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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호러.공포소설 > 한국 호러.공포소설
· ISBN : 9788972995210
· 쪽수 : 376쪽
· 출판일 : 2020-08-03
책 소개
목차
해설_현대인의 우울한 자화상 혹은 지독한 악몽 · 6
부활 · 20
미로 · 64
노스트로모호 증후군 · 102
아이 · 158
백혈(White Blood) · 210
28일 전 · 270
Z : WAR ― 검은 새벽 · 316
저자소개
책속에서
21세기의 시작과 함께 대중문화의 주류이자 중요한 아이콘이 된 좀비. 오랜 세월을 거치며 광기와 비합리성의 상징이었던 뱀파이어가 포악한 살인마, 로맨틱한 연인, 고독한 소수자 등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지게 된 것처럼 좀비는 자신의 역사와 배경을 매 작품마다 새롭게 써가면서 새로운 가면을 보여주고 있다. 인류의 종말을 불러오는 끔찍한 존재에서 미래의 변종 인류, 심지어 사랑스러운 연인으로까지 확장된 좀비는 현대인의 우울한 자화상과 지독한 악몽 모두를 상징하고 또한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는 것이다. 좀비는 가해자이며 피해자이고, 그것은 곧 우리의 자화상이기도 하니까.― 김봉석(문화평론가)
저희는 아마도 거의 동시에 달리기 시작했을 겁니다. 개에게 등을 보인 채 달려서는 안 된다는 상식은 이미 저 멀리 날아가 버렸습니다. 개가 쫓아오기 시작했습니다. 개의 거친 숨소리가 바로 뒤에서 들렸습니다. 눈부신 햇살이 쏟아져 내려 머리를 뜨겁게 달궜습니다. 하지만 제 뒷덜미는 서늘하기만 했습니다. 개가 금방이라도 덮칠 것만 같았습니다. 덮쳐서 우리 중 누군가를, 특히 저를 갈가리 찢어놓을 것만 같았습니다. 제가 제일 약했으니까요.― 전건우〈부활〉
나는 오늘 그를 죽였다. 그리고 몸을 뜯어 먹었다. 제정신이 아니었을 때 일어난 일이다. 좀비의 본능이 그렇게 만든 것이다. 정신이 돌아왔을 때는 이미 늦은 후였고, 나는 그의 시신 옆에서 한참 피를 토하고 그곳을 나왔다. 나와서 다시 정신을 잃었고, 정신이 돌아왔을 때는 좀비 무리에서 떠밀려서 움직이고 있었다. 간신히 정신을 추슬러 이곳으로 돌아와 기록을 남긴다. 어처구니없고 허무하고 믿기지 않지만, 오늘 나에게 일어난 일이다.― 김이환〈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