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망매가

1부
꾸러기의 달
돌아온 다람쥐
문어발
이야기가 된 꽃씨

2부
새
포도이야기1
포도이야기2
행복한 별나라1
행복한 별나라2
행복한 별나라3

3부
엿
대추나무
말대가리이야기
제망매가

불도저가 크릉거리며 천천히 다가왔습니다. 언덩이 뭉개지며 논과 밭 그리고 개울을 묻어 버렸습니다. 갈숲에서 물총새와 때까치가 날아가고 감나무 고목과 미루나무 가지에 앉아 있던 까치도 날아갔습니다. 집마당에 내려와 앉아 낟알을 쪼던 참새떼도 날아가고, 제비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마을이 없어지고 그 자리에 공장들이 들어섰습니다. 커다란 전봇대가 세워지고, 고압선이 지나갔습니다. 전동차가 다니게 되고 갖가지 기계 소리가 요란합니다. 공장들의 굴뚝에서는 검은 연기가 쏟아져나오고 새로 만든 하수도에는 시커먼 기름물이 흘러내립니다.

새들은 갈 곳이 없었습니다. 초가지붕도 없어지고 대숲도 사라졌으며 나무라는 나무는 모두 잘라버린 후 그 둥치마저 불도저 바퀴에 밀려가 파묻혀 버렸으므로 새들은 앉아 쉴 곳조차 없어졌습니다. - 본문 80~81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