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휘

백두대간을 따라
누가 달님이를 본 적 있나요?
여우야, 여우야, 뭐 하니?
보일 듯이 보일 듯이 보이지 않는
늑대는 사람을 미워하지 않았다는 거 알아요?
붉은 별들 우주로 돌아가다

점점 기운이 없어졌다. 발이 천장에서 자꾸만 떨어지려고 했다. 마지막 발끝에 모은 기운이 이제 얼마 남지 않은 것이 느껴졌다. 마지막 기운이 몸에서 빠져나가고 순간, 나는 마지막 신호를 보냈다.

"치르, 치르..."

나의 마지막 신호는 동굴 밖으로 날아가 밤하늘 저 먼 창공을 뚫고 우주로 솟아올랐다. 붉은 노을빛 별이 나를 향해 반짝, 반가운 신호를 보냈다. 나는 그 별 가까이로 날아올랐다. 붉은 노을빛 별 곁에는, 벌써 내 꼬물이들이 가 있었다. 반짝이는 두 개의 별빛으로. - 본문 104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