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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93632354
· 쪽수 : 272쪽
· 출판일 : 2014-08-05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
달집태우기
검은 호수
차가운 손
조각잇기
빨간 신호등이 걸린 마을
평토제
문을 열다
검색
어두워지면 열어두는 귀
작품해설 _ 뿌리 혹은 기원을 향한 갈망의 시학
저자소개
책속에서
마침내 고속버스는 동대구 터미널에 도착했다. 버스에서 내린 은주는 지하철을 타기 위해 발을 떼었다. 중앙로역을 지나칠 때는 눈을 감아버렸다. 감은 눈 속에도 선명히 떠오르는 그림, 꾸역꾸역 끝없이 쏟아 나오던 검은 연기, 시커먼 그을림으로 가득 찬 벽마다 새겨진 사람들의 손자국, 은주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사고 소식을 듣고 달려왔을 때 중앙로역은 아직도 전 날의 참혹한 모습을 지워내지 못하고 있었다. 벽은 모두 새카맣고 역겨운 냄새가 코를 들이밀기 힘들게 만들었다. -<달집태우기>
는 물안개가 자욱하다. 그런데 물안개 낀 호수에서 무엇인가 움직이는 것이 보인다. 미간을 좁혀 물체에 초점을 맞춘다. 어른대는 윤곽이 점점 커져 가고 있다. 안개와 희뿌연 어둠에 가려 희끗희끗 모습을 드러내는 그것. B&B의 벽에 붙어져 있던 사진. 바로 네시, 틀림없이 그것이다. 네시는 긴 목을 곧추 세우고 유유히 호수를 헤엄쳐 내려가고 있다. 이따금 튀어 오르는 물방울도 볼 수 있다.
-<검은 호수>
태낭과 고치처럼 보이던 배아의 형태, 툭툭 뛰던 심장, 콜포스코프가 동굴 탐사하듯이 여자의 질 속을 헤집고 다니며 모니터에 낱낱이 고해 주었을 때 여자는 눈을 감고 외면해 버렸다. 8주 되었군요.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라는 경애의 말끝에 함께 왔던 친구가 대신 대답했다. 없애야지. 어떡하겠어요. 그 자식이 글쎄 유부남이라는 걸 감쪽같이 속였다지 뭐예요. - <차가운 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