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CA 현대차 시리즈 2023: 정연두 백년 여행기
국립현대미술관, 배명지, 에스더 피어렌, 파블로 솔레르 프로스트, 타카하시 미즈키 | 국립현대미술관
20,000원 | 20231208 | 9788963033808
본 도록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의 《MMCA 현대차 시리즈 2023: 정연두 - 백년 여행기》(이하 《백년 여행기》)에 관한 내용을 수록한다. 《MMCA 현대차 시리즈》는 한국 현대미술의 지평을 넓히고 한국 주요 작가들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2014년부터 마련된 연례 프로그램이다. 10회째를 맞이한 2023년에는 작가 정연두가 선정됐다.
정연두는 시공간의 경계를 초월하여 서로 무관해 보이는 존재를 연결하고 낯선 존재에 대한 공감을 이끌어내는 가능성의 영역으로 ‘이주와 이국성’의 주제에 다가간다. 《백년 여행기》에서 작가는 20세기 초 멕시코로 건너간 한인 디아스포라에 주목한다. 멕시코에서 태평양을 건너와 제주도에 뿌리내렸다고 전해져 내려오는 백년초 이동 설화에서 한국과 멕시코를 잇는 식물 및 사람의 ‘백년 여행기’라는 소재를 떠올렸다. 정연두는 2022년부터 2023년까지 멕시코를 세 차례 방문하고 한인 이민 후손들을 인터뷰하면서 이민자의 시간과 경험에 최대한 가깝게 다가가는 관계 맺기를 통해 텍스트, 퍼포먼스, 영상, 사운드, 무대적 설치 등이 혼합된 복합 매체 작업을 선보인다.
정연두는 민족지학·역사학·사회학에서 언급하는 ‘정체성 정치’를 강조하는 대신, 음악과 소리를 통해 서로 다른 문화권의 충돌에서 야기되는 이질성과 친숙함 사이의 양가적 관계, 탈구된 시공간 경험에 대한 상상, 변화하고 생성하는 비결정적 정체성, 경계를 넘나들며 이동하고 번역되는 존재, 그리고 현재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는 한인 자손들의 다종·다성의 미시적 삶의 맥락들에 주목한다.
도록은 배명지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의 기획의 글과 함께 정연두 작가의 작업에서 디아스포라, 식물, 예술론 등의 주제를 다룬 에스더 피어렌, 파블로 솔레르 프로스트, 타카하시 미즈키, 곽영빈의 에세이를 수록한다. 작가 약력 및 작품 목록과 함께 전시장의 동선에 따른 〈상상곡〉, 〈백년 여행기-프롤로그〉, 〈세대 초상〉, 〈백년 여행기〉, 〈날의 벽〉 작품 도판을 감상할 수 있으며, 전시 공간을 보다 생동감 있게 구현하기 위해 일부분은 접지 형태로 구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