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록에서 만나는 조선의 길 (조선의 혈맥, 도로에 깃든 500년의 이야기)
석종수 | 부크크(bookk)
15,500원 | 20250819 | 9791112044983
당신이 딛고 선 아스팔트 아래, 500년의 역사가 숨 쉬고 있습니다.
우리가 무심코 달리는 이 길 바로 아래, 비가 오면 진흙탕으로 변하고 겨울이면 빙판으로 얼어붙던 또 다른 길이 잠들어 있다는 상상을 해보셨습니까? 그 길 위에는 왕의 어가가 지나가던 영광의 순간, 과거 보러 가던 선비의 희망, 생계를 짊어진 보부상의 굵은 땀방울, 그리고 머나먼 귀양길에 오르며 흘렸을 눈물이 뒤섞여 있었습니다.
『실록에서 만나는 조선의 길』은 바로 그 잊혔던 시대의 숨결을 따라가는 가장 특별한 역사 탐험서입니다.
이 책은 수십 년간 도로를 계획하고 교통을 연구한 도로 전문가가 인류의 위대한 지적 유산인 『조선왕조실록』이라는 거대한 숲으로 들어가, 희미하게 남은 길의 흔적을 더듬어 나간 여정의 기록입니다. 저자는 도로공학자의 냉철한 눈으로 '다리가 왜 무너졌는지'를 분석하고 , 동시에 역사학자의 뜨거운 마음으로 '그 길을 넘어야만 했던' 사람들의 절망과 희망을 생생하게 복원해 냅니다.
이 책에서 당신은 길 위에 펼쳐진 조선의 모든 것을 만납니다:
왕의 길, 국가의 기틀: 왕권의 상징이었던 한양의 육조거리에서 나라의 혈맥이 되어 전국을 하나로 묶었던 6대로 위를 걸으며 조선이라는 국가가 어떻게 설계되고 작동했는지 살펴봅니다.
길 위의 사람들, 길 위의 삶: 왕의 화려한 행차 , 가문의 명운을 걸었던 선비의 과거길 , 맨몸으로 경제를 움직인 보부상의 애환 , 모든 것을 잃고 떠나야 했던 유배길의 절망 등 길 위에서 펼쳐진 각계각층의 희로애락을 생생하게 따라갑니다.
길을 만드는 기술과 노력: 험준한 계곡을 잇던 다리를 건설하고 , 가파른 고갯길을 넘으려 했던 조선의 기술자들과, 쟁기 대신 길 위에서 피땀 흘려야 했던 이름 없는 백성들의 고뇌와 노력을 만납니다.
길의 붕괴, 시대의 한계: 잘 닦인 대로가 어떻게 적의 진격로가 되어 나라를 위기에 빠뜨렸는지, 수레가 다니지 못하는 길이 어떻게 경제 발전의 족쇄가 되었는지 등, 길의 성취 이면에 가려진 명백한 한계와 실패의 역사를 통렬하게 성찰합니다.
길은 단순히 사람과 물자가 오가는 통로가 아니라, 한 국가의 철학과 기술, 욕망과 한계가 고스란히 담긴 '시대의 거울'이었습니다.
이 책을 덮을 때쯤, 당신의 발밑에 잠들어 있던 오래된 길이 다시 생명력을 얻고 풍성한 이야기를 건네줄 것입니다. 교과서에서는 결코 만날 수 없었던 조선의 새로운 얼굴을 마주하고 , 오늘의 길 위에서 새로운 역사의 풍경을 발견하는 소중한 계기가 될 것입니다.
자, 이제 『조선왕조실록』이라는 가장 상세한 지도를 들고, 500년 전 조선의 길 위로 떠나는 지적이고 가슴 벅찬 첫발을 함께 내딛어 보시지 않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