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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종교/역학 > 가톨릭 > 가톨릭 문학
· ISBN : 9788933115428
· 쪽수 : 200쪽
· 출판일 : 2024-06-30
책 소개
목차
차례
책머리에
가리산의 전설
죽음을 넘어서
우연히 날아온 벌
희망의 빛
화전놀이
아버지를 떠나보내고
다시 어둠 속으로
이상한 사람들
서울 손님
늘목골의 좋은 일
비누 거품과 풀꽃관
서울 나들이
떠나는 벌
가슴에 묻은 아내
유난히 추웠던 그해 겨울
돌아온 벌
다래 덩굴 아래서 만난 니마
저자소개
책속에서
“난 한평생 젊은이처럼 황혼을 마주 보고 앉아 그분을 기다렸다네. 이만큼 세월이 흐르고 난 다음에야 알았지. 비록 그분을 만나지는 못했지만 그 기다림이 나를 지탱하게 한 힘이 되었다는 걸.” 노인은 여기서 말을 잠시 끊고 숨을 몰아쉬었다. “언젠가 니마는 꼭 오실 걸세. 아니, 이미 우리 곁에 와계시는지도 모르지.
그의 등 뒤 하늘에서, 지난밤에도 돋아났던 별들이 수없이 돋아나 깜박거리며 그를 내려다보았다. 불을 때며 그는 허허 웃었다. 살아야 한다고, 아버지가 살아있는 동안만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며 소처럼 그냥 허허 웃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다리가 저리고 아파서 천천히 일어섰다. 통 안에서는 아직도 벌 떼 소리가 윙윙 들렸다. 그때 머릿속으로 한 생각이 번개처럼 스쳐 지나갔다. 지금 저 벌은 하느님이 자신에게 잘 길러보라고 보낸 선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그것이다. 아무리 작은 곤충이라도 정성을 쏟으면 사람의 뜻을 따라줄지 모른다는 생각이 믿음처럼 가슴 밑바닥으로부터 스멀스멀 기어 올라왔다. 마침내 그는 벌치기가 되기로 결심했다. 어떤 어려움이 생기더라도 꿋꿋이 헤쳐 나가기로 마음을 굳게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