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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가족 이야기
· ISBN : 9788976503695
· 쪽수 : 128쪽
· 출판일 : 2011-05-11
책 소개
목차
우리 모두는 서로에게 희망입니다 - 머리말
초대받지 않은 손님
집들이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
가족이 뭔데?
새로운 환경
알 수 없는 내 마음
형이 없는 우리 가족
다시 만난 형
손님으로 돌아온 형
우리는 한 가족
리뷰
책속에서
맥주 몇 잔을 드신 아빠가 형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지난겨울 할아버지 장례식 때 있었던 일 하며, 얼마 전 사촌형 결혼식에서 있었던 일도 이야기했습니다. 그러자 분위기가 조금 가라앉았습니다.
“우리 정민이를 키우면서 가장 힘들었던 일이 뭔지 알아? 육체적으로 힘든 건 아무것도 아니야. 정말 어려운 것은 내가 내 아들의 장애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거였어. 또 한 가지가 있다면, 사람들의 편치 않은 시선을 받는 일이었고.”
“저도 부장님 말씀 이해해요. 우리 언니도 한동안 정신을 놓고 살았어요. 그렇게 몇 년을 보내고 나서 자식으로 받아들일 때쯤 되니까, 이번엔 주위 사람들의 시선 때문에 힘들어했어요. 사람들이 길 가다가도 돌아서서 쳐다보곤 하잖아요.
“부모인 나도 이런 사실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았는데, 사람들이 이해를 잘 못 하는 건 당연해, 단번에 이해받으려는 게 어쩌면 욕심이지.”
다른 집에서는 사소할 수 있는 즐거움도 우리 가족이 누리려면 늘 특별한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작은 일에도 주위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해야 했고, 크게 잘못하지 않았어도 먼저 사과를 해야 했습니다. 이 모든 것이 형 때문에 우리 가족이 받아들여야 하는 일들이었습니다.
나는 가끔씩 형이 없는 우리 집 풍경을 그려 보곤 했습니다. 저녁을 먹고 엄마 아빠랑 정답게 대화를 하며 텔레비전을 보거나, 집 근처 공원으로 산책도 가고 싶었습니다. 주말이면 주위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오붓하게 외식도 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마음속으로 그려 보던 일들이 정말 이루어질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형이 떠나고 며칠이 지났습니다. 엄마 아빠는 여전히 별로 말이 없었고, 나도 이런 분위기에 짓눌려 하루하루를 보내야 했습니다. 엄마 아빠한테는 형이 떠난 빈자리가 너무 컸나 봅니다. 나는 우리 가족이 어서 밝은 웃음을 찾기를 마음속으로 간절하게 빌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