나의 친구들이다. 상담의 현장에서 나온 이들의 절절한 이야기들을 우리 사회가 함께 공유하여 이들의 아픔을 파악해 주는 것만으로도 심리치유에 작은 보탬이 될 것이다. ‘사람과평화’에서는 감정노동 심리치유라는 다소 생소한 영역 부문의 전문성 향상을 위해 ‘감정노동상담연구회’를 발족하였다. 연구회 소속 감정노동상담사들은 ‘감정노동자 권리보호를 위한 전문 인력 양성 워크숍’을 수료하고, 인권, 성평등 등 각 영역에서의 심리 상담과 교육을 이수한 전문상담사들이다. ‘사람과평화’는 산업안전법 등 관련 법률과 사회적 시스템을 익히며, 고객의 ‘갑질’에 힘들어 하는 근로자들의 심리치유를 위한 상담 매뉴얼을 만들어 상담을 진행하였다. 이 책을 읽은 감정노동자들이 조금이라도 위로를 받고, 직업인으로서 당당한 사회의 일원으로 건강하게 살아가기를 바란다. 또한 우리 모두 누구나가 감정 노동의 가해자와 피해자가 될 수 있음을 인지하고, 갑과 을이 서로 평등한 사회, 그래서 모두가 행복한 사회가 되는데 보탬이 되길 희망한다.
9788971932674

별 작가, 희스토리 (Hee_story)

성희승  | 학민사
21,420원  | 20231215  | 9788971932674
빛의 신비를 찾아 걷는 사람, 화가 ‘성희승’의 에세이 『별 작가, 희스토리』 는 별과 꿈을 테마로 작품 활동을 하는 화가 성희승의 에세이집이다. 저자는 글과 그림이 작가에게는 소박하지만 가장 힘 있는 그릇이라고 말하며, 그것들을 통해 세상과 삶, 그리고 사람들을 더 잘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그는, 이 책의 글과 그림에 담긴 메시지가 독자와 관람객의 가슴에 오랫동안 남을 수 있도록 표현했다고 하면서, 앞으로도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며 인생의 순간들을 이어가겠다고 한다. 곧 끊임없는 창작활동으로 삶의 흔적을 쌓아가고, 거기에 철학적 의미를 부여하고자 하는 시도가 바로 성희승 작가의 사유의 세계이자 예술정신이다. ▶ 작가는 우리의 마음에 대해 생각하고 표현하는 작업을 반복한다는 내용으로 글을 열어간다. 작가는 별빛의 인도로서 우리의 마음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마음을 나누면서 상처를 치유하고, 고통을 나누고, 서로를 위로하는 모습을 바라고 있다. 이는 마음과 마음의 연결이어야 하며, 구체적으로는 ‘연대의 힘’으로 구현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 작가는 약자에게 아름다운 날개가 되어 도와주는 존재인 ‘그린나래’가 되고자 한다. 우리 사회의 중층적 계급구조에서 강자가 약자에게 횡포를 부리지 않을 것과 ‘약자들의 연대’를 통한 정의사회, 평등사회의 꿈을 제시한다. ▶ 작가는 글을 쓰는 것과 그림 그리는 것이 그에게 어떤 의미를 띠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글쓰기나 그림 그리기는 작가에게 있어 다락방과 같은 비밀스러운 공간에서 자신과 대화하고 고해하는 시간이라고 결론짓는다. 곧 작가는 혼자만의 시간을 혼자만의 공간에서 보내며 자신의 꿈의 방향을 잡아가는 존재이다.
9788971932681

어원으로 본 한국 고대사 (우리 역사 이야기)

정진명  | 학민사
24,120원  | 20231204  | 9788971932681
언어가 역사의 유물일 수 있는가? 역사학은 기록과 유물을 통해서 지난날을 재구성하는 학문이다. 그러므로 늘 기록과 유물이라는 한계 안의 작업이 되고, 기록과 유물은 역사학을 가두는 굴레가 된다. 특히 자료가 적은 고대사는 이런 굴레의 제한이 더욱 크고, 한국의 고대사처럼 자료가 거의 없는 경우는 자료보다 그것을 해석하는 의견이 더욱 많아, 학문인지 해석학인지 소설인지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역사 기록이 ‘언어’로 되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중요한 질문을 하나 할 수 있다. 언어는 역사의 유물일 수 있는가? 이 책을 구상할 때 던진 질문은 이것이고, 이 책을 쓸 때 내린 답은 “그렇다!”이다. 예컨대 단군조선의 임금인 단군은 어떤 말을 썼을까 하는 질문에 대답할 수 있다면 단군조선이라는 나라를 이해하는 데 아주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만약 이것을 알 수 있다면 지금까지 발굴된 단군조선 유물보다 단군에 대해 훨씬 더 많은 정보를 알아낼 수 있다. 이상한 건 역사학에서 이런 작업을 전혀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역사학에서는 언어(고대 언어)를 역사학의 유물로 바라보지 않았다는 증거이다. 심지어 국어학계에서 1990년에 이미 한국의 고대 국가별 언어를 연구하여 정리하였는데, 이런 업적을 참고한 흔적이 전혀 없다. 학문 간의 단절을 인정한다고 해도, 역사학에서 이토록 국어학의 성과를 무시하는 건 정말 특이한 현상이다. 문제는 국어학에서 이미 이루어놓은 성과를 무시하면서도, 고대사 관련 자료에 나오는 인명 지명에 관해서 역사학자들이 주먹구구식으로 추정하는 시도를 멈추지 않는다는 점이다. 예컨대 국사학계의 태두로 불리는 이병도의 『삼국사기』 번역서를 보면 지명 인명 관명 국명에 관해 말도 안 되는 추정과 억측으로 가득하다. 이런 점은 그 후대의 역사학자들도 똑같다. 국어학에서 볼 때, 이런 행위는 이상하다 못해 신비할 정도이다. 이 책 『어원으로 본 한국 고대사 _ 우리 역사 이야기』가 말해주듯이, 국어학 특히 어원 연구를 전공으로 한 국어학도가 한국 상고사에 나오는 인명 지명 국명 관명이 어떤 뜻인가 밝히고, 그것을 토대로 단군조선부터 삼국시대까지 여러 국가의 건국 과정과 사회 구성체의 성격을 설명한 것이다. 지은이 정진명의 주장에 따르면, 동북아시아의 여러 고대 국가들은 크게 터키어 몽골어 퉁구스어를 썼는데, 각 나라의 지배층이 이들 언어 사용자에 의해 교체되면서 왕권도 바뀌었다는 것이다. 단군조선과 신라 초기 지배층은 퉁구스어를 썼고, 기자조선과 고구려 백제는 몽골어를 썼고, 위만조선과 신라 후기 지배층은 터키어를 썼다. 가야의 지배층은 인도의 드라비다어를 썼다. 당시 동북아와 한반도의 피지배층은 길약어와 아이누어 같은 여러 언어를 썼다. 이것은 중국의 사서와 우리나라의 역사서에 기록된 당시의 지배층이 쓴 언어를 분석하여 국어학에서 그 동안 축적된 어원 연구 결과를 비교검토 함으로써 얻어낸 결론이다. 따라서 역사학에서 기록과 유물만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역사상의 여러 사건과 인물들의 행동이 어원 연구를 통해서 살펴보면 어째서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는가 하는 문제까지 이해할 수 있다. 예컨대 당나라가 신라를 무조건 지원함으로써 고구려 백제가 망하게 되는데, 이것은 당태종과 신라왕실이 터키어를 쓰는 동족이었기 때문에 그렇다는 것을, 어원을 살펴보면 쉽게 알 수 있게 된다. 당태종은 동돌궐의 17대 가한(왕)이고, 신라 왕실은 흉노 휴도왕의 장남 김일제의 후손이라고 문무왕의 비문에 적혔다. 돌궐은 흉노의 후예로 이들 지배층은 터키어를 썼다. 당태종과 문무왕이 만난다면 터키어로 대화한다는 뜻이다. 신라의 사신은 당나라 조정에 가서 통역 없이 그들의 모국어인 터키어로 대화한 것이다. 이 책은 학문융합이 대세인 오늘날에, 어원학과 역사학이 만날 때 역사가 어떻게 새롭게 해석될 수 있는가 하는 것을 잘 보여준다. 아울러 어원도 역사학의 훌륭한 유물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9788971932650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사업회 20년 그 활동과 성과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편)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 학민사
79,200원  | 20230420  | 9788971932650
이 책은 2004년 사단법인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가 수립한 이래 임시정부 관련 자료의 수집, 연구, 선양사업 및 기념관 건립 추진에 이르기까지 20여 년 동안 수행했던 활동과 성과를 총괄하여 펴낸 보고서이다. 임시정부기념사업회는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정신과 활동, 독립운동에의 헌신을 제대로 알리기 위해 2004년 9월에 창립 당시부터 정관에‘(가칭)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건립을 최우선 목적사업으로 하였다. 임시정부기념사업회는 2006년, 정부는 물론 관련 학계 인사들까지 관심이 전무할 때‘임시정부기념관 건립추진위원회’를 조직하고, 이를 홍보하고 국민적 공감대를 끌어내기 위해 학술회의, 전시회, 영화제 등 다양한 사업을 수행했다. 동시에 서울시, 국회, 청와대 등 정부 요로에 기념관 건립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설득하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
9788971932636

세상의 모든 고기 (Every Meat in the World)

이성기  | 학민사
23,400원  | 20220615  | 9788971932636
40년 식육 연구자가 들려주는 고기의 모든 것 이 책은, 40여 년간 대학과 연구소에서 식육학 강의와 육가공연구를 해온 이성기 교수의 ‘고기 탐구서’이다. 그러나 이 책은, 고기 및 세계의 육가공 제품에 대한 집대성으로서의 이론서이기도 하면서, ‘인간과 고기’가 세계의 문화와 종교에서 어떻게 상징화되고 있는지를 설명하는 흥미로운 인문서이기도 하다. 저자는, 인간은 태초부터 고기를 먹어 왔기 때문에 수만 년이 지난 지금도 육식에 대한 원초적 본능을 갖고 있다고 전제한 후, 고기란 타자를 살생하여 얻는 먹거리이기 때문에 인간은 ‘육식 본능’과 타자의 생명을 취하는 ‘측은지심’ 사이에서 고민한다고 본다. 그러나 그 갈등과 고민을 넘어 고기는 모든 먹거리 중에서 가장 맛있고 영양가가 높으며, 고기의 단백질은 사람의 뇌와 근육을 발달시키는데 필수적인 요소라는 점에서 ‘고기의 가치’를 포기할 수는 없다고 결론을 내린다.
9788971932643

우주 변화와 한의학 (동양 철학으로 본 하늘과 땅의 변화와 인간의 생로병사!)

정다래, 정진명  | 학민사
16,380원  | 20220901  | 9788971932643
동양의학의 오랜 숙제 중 하나는, 인체가 환경과 어떤 영향을 주고받는가 하는 점이었다. 질병은 몸 자체의 결함이 발생한 것이기도 하지만, 몸이 놓인 환경에서 오는 것이기도 하다. 빡빡한 직장 생활의 스트레스가 현대인의 가장 큰 질병이 된 오늘날의 세태를 보면 이런 관심은 당연한 것이다. 공저자 중 정진명은 동양의학의 첫걸음을 뗄 당시(2000년 전)부터 이에 대해 고민했다. 이런 학문은 당나라 때에 이르면 ‘운기학’이라는 이름으로 자리 잡았고, 이후 몸과 의학을 논하는 모든 곳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졌다. 하지만 우주의 변화를 탐구하는 일은 몸의 차원을 넘어서는 일이어서 의학에 역(易) 철학을 불러들이게 되었고, 결국 의학의 철학화는 난해함을 초래하여 전문 의원들조차 공부하기 버겁게 되었다. 이는 당연히 일반 대중이 의학으로부터 더욱 배제되는 결과를 낳았다. 의학에 우주론이 들어오면서 의학은 아무나 할 수 없는 어려운 분야가 되었다. 이 책은 이 어려운 의학 철학을 아주 쉽게 설명하고 있다. 정진명은 『우리 침뜸 이야기』를 시작으로, 전문가들만의 영역이었던 동양의학을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서술한 책을 여러 권 써서 독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의 구수하고 조리 정연한 입담은 이번에도 유감없이 발휘되어, 전문 학자들조차 어려워하는 의역학과 의철학의 여러 문제를 명쾌하게 풀어 설명한다. 의학은 몸을 다루는 전문영역이기에 일반인이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동양 의학사에서 의학이 난해한 학문이 된 것은 역학을 의학으로 끌어들인 송나라 시대의 유의들 이후의 일이다. 동양의학의 밑바탕을 이루는 철학은 음양오행인데, 송대 유의들은 여기에 역학과 성리학의 개념을 끌어들임으로써 의학을 전문가조차 이해하기 힘든 난해한 영역으로 끌어올렸다. 이 책은 과연 이것이 옳은 일인가 하는 질문에서 문제를 풀어간다. 그리고 음양오행의 원리와 이치를 충분하게 설명한 뒤, 의학은 음양오행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송대 유의들이 의학으로 끌어들인 역학은 당시 사회를 이끌던 성리학자들에 대해 유의들이 가진 열등감의 발로일 뿐이며, 역학이 사람이 몸을 이해하는 데 생각처럼 큰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결론이다. 굳이 어려운 역학이 아니어도, 의학의 모든 개념은 음양오행만으로도 설명 가능하다는 뜻이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이 책은 우리가 중고등학교 때 배운 지구와 해, 달의 운행 원리를 예로 들어서 음양오행 속에 서린 과학 철학의 비밀을 아주 쉽게 풀이한다. 예컨대 23.5도 기운 지구가 해와 달의 인력 속에서 어떤 움직임과 변화를 나타내는지를 알아보고, 그것을 치료에 활용하는 것이 운기학의 핵심임을 쉽게 설명한다. 그리고 독자는 그 설명이 실제 우리 몸과 삶에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실감하며 읽게 될 것이다.
9788971932599

부수를 알면 한자가 보인다 (개정증보판)

김종혁  | 학민사
18,050원  | 20200925  | 9788971932599
부수 214자의 연원과 쓰임을 체계적으로 정리 · 해설한 독보적 한자 학습서! 한자를 쉽게 배우려면 부수자를 알아야 한다. 부수자는 수만 한자 하나하나를 글자꼴의 관련성을 근거로 분류해주는 과학적 체계이며, 한자 하나하나의 우주관과 철학적 측면을 반영하고 있다. 부수는 대개 뜻에 영향을 주는 의부(義部)의 역할을 하여 한자 전체를 이해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더구나 부수는 우리말인 국어를 구사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배워서 알아 두어야 한다. 국어 어휘의 대부분을 이루는 한자어의 한자는 모두 부수로 이뤄져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부수는 한문교육 뿐만이 아니라 국어교육을 위해서도 필요한 것이다. 1996년에 발간된 『부수를 알면 한자가 보인다』는 한자 부수 214자의 연원과 쓰임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국내 최초의 연구서로, 주입식·강독식 한자 교육서만 있었던 당시 상황에서 한자 형성의 기본을 이루는 부수 자형을 통해 쉽고 재미있게 한자를 학습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최초 부수 책이다 보니 참고할 기존의 서적이 부족한데다 당시에는 중국과 정식으로 수교가 되기 전후 시기여서 문자학 관련 자료를 구입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던 저자는 근래에 후학들이 부수를 연구하는 데 자료로 활용되고 있음을 보고 적확(的確)하고 의미 있게 도움이 되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에 개정증보판을 내게 되었다. 『부수를 알면 한자가 보인다』의 이번 개정증보판은 30년 넘게 오로지 한자 하나에 천착해 온 저자가 교육현장에서 한자의 부수를 교육하기 위해 연구한 내용들이 오롯이 담겨 있다. 개정증보판에는 『설문해자』등 권위 있는 문자학 문헌을 통해 한자 부수의 인문학적 연원과 함의를 대폭 보완했다. 뿐만 아니라 개별 한자의 자형이나 뜻에 관련된 사진과 그림, 고문자 자형을 다양하게 실음으로써 반복적인 해설에 자칫 흥미를 잃지 않도록 재미있게 구성했다.
9788971932612

어둠의 시대 불꽃이 되어 (1970년대 민주노동운동의 현장: 그 삶과 투쟁의 기록)

70년대민주노동운동동지회 (엮음)  | 학민사
35,820원  | 20211119  | 9788971932612
1970년대 민주노동운동의 현장 ; 그 삶과 투쟁의 기록 이 책은 1970년대 ‘어둠의 시대’에 ‘자본과 공권력의 잔혹한 탄압에 맞서 결연한 투쟁의 길’을 걸었던 이 땅의 민주 노동조합들의 기록이다. 다른 한편, 이 책은 숱한 투쟁 속에서 분노하고 절망하면서도 희망을 되살리고자 서로서로 어깨를 건 따뜻한 형제자매의 정으로, 결연한 동지애로 서로를 보듬으며 살아온 노동자들의 진솔한 증언이기도 하다. 초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면목동 YH무역에 입사한 7남매의 막내, 가난에 쫓겨 들어간 다락방에서 하루 열대여섯 시간을 무릎 꿇고 일해야만 했던 평화시장의 열세 살 소녀 등등 숨 가쁘게 살아온 우리의 언니, 오빠들의 땀과 눈물을 이 책은 생생히 전해준다. 누군가는 초등학교 선생님이 꿈이었고, 또 누군가는 옳은 일을 하면 언젠가는 행복을 찾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하루하루 버티며 살아온 그들! 그들의 아픔과 투쟁으로 우리의 역사는 조금씩 앞으로 나아갔다. 눈물로 지켜낸 그들의 삶은 존중받아야 하고, 오늘의 우리는 그 삶을 기억해야 한다. 이 책은 그러한 ‘존중’과 ‘기억’을 소환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그것은 다른 것 같아도 같은 수많은 노동자의 삶과, 같은 것 같아도 다른 여러 민주 노동조합들의 투쟁을 씨줄과 날줄로 한 1970대 노동운동사의 진면목이다. ‘70년대민주노동운동동지회’ 임현재 회장은 이 책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어둠의 시대 70, 80년대의 민주 노동조합운동에 관한 역사는 여기저기 흩어져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그것은 전체적인 과정의 조직적 기술에는 충실하였지만, 그 속에 살아 숨 쉬는 노동자 개개인의 목소리는 제대로 담아내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이 책은 바로 그 한계를 보완하는, 수출지상주의를 위해 노동조합의 존재 자체를 용납하지 않으려는 국가폭력에 맞서 싸웠던 민주적 노동조합운동의 기록이면서 그 주인공들의 생애사이다. 노동자 한 사람 한 사람이 왜 노동자가 되었고, 어떻게 노동자로서 각성하고 사회적 인식을 높였는지, 숱한 투쟁 속에서 분노하고, 절망하면서도 희망을 되살리고, 결국에는 따뜻한 형제자매애에서 결연한 동지애로 연결될 수 있었는지, 그리고 그때를 되돌아보면서 지금 어떤 생각을 가지고 내일을 꿈꾸고 있는지 기록하여 남기고자 했다.” 이 책은 특정 노동조합의 노동운동사로만 기억되는 것뿐만이 아니라, 산업화 시기 빈농 출신의 저학력 어린 여성들이 노동에 투입된 후 노동자로서의 자기 정체성을 인식 · 발전시킨 경로, 그리고 사회화 이후 수십 년간 자기복제의 삶을 살아온 역정을 증언한다는 점에서 여성사, 사회사, 현대사 등의 관점에서 다루어야 할 소중한 원천자료로서 중요한 의의가 있다.
9788971932605

HSK 중국어 단어 해설집: 1-5급 (단어 구조 풀이로 더 쉽게 익히는)

한학중  | 학민사
19,800원  | 20210220  | 9788971932605
HSK 1급~5급 신출한자 1,735자의 음과 뜻, 그 한자 하나하나에서 파생된 단어의 문법 구조와 의미 관계를 쉽게 이해시키는 효율적 중국어 단어 학습서! 이 책은 저자가 중국어를 좋아하는 제자들의 공부를 몸소 응원하기 위하여, 기초가 약한 초급자들이 단기간에 중국어 공부의 효율성을 꾀할 수 있도록 기획하고 편찬한 것이다. 이 책은 HSK 1~5급의 2,500단어에 사용된 모든 글자 가운데에서 중복된 글자를 제거하고 남은 1,735자의 신출한자를 표제자로 설정한 뒤, 각각의 한자에 대하여 우리나라 전통 훈음과 대표적인 뜻을 밝히고, 또 이를 활용하는 모든 단어에 대하여 문법구조와 의미관계, 전고와 유래 등을 함께 설명함으로써 단어의 의미와 구조를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도록 하였다. 아울러 단어를 이루는 나머지 글자에 대해서도 한자음과 뜻을 밝혀 단어와 개별한자를 동시에 공부할 수 있도록 하였다. 중국어 단어 공부에 우리나라 한자음 공부가 중요한 것은, 2음절 이상으로 이루어진 5급 단어를 한자음으로 읽는 순간 정확하게 59.6%, 곧 60%는 이미 더 이상 공부할 필요가 없는 우리말 단어와 같기 때문이다. 저자는 대학에서 30여 년간 중국어를 강의하고 있으며, 중국어학(문법학 통사론)을 전공한 학자이자 교수이다. 그는 중국어 학습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으로, 먼저 개별한자(한자음, 병음, 뜻) 공부를 중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단어의 구조와 의미를 이해하는 순차적인 학습방법을 강조하고 있다. 이 책은 이러한 오랜 중국어교육의 경험을 바탕으로, 표제자 설명, 단어구조 및 의미관계, 전고유래는 물론, 개별글자의 한자음과 뜻풀이를 함께 제시하여, 단어와 개별글자를 동시에 학습할 수 있도록 하였다. 중국어 단어를 개별한자의 한자음, 단어구조, 의미관계 등을 동시에 쉽게 학습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단기간에 중국어 공부의 재미와 학습의 효율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한다.
9788971932551

김말룡 평전 (노동자를 위해 살아온 한평생)

이창훈  | 학민사
19,800원  | 20201230  | 9788971932551
이 책은 일제하에서 약관의 나이에 노동자로 시작하여 한평생 노동자의 권익향상을 위해 살아온 노동운동가 김말룡 선생의 일대기이다. 김말룡 선생은 기층 노동대중의 삶이 행복해져야 사회발전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굳은 신념으로, 노동자들을 조직하여 노동조합을 결성하기 위해 노력해 왔던 운동가였다. 그는 노동자의 권익향상을 위해서라면 이념이나 진영논리도 거부하고 오직 노동자 중심으로만 생각하고 행동했던 사람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이승만 정권 시절, 당시로서는 반공, 친 이승만 노선을 걸었던 대한노총의 설립에도 적극 참여하였다. 노동자들의 단결만이 노동자의 권익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믿음에서였다. 그러나 한국노총은 그 길로 가지 않았다. 노총 수뇌부는 그들만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정치권력과 유착하는 어용화의 길로 갔다. 김말룡 선생은 이에 실망하여 대한노총을 개혁하기 위해 오랜 기간 투쟁했다. 본인 스스로 산별노조의 위원장이 되어 한국노총 위원장 선거에 출마하기도 했고, 적합한 후보를 위원장에 당선시키기 위해 노력하기도 했지만, 그의 대한(한국)노총 안에서의 개혁운동은 실패했다. 김말룡 선생의, ‘개혁된 한국노총’을 통한 위로부터의 노동자 권익향상 노력은 실패했지만, 노동자들을 위한 그의 여정은 끝나지 않았다. 그는 천주교에서 설립한 명동노동상담소의 소장으로 취임하여, 현장의 단위 노조들에 대한 자본과 권력의 탄압, 개별 노동자들에 대한 노동3권 침해와 불법해고에 맞서 싸우고 해결하는데 앞장섰다. 노동운동가로서 김말룡 선생의 하이라이트는 제14대 국회의원 4년이었다. 그 4년 동안 김말룡 의원은 노동환경위원회에서 활동하면서, 국민의 대표로서 주어진 권한을 십분 발휘하여 노동 관련 현안을 찾아내고, 이를 국회에서 해결하는데 온힘을 다했다. 노동(자) 관련 문제가 발생하는 곳이라면 밤낮을 가리지 않고 그가 있었다. 김말룡 선생의 노동운동에 대한 생각은 마르크시즘보다는 페이비언주의자 시드니 웹이 내세운 산업민주주의(Industrial Democracy)에 가까운 노동조합주의였다. 그렇기 때문에 해방공간에서 조선노동조합전국평의회(전평)와 대한독립촉성노동총연맹(대한노총)에 대한 그의 선택을 좌우의 이념적 기준으로 보는 것은 지나치다. 이 책의 발간으로 한평생 ‘노동자의, 노동자에 의한, 노동자를 위한’ 김말룡 선생의 삶이 올바로 평가되기를 기대하며, 또한 한국사회에서 노동운동의 성장과 발전에 기여한 여러 선배 노동자들의 삶과 투쟁이 기록을 넘어 역사적 평가로 활발하게 나아가는데 이 책이 한 계기가 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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