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와 나의 10가지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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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
"지금부터 넌 '사이토 삭스'야."
삭스는 그 이름이 마음에 든 듯이 나를 올려다보며 꼬리를 흔들고 있었다.
"아카리, 개를 키우려면 개와 열 가지 약속을 하지 않으면 안돼."
엄마가 별스럽게 정색을 하고 말했다.
"열 가지 약속...?"
"지킬 수 없으면 키워서는 안 되고, 키울 때도 이 약속을 늘 마음에 간직하고 지켜야 돼."
"어떤 약속인데?"
"그럼 엄마를 삭스라고 생각하고 들어."
엄마는 삭스를 가슴 앞으로 껴안더니, 삭스 뒤로 자신의 얼굴을 감추고 말했다.
"개가 쓰는 말은 잘 모르겠지만, 나와 오래오래 함께 해주세요."
(중략)
"다섯 번째. 나에게 말을 자주 걸어 주세요."
"물론이지."
"사람의 말을 할 수는 없지만, 들을 줄은 안답니다."
"알았어."
(중략)
"여덟 번째. 나는 10년 정도밖에 못삽니다."
10년? 그렇다면 내가 스물 두셋 때까지?
"그래?"
삭스의 얼굴을 들여다본다. 삭스는 천천히 눈을 깜박이므로 '그래요'하고 말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여태 아직 12년밖에 살지 않은 나로서는, 10년은 인생 전부와 같을 정도로 긴 시간이었기 때문에 그 말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니까, 함께 있는 시간을 소중히 해요." - 본문 51~53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