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험가의 시계

탐험가의 말
리우데자네이루의 축구공
금이 간 킬리만자로
히말프키의 별
나폴리의 별
상처 입은 대나무 숲
우산 쓴 사람들한겨레아이들 보도자료
시드니의 그물
도롱뇽 사람
오래된 이야기
위대한 탐험
용맹한 무사들
수풀 밖으로

나는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어 탐험가의 시계를 만졌다. 이 시계를 가진 사람은 길을 잃지 않는다고 아빠가 말했다. 아빠가 탐험가의 시계를 지니고 있을 때는 이렇게나 늦은 적이 없었다. 아빠는 지금 길을 잃은 걸까? 나한테 탐험가의 시계를 줘서 길을 잃은 거라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하지?
나는 시계를 꼭 쥐고 생각했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두 가지다. 일주일 동안 나는 둘 중 쉬운 일만 하며 시간을 보냈다. 마냥 아빠가 오기를 기다리는 일 말이다. 이제 다른 일을 해야겠다. 조금 어려운 일이 되겠지만.
나는 위대한 탐험가를 위한 초록색 모자를 쓰고 아빠 사진을 바라보았다. 사진 속 아빠가 환하게 웃고 있었다. 마치 내게 이렇게 말하는 듯했다.
‘자, 이제 탐험을 떠날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