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림보 느림보 당나귀

리제트는 농부 아가씨예요.
그 많은 농장일을 혼자서 척척 해내는 부지런한 일꾼이지요.
소도 키우고, 닭도 치고, 돼지도 보살펴요.
하루 종일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쉴새없이 일을 한답니다.

오후엔 숲으로 가서
나뭇가지들을 긁어보아요.
그러고는 당나귀 등에
한 짐 가득 싣고 돌아오지요.

리제트의 당나귀는 정말 느림보예요.
어찌나 느리고 답답한지
앞에서 힘껏 잡아 당겨도 소용이 없답니다.
그럴 때마다 리제트는 녀석의 엉덩이에
아주 따끔한 불침을 놓아 주고 싶었어요.

-본문 pp.3~5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