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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외국창작동화
· ISBN : 9788992026833
· 쪽수 : 245쪽
· 출판일 : 2012-03-20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트레이는 마음속으로 스스로에게 단호히 일렀다.
‘나가서 싸워. 몸을 움츠리지 마. 상대를 느닷없이 놀래 주기에는 네가 더 유리해. 누군가 가까이 오는 소리가 들리면, 그 즉시 벌떡 일어나서 주먹을 휘둘러…….’
그런 다음에는 어떻게 하지? 트레이는 정말로 자신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걸까? 제복 입은 사람들 가운데 한 명은 깜짝 놀라 정신을 못 차리게 할 수 있을지 모른다. 한동안. 하지만 두 명은? 세 명은? 쉰 명은?
그때 가까운 마룻장에서 삐거덕 소리가 났다. 조금 전 트레이가 현관문으로 다가갔을 때와 똑같이, 앞 베란다로 올라오는 첫 번째 계단에서 삐거덕 소리가 난 것이다. 트레이는 심장이 쿵쾅거렸고, 그 소리 때문에 발각될 것 같았다. 트레이는 숨을 죽였다. 마룻장에서 삐거덕 소리가 한 번 더, 또 한 번 더 들렸다. 점점 더 가까운 곳에서…….
트레이는 머리를 수그려 두 무릎 사이로 파묻었다. 하지만 너무 떨려서 참을 수 없었다. 이 세상 최고의 겁쟁이인 트레이는, 차라리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아는 게 더 나을 것 같았다. 그래서 조용히, 아주 천천히 고개를 뒤로 젖혔다.
제복을 입은 한 남자, 아니, 사실은 트레이보다 나이가 약간 많을 것 같은 남자아이가 말없이 서서 내려다보고 있었다. 순간, 트레이의 눈은 마치 카메라처럼 그 아이의 모습을 담았다. 단 한 번 보았는데도 얼굴의 세세한 부분까지 모두 트레이의 머릿속에 입력되었다. 그 아이의 콧등 위로 주근깨가 유독 두드러져 보여서 트레이는 그 모습을 빤히 보고만 있었다.
그때 희한하게도 그 아이가 이렇게 말했다.
“리베르?”
잠깐만. 이 아이가 정말로 라틴어로 말했단 말이야? 트레이는 못 믿겠다는 표정으로 그 라틴어의 뜻을 말했다.
“자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