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logo
x
바코드검색
BOOKPRICE.co.kr
책, 도서 가격비교 사이트
바코드검색

인기 검색어

실시간 검색어

검색가능 서점

도서목록 제공

원본 소녀경

원본 소녀경

(선인들이 설한 양생장수(養生長壽)의 비결)

섭덕휘, 이준영 (지은이)
  |  
자유문고
2004-03-19
  |  
15,000원

일반도서

검색중
서점 할인가 할인률 배송비 혜택/추가 실질최저가 구매하기
yes24 로딩중
교보문고 로딩중
영풍문고 로딩중
인터파크 로딩중
11st 로딩중
G마켓 로딩중
쿠팡 로딩중
쿠팡로켓 로딩중
notice_icon 검색 결과 내에 다른 책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중고도서

검색중
로딩중

e-Book

검색중
서점 정가 할인가 마일리지 실질최저가 구매하기
로딩중

책 이미지

원본 소녀경

책 정보

· 제목 : 원본 소녀경 (선인들이 설한 양생장수(養生長壽)의 비결)
· 분류 : 국내도서 > 요리/살림 > 결혼/가족 > 성생활
· ISBN : 9788970300603
· 쪽수 : 324쪽

책 소개

‘소녀경(素女經)’은 중국 전설상의 제왕인 황제가 소녀(素女)라는 여자와 나눈 대화록이다. 여기에는 음양교접의 여러 철학과 기술, 질병 치료방법들이 들어 있어, 도가에서는 불로장생의 비법을 담은 책으로 사용돼 왔다.

저자소개

섭덕휘 (지은이)    정보 더보기
청나라 말기 학자로 자字는 환빈煥彬, 호는 직산直山 또는 해원?園이다. 주정산민朱亭山民이란 별호를 사용하기도 했다. 호남성湖南省 장사長沙 출신으로 1892년에 진사進士에 합격한 후 이부주사吏部主事가 되었지만 곧 관직을 버리고 고향으로 돌아갔다. 그는 장사에 관고당觀古堂과 여루麗樓를 세우고 고서를 수집해 그 안에 수장했다. 그의 장서 속에는 왕사정王士禎·공계함孔繼涵·유희해劉喜海·원영방袁芳瑛 등 청대 장서가들의 장서가 포함되어 있었다. 그의 장서는 명·청 이래의 정각본精刻本·정교본精校本·초인본初印本 및 초교본?校本 등이 핵심이었다. 특히 청나라 사람들의 별집別集은 그 수장이 비교적 온전해 당대에 독보적이었다. 판본학版本學과 목록학目錄學에 뛰어나 <서림청화> 10권, <서림여화書林餘話> 2권, <장서십약藏書十約> 1권, <해원독서지?園讀書志> 16권, <관고당장서목觀古堂藏書目> 4권 등을 저술했다.
펼치기
섭덕휘의 다른 책 >
이준영 (지은이)    정보 더보기
펼치기

책속에서

서 문

소녀경이란 어떤 책인가?

1.
중국 태고의 역사는 천황(天皇)?지황(地皇)?인황(人皇)씨의 대를 거쳐, 사냥을 가르친 태호복희씨(太昊伏羲氏)와 농사를 창시한 염제신농씨(炎帝神農氏)로 이어진다. 이후 염제신농씨의 뒤를 이어 황제헌원씨(黃帝軒轅氏)가 나오는데, 이때부터 문명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사마천(司馬遷)의 『사기(史記)』에 의하면 황제의 성은 공손(公孫)이고 이름은 헌원이며 소전(少典)의 아들이라고 한다. 『사기』에서는 그의 인물됨이 어려서부터 매우 특이했으며 현명했다고 전한다. 염제의 치세가 어려움을 겪을 무렵, 이 탁월한 인물은 각종 무기류와 기술을 발명하여 각처에서 일어난 제후들의 반란을 진압하고 드디어 염제마저 무찌른 후에 천하를 다스렸다고 한다.
황제는 율려(律呂)를 만들고 문장을 지어 귀천을 분별케 했으며, 배와 수레를 만들어 운송을 편리하게 했고 또 건축술, 농사기술, 의약 등 문화와 문명의 여러 도구를 고안하여 백성을 편안하게 만들고 세상을 교화시켜 갔다는 것이다.
이처럼 황제가 인류에게 남긴 문화적 유산은 수없이 많지만 특별히 기억해야 할 것은 의서(醫書)를 만들고, 의술을 개발했다는 점이다. 황제가 기백(岐伯) 등 여덟 명의 유능한 의사들과 함께 만들었다는 것이 『황제내경(黃帝內經)』인데, 물론 역사적 관점에서 이 같은 전설을 그대로 믿느냐 아니냐는 별개로 치더라도 이 책이 후세에 끼친 영향은 참으로 지대하다. 자연철학적인 관점에서 기술된 『황제내경』은 이후 동양의학(東洋醫學) 최고의 경전으로 평가받게 되었다. 소문(素問) 81편과 영추(靈樞) 81편이 있다.

오늘날 전해지는 『황제내경』의 소문이나 영추에는 하늘과 땅의 자연현상과 인체의 생명현상을 대비시킴으로써 외부환경의 변화가 인체 내부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가 다루어지고 있다. 대부분의 중국고대 서적들이 그렇듯이 『황제내경』도 천지와 인간을 별개의 존재로 보지 않고 합일된 존재, 다르면서도 다르지 않은 존재로 파악하고 있는 것이다. 이른바 천지인(天地人) 합일(合一)이다. 대우주(大宇宙)인 천지의 제(諸) 현상을 소우주인 인체의 생명현상과 대비시켜 관찰하고, 종내에는 이 양자를 조화시키려는 시도가 그것이다. 탈레스(Thales)를 비롯한 이오니아(Ionia)학파 등 고대 그리스의 자연철학자들도 이와 비슷한 인식을 가진 경우가 있었다고 하나 고대 중국의 그것에 비하면 논리의 정교함에서 떨어진다.

천지인 합일이란 인식은, 양립되는 전혀 별개의 존재마저도 상호관계로 전환시킬 수 있게 해준다. 가령 하늘과 땅, 남자와 여자 등 형태나 질적으로 서로 다른 존재를 양(陽)과 음(陰)이라는 개념으로 인식하고 대비시킨다. 사람은 양과 음인 하늘과 땅 사이에 살고 있으며 이들은 하늘과 땅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상이한 두 요소를 형식적(形式的) 상태로 인식하여 음양의 이론을, 질료적(質料的) 상태로 파악하여 오행의 이론을 만들기에 이른다. 소우주인 인체는 대우주의 일부인 나무[木]?불[火]?흙[土]?쇠[金]?물[水] 등 다섯 가지 무기질 요소의 합성체이고, 이들 다섯 가지 요소는 본체인 자연계의 현상과 함께 생성·소멸의 과정을 거친다. 또 이들 사이에도 조화의 상대인가 아닌가에 따라 상생(相生)?상극(相剋)의 에너지 변화가 있다는 것이다.


천지인 합일, 음양오행의 논리는 동양의학의 발전에 공헌하였고, 사회현실에 논의의 초점을 두는 유가(儒家)의 태극도설(太極圖說)로 이어져 이기론(理氣論)으로까지 발전하게 되었다. 또, 노장사상의 자연철학에 입각한 섭생 방법이나 민간신앙, 그리고 불교의 일부와 결합되어 음양가들을 낳게 하고, 도가(道家)의 중요한 원리로 작용하게 되었다.
도가에서는 소우주인 인체가 대우주인 자연의 원리와 합일하면 선인(仙人)이 되고 장생불사할 수 있다는 쪽으로 이 이론을 발전시켜 나갔다. 하지만 앞에서 보았듯이 이 천지인 합일과 음양오행의 설이 도가의 전유물은 아니다.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각국에 뿌리내리고 있는 전통철학이나 사상, 그리고 일상생활의 배경에 이 이론들은 알게 모르게 스며들어 전승되고 있기 때문이다.
장생불사의 소망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품어봄직한 것인데 진시황(秦始皇)처럼 드러나게 이것을 추구한 인물이 있는 반면, 깊은 곳에 은거하며 드러나지 않게 찾은 사람들도 많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래서 이들 은자(隱者)들의 삶이나 흔적이 단편적으로 세상에 알려지면서 세속의 사람들도 문득 이런 장생술(長生術)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현실에서 해볼 수 있는 방법들을 구했을 것이다. 가령 음식물이나 약물의 복용, 또는 호흡법, 운동, 방중술 등의 방법들이다.

2.
장생불사를 추구하는 이른바 장생술의 흐름은 크게 보아 대략 네 가지로 나뉘는데, 이들은 상호보완적으로, 또는 상호경쟁적으로 중국인을 비롯한 동양인의 사고방식과 실제 생활을 규정하고 있다.

첫째는 벽곡법(?穀法)이다. 쌀이나 보리, 밀 따위의 곡물을 익혀 먹는 화식(火食)을 금하고, 대신 솔잎, 대추, 밤 등의 열매와 온갖 동식물의 정수(精髓)를 생것으로 섭취하여 선인이 되자는 것이다. 벽곡법은 음식물을 먹고 살아야 하는 인간의 원초적 한계를 부인하는 것은 아니지만 음식물의 종류, 가공 및 섭취 방법, 시기 등을 바꿈으로써 불로장생의 목적을 달성하려는 시도이다. 벽곡법은 또 벽곡 본래의 취지대로 선인의 도를 추구하는 쪽으로 나가기도 하고 일반인의 식생활에도 영향을 주게 된다. 곡식이라는 기본적인 음식재료는 물론이고 여러 가지 요리재료를 이용하는 중국요리는 실로 이 벽곡법의 영향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는 복식법(服食法)이다. 벽곡법이 불로 가공한 음식의 섭취를 거부하거나 가공법을 달리 하는 것이라면, 복식법은 탕약을 제조하여 복용하거나 금·수은 따위를 식용으로 가공하여 복용함으로써 선인의 경지에 가고자 하는 시도이다. 전설에 의하면 삼황오제 가운데 하나인 신농씨(神農氏)는 일찍이 온갖 식물의 열매와 뿌리를 직접 채취하여 몸소 맛보고 실험하여 인간세상을 이롭게 했다고 하였다. 일반생활에 끼친 복식법의 가장 큰 영향은 보신(補身)을 위한 한방약의 발달이라고 할 수 있으나 중국인 아니, 중국의 영향을 받은 동양인들은 약과 음식은 다르지만 또 다르지 않다고도 인식하고 있다. 소위 식의동원(食醫同原)이라는 관념이다.

셋째는 조식(調息)과 도인술(導引術)이다. 앞의 두 가지가 음식과 복약에 관한 문제라면 조식과 도인술은 호흡이나 운동 등 신체의 여러 가지 움직임을 연마하여 선인이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조식과 도인술이 벽곡법이나 복식법을 거부하는 것은 아니다. 병행과 상호보완을 통해 좀 더 효과적으로 목적을 이루자는 것이다. 단전호흡이나 체조, 무술 등의 발달은 조식과 도인법과 관계가 있다.

넷째가 방중술(房中術)이다. 음양교접(交接), 즉 남녀 간의 성(性)생활을 통해 불로장생의 경지에 가려는 시도이다. 이 책에 자세히 나오지만 요약하자면 접(接)하되 정기를 보존하고 그 정기를 뇌수로 되돌려 다시 본연의 자리를 찾아가게 함으로써 불로장생의 목적을 달성하려는 것이다. 여기에도 물론 방중술이라는 본체에 더하여 벽곡이나 복식법, 도인술 등의 인접방법을 원용함으로써 그 효과를 배가시키고자 한다. 이 책에서도 계속 강조하는 부분으로, 굳이 말을 만들자면 색의동원(色醫同原)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중국인들은 대체로 이 네 가지를 배타적이 아니라 상호보완적으로 활용하여 불로장생이라는 동일한 큰 목적을 이루려고 했다.

3.
‘소녀경(素女經)’은 앞에서 본 황제가 소녀(素女)를 비롯한 다수 선인들과의 대화하는 형식을 갖추고 있다. 여기서 음양교접의 여러 철학과 기술, 그리고 질병치료의 방법이 다양하게 나온다. 소녀라는 여인은 전설 속의 선인인데 도광(都廣) 출신이며 그곳에서 살았다고 한다. 도광은 선인들이 하늘과 인간세상을 왕래하던 건목(建木)이 있던 자리로 천지의 중심이며, 후직(后稷)의 무덤이 있고, 도광의 들[都廣之野]로 유명한 곳이다. 이외에도 현녀(玄女)나 팽조(彭祖) 같은 이름도 보이는데 이들 역시 선인들이다. 현녀라는 인물은 득도한 하늘나라의 여자 선인이다. 황제가 치우와의 전쟁을 치를 때 황제에게 병법을 가르쳐 주었다고 전해지며, 사람의 머리에 새의 몸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팽조의 이름은 팽갱(彭?)으로 요순시대부터 주(周)나라 초기까지 8백년을 살았다는 전설 속의 인물이다.

물론, 이런 전설 속의 이름들이 본문에 나온다 해서 황제나 소녀, 팽조 같은 인물들이 소녀경의 내용을 작성했다고 믿지는 않는다. 그러나 중국 사상사의 흐름과 대비시켜보자면 빠르게는 한 대(漢代), 늦어도 수당대(隨唐대) 이전에는 소녀경이란 이름의 책이 세상에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추정을 할 수는 있다. 특히 당나라 시대는 비교적 장기간 평화가 유지되었던 때였고, 장생술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도가가 흥성했던 시기였으며, 수도인 장안(長安)은 세계적인 도시로 성장해 있었다. 사상적으로도 용광로 같은 열기가 여러 곳에서 피어나고 있었을 것이다. 이런 배경에서 어떤 야심적인 인물이 황제나 소녀, 현녀, 팽조 같은 전설 속 선인들의 이름에 가탁(假託)하여 자신의 생각과 체험을 기록해 간 것은 아닐까?

청대(淸代)의 경학가인 손성연(孫星衍)의 말에 의하자면, 소녀경은 원래 『한서예문지(漢書藝文志)』 방기략(方技略)의 황제삼왕양양기(黃帝三王養陽記)의 20편 속에 있던 한 편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황제삼왕양양기가 유실되고 방중술(房中術)인 소녀경과 현녀방(玄女方)과 소녀방(素女方)의 3편으로 구성되어서 유전되었다는 것이다.
또 청나라 말기의 장서가이자 고증학자인 섭덕휘(葉德輝)는 쌍매경암총서(雙매景闇叢書) 총 6책을 편찬하면서 그 1책 안에 소녀경, 소녀방, 옥방비결(玉房秘訣), 동현자(洞玄子), 그리고 천지음양교환대락부(天地陰陽交歡大樂賦)를 묶었다.
천지음양교환대락부는 당나라 백락천(白樂天)의 동생 백행간(白行簡)의 작품인데 화려한 문장으로 음양교합을 노래하고 있다. 그러나 출토 과정에서 손상이 심하여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탈자(脫字)가 많다.
<※ 이 책은 여기서 소녀경, 소녀방, 옥방비결, 동현자를 번역한 것>

그렇다면 『소녀경』에 담겨 있는 내용과 철학은 무엇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음양교접의 기술, 다시 말해 남녀교접의 원리인 방중술의 다양한 방법을, 시적인 문체로 나열하고 있다. 그리고 그냥 방중술만 기록한 것이 아니라 앞에서 밝혔던 자연운행의 섭리에 따른 동양의학을 바탕으로 신체의 리듬을 조절하고 건강한 성생활을 강조한다.
아울러 즐기되 넘치거나 탐닉하지 말라고 가르친다. 이는 음양오행뿐만 아니라 중용(中庸)의 덕을 강조하는 대목으로 그 배경은 물론 유가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과유불급(過猶不及) 즉 지나침이 모자람만 못하다는 원리는 음양화합에서도 유효한 지침이다. 그리하여 무병장수하고 생명을 연장시켜 선인의 경지에 이르는 도(道)를 깨치라고 한다. 이 도는 남성자신인 양(陽)에게 좋을 뿐만 아니라 상대 여성인 음(陰)에게도 좋다는 것이다. 모든 질병을 제거해주고 남자와 동일하게 건강한 삶을 누리게 하는 부부 화합의 기술 ― 이것이야말로 음양상생의 절묘한 귀착이 아닐 수 없다.

또 『소녀경』에서는 남자를 불, 여자를 물로 인식하고 있다. 계절로 치면, 남자는 여름이고 여자는 겨울이다. 방향으로 치면, 남자는 남쪽이고 여자는 북쪽이다. 물은 불을 단번에 끌 수 있지만 불은 물을 끓이기 위해 은근하고 부드럽게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원칙을 소녀경은 끊임없이 환기시킨다. 수극화(水剋火)라는 양자 간의 상극관계를 오행의 원리로 해석하고 설명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소녀경』은 인간본성에 기초한 음양이론과 자연에 바탕 한 오행이론을 기반으로 장수(長壽)를 연구하고 그것을 체험을 통해 기록한 성 의학서(醫學書)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좀 더 진전시키자면 소녀경이 지향하는 것들은 지상에서의 만족뿐만 아니라 천상에서의 만족까지도 염두에 둔 것 같다. 현세에서의 쾌락을 추구할 뿐 아니라 질병을 제거하여 건강을 지키고, 생명을 연장시켜 장수하고, 현명한 자녀를 두는 한편 건강한 가정생활을 이끌어 신(神)의 경지에 이르면 종국에는 선인이 되어 다시 천상에서 인간 세계에서와 같은 건강하고 쾌락추구의 삶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선인이나 신선과 같은 다소 황당무계한 지향점이 귀에 거슬린다면 현세에서의 지극한 삶으로 하여, 죽어서 신의 반열에 오른 위인들의 삶을 되새겨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해소될 것이다. 예컨대 역사적 인물인 관우(關羽)나 제갈량(諸葛亮)이 신으로 추앙되는 경우이다.

소녀경의 다양한 기술이나 원리들은 『황제내경』 소문(素問)이 다루고 있는 칠손(七損)과 팔익(八益)에 그 바탕을 두고 있다. 칠손이란 교합을 함에 있어서 손상을 가져오는 일곱 가지 경우이고, 팔익(八益)이란 교합을 가져서 몸에 보탬이 되는 여덟 가지 법들이다. 또 아홉 가지의 교합하는 체위는 모두가 청결한 동물들의 행동을 모방한 것이다.
한마디로 소녀경은 이상의 여러 가지를 터득하여 건강하고 나이를 늘려서 오래 살 수 있게 해주는 중국 고대의 양생비술(養生秘術)이라고 할 수 있다.

사전적 의미로 방중술은 남녀의 교합하는 방법과 그에 관한 기교라고 되어 있지만 소녀경을 비롯한 중국고대 서적들이 언급하고 있는 방중술은 방법이나 기교만 가지고는 설명할 수 없는, 그 이상의 정신적이고 철학적인 면을 강조하고 있다.

『한서예문지』의 방기략 개요를 보면, 방중이란 ‘인간 성정(性情)이 지극함에 다다르는 것이요, 그 지극한 도에 도달하는 것’이라고 되어 있다. 또 ‘방중이란 남녀 간의 성교를 말하는 것이지만 그 감정의 발동이 지극하여 절도에 맞는 것이 있고, 온 천하에서 옛날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함께 말미암는 바의 지극한 도리이다. 그러므로 성왕(聖王)들은 밖으로 나타나는 즐거운 것들을 억제시키고, 안에서 발생하는 정욕(情欲)을 금지시켜서 적당한 정도로 절제하게 했다. 실로 즐기면서도 절제함이 있게 되면 마음이 부드러워지고 평화로워져서 장수할 수가 있다. 다만 즐거운 것만을 추구하여 몸을 돌보지 않으면 그 결과에 따라 질병이 발생하게 되고 마침내 생명을 잃기에 이른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방중술은 인간의 외면세계와 내면세계가 조화를 이루는 쾌락을 구할 때만이 인간을 선인의 경지로 이끌게 해준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럴 때만이 칠정(七情), 즉 희(喜) 노(怒) 애(哀) 구(懼) 애(愛) 오(惡) 욕(欲)에서 도가 지나쳐 파생되는 질병을 제거시킬 수 있고, 또 그것을 완치시켜서 오장(五臟)의 기능을 평화롭게 해주고, 마침내 불로장생하는 길로 나아갈 수 있게 해준다고 할 것이다.

4.
앞에서도 잠깐 밝혔듯이 이 책은 소녀경 외에 소녀방, 옥방비결, 동현자 등의 내용을 다루고 있다. 그것들에 대해서 간략한 설명을 붙이고자 한다.

소녀방은 소녀경에 나오는, 네 계절에 따라 인체에 필요한 정기를 보익(補益)해 주는 일곱 가지 처방을 싣고 있다. 이것은 당 왕도(唐王燾)의 외대비요방(外臺秘要方) 17권에서 뽑은 것들이다. 또 방사(房事)를 실행할 때 금기를 범하여 인체가 오로(五勞)와 칠상(七傷)을 입어 질병이 침범한 경우 그것을 치료해 주는 처방전도 함께 실었다. 아울러 정력이 부족한 자나 너무 왕성한 자, 혹은 기(氣)가 부족한 것에 약제 처방을 내리고 있다. 약의 제조법과 복용법도 아울러 나와 있는데, 이로 보아 소녀방은 소녀경이 다루고 있는 방중과 관련 있는 질병의 처방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옥방비결에 대해 말하자면, 당서예문지(唐書藝文志)에 충화자(沖和子)와 옥방비결(玉房秘訣) 10권이 기록되어 있으며 장정(張鼎)이 지었다고 되어 있다. 장정은 당나라 태종 때 동현자라는 선호(仙號)로 같은 이름의 저서를 남긴 인물이기도 한데, 아마 동일인으로 추정된다. 내용은 소녀경과 비슷하고 옥방지요(玉房指要)란 부분이 소녀경의 논으로 보충되어 있다. 자세한 것은 섭덕휘의 서문을 참고하기 바란다.
끝으로 동현자는 소녀경과 옥방비결보다 비교적 현대적인 맛이 가미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소녀경이 9법을 중시하고 자세히 설명한 것에 더하여 동현자는 30법을 제시하고 있다. 교접의 여러 가지 체위를 대부분 동물들의 행위로 설명하고 있다. 섭덕휘는 동현자를, 『한서예문지』 방기략 편에 보이는 용성자(容成子)나 무성자(務成子) 같은 방중가로 보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옥방비결의 충화자나 동현자가 동일인물일 수도 있으나, 정확한 것은 알 수 없다.

소녀방과 옥방비결, 동현자 등의 내용을 볼 때, 소녀경이 본체라면 이들은 지엽(枝葉)이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이다. 소녀경이 미처 다루지 못한 부분을 보완하고 설명해 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엽이라고 해서 중요하지 않다는 의미는 아니다. 한 그루의 나무가 나무로서의 모양을 갖추기 위해서는 큰 줄기는 말할 것도 없고 작은 가지와 잎이 있어야 하는 것처럼 이들 책의 내용으로 하여 소녀경 전체의 내용이 훨씬 더 풍요롭게 된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섭덕휘가 내용 면에서 한 울타리에 속하는 이들을 쌍매경암총서에 제1책으로 묶어서 출간한 것 같다.

5.
고대사회에서 ‘방중을 통한 불로장생’이라는 단일주제로 소녀경만큼 천착(穿鑿)하고 있는 서적의 예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가 없다. 그 중 인도의 카마수트라 등 3대 성전이 있기는 하나 방중 외에도 아내의 의무, 화장법, 여성교양 등 여러 가지 주제를 나열하고 있어 집중도 면에서 떨어진다. 더구나 배면에 흐르는 철학의 심오함이나 윤리성 등에서 소녀경에 미치지 못한다. 16세기에 아라비아 사람 네프자위가 썼다는 향원(香園)도 문학적으로는 어떨지 몰라도 소녀경의 깊이와 폭을 따르지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이유로 성전(性典)이라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소녀경을 떠올린다.
그리고 또 이런 이유로 소녀경은 많은 오해를 받아왔다. 바로 음서(淫書)라는 오해가 그것이다. 음서란 문자 그대로 성적 자극을 조장하는 음란한 내용의 책을 말하는데 소녀경 어디에도 음란한 것을 조장하거나 포함한 내용은 없다.
금병매(金甁梅)나 육보단(肉蒲團), 수탑야사(??野史) 같은 명청대(明淸代)의 포르노그라피 소설이나 D. H. 로렌스의 채털리 부인의 사랑 따위를 염두에 두고 소녀경을 대한다면 그것은 잘못된 선택이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긴 오해는 아마 단파강뢰(丹波康賴)의 의심방(醫心方) 28편에 나오는 소녀경을 현대 일본인들이 외설적으로 해설 편집한 내용을 우리나라에서 그대로 번역해 내놨기 때문에 생긴 것이 아닐까 한다.

소녀경은 하늘과 땅, 하늘과 사람, 땅과 사람 그리하여 남자와 여자라는 이원적 존재의 상관관계를 음양합일이라는 개념으로 전환시킨 중국고대 철학의 바탕 위에서 전개되고 있다. 따라서 분리된 정신과 육체, 대척(對蹠)관계에 있는 남성과 여성 등을 상정하고 소녀경을 본다면 오히려 보수적인 관점에 가깝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소녀경에 나타난 양성(兩性) 평등적인 관점을 이해해야 한다. 상대 여성의 감각을 깨우기 위해 거의 고행에 가까운 남성의 자기 절제와 봉사를 요구하고 있는 점, 양자가 동시에 절정으로 가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할 부분, 그리고 양양(養陽) 뿐만 아니라 철저하게 양음(養陰)도 함께 구해야 함을 강조한 점 등에서 우리는 이 책의 관점이 남성중심주의 시각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 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남녀교합의 모든 과정을 대부분 남성 주도라는 전제 하에서 서술한 한계는 있지만, 이는 저자가 모두 남성이었기 때문에 나타난 불가피한 현상이라고 하겠다.
이상에서 다소 거칠게 소녀경의 해설을 하였으나, 결국 소녀경에 대한 판단의 문제는 역자의 것이 아니라 독자의 몫일 것이다.


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
도서 DB 제공 : 알라딘 서점(www.aladin.co.kr)
최근 본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