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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여행 > 영국여행 > 영국여행 에세이
· ISBN : 9788996299943
· 쪽수 : 303쪽
· 출판일 : 2010-05-17
책 소개
목차
허밍 & 드로잉
Prologue. 끝의 시작
Episode 1. 런던을 거닐다
허밍. Dreaming Song
도착
편견을 버려_Shadwell
타워브리지에서 만난 소년들
지하철 거리 악사
외롭다면 그리니치로
인디언 모자_I didn't find it, it found me
클럽 렉싱턴
브릭레인
세인트 제임스 파크
Another Days. 에든버러, 리버풀
드로잉. London Drawing
Mind the Gap
관점의 차이
마르지엘라가 뭐야 대체!
공짜라서 좋아
다음
쇼핑지옥_Boxing Day Oxford Street
<삶의 기억> #1 불면증 / #2 바이올린 / #3 우리만의 크리스마스 / #4 김밥이 먹고 싶어 / #5 진통제 / #6 소금 범벅 블라우스
Episode 2. 노래하는 여자, 그림 그리는 여자
허밍. Dreaming Song
녹음실의 기억
안토니 앤 더 존슨스
그대는 나의 영웅이야, Tracy Chapman
Live or Die
Play me, I'm yours
우울증의 출구
황제의 죽음
무대 위에 오르기 위해 태어난 사람, 마돈나
<음악 노트> #1 Dear. My Sinead Oconnor / #2 잔혹한 / #3 도약 / #4 위치 / #5 주연의 똑똑한 대답 / #6 완벽한 음악
드로잉. London Drawing
체력의 문제? 열정의 문제!
라파엘
건배!!!
하늘사진
이런 스튜디오를 가지고 싶어
난, 100년이나 뒤쳐졌어
사라진 뱅크시
+ 백승아의 Gallery Trip.
Episode 3. 타인의 취향
허밍. Dreaming Song
밴드구인광고
타인의 시선
당신은 고통을 즐길 줄 아는가
왕립음악학교_Royal College of Music
드로잉. London Drawing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
변신 여자
그녀의 전시회
독일사람
묘지의 아이러니
나를 데려가 줘
거리의 예술가들
Episode 4. 러브 앤 프리
허밍. Dreaming Song
여행이란
존재하지 않는 사람
분실물
드로잉. London Drawing
날씨가 좋다
천재의 조건
축구
무서운 곳에서의 파티
미신과 스카폴딩
New Year's Eve-Auld lang syne을 부르고 싶어서
Epilogue. 시장의 끝
부록. Music Festival. 나인의 Rock Werchter를 향하며
리뷰
책속에서
"런던으로의 여행과 런던에서의 삶, 두 가지 맛 인생 이야기"
Prologue.
어김없이 봄이 찾아왔다.
매년 봄이 되면 무언가 특별한 일이 생길 것 같은 막연한 기대감에 휩싸인다.
그러나 여름이 찾아올 때쯤이면, 내 기대감과는 달리 지극히 평범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그것은 결코 유쾌한 기분이 아니다. 무엇도 이뤄지지 않은, 특별할 것 없는 한 해를 다시 되풀이한다는 것. 나는 매일마다 나의 20대를 상실하고 있다는 기분에 쫓기듯 살고 있다.
20대 후반의 나. 앞만 보고 달려왔던 나. 어린 시절 꿈을 아직까지도 간직하고 있는 나. 그러나 변화하고 있지 않은 나. 이대로 괜찮은 걸까?
특별한 사건들이 일어나길 바랐던 지난 날들을 되짚어보면서 문득 이번 봄에는 반드시 무언가를 찾아 뛰어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상만 해도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런던 여행, 언젠가는 꼭 갈 거라고 다짐했던 '유럽 록 페스티벌'
이 정도의 거창한 계획이라면 내 삶에 변화를 가져다 주지 않을까? 이번이 아니면, 올해가 아니면 이런 계획을 실천으로 옮기기 힘들 거라는 다급함이 가슴에 불을 지른다.
여행을 준비하면서 음악 하는 네 명의 여자들과 동행하게 되었다. 함께 밴드를 하고 있는 이랑과 정아, 노래하는 보령과 싱어송라이터 임주연까지. 그들 역시 봄의 탈출을 원해왔는지 여행 계획을 듣고는 망설임 없이 여행에 합류했다.
삶은 사건을 원한다. 그리고 이 두 계획은 사건을 가져다 주기에 충분하다.
이로써 나의 평범한 봄은 드디어 끝을 맞이할 것이다.
- 허밍의 프롤로그 <끝의 시작>
어느덧 런던이라는 동네는 서울만큼이나 익숙한 동네가 되어 버렸다. 아니 어쩌면 나에게 있어 런던은 서울보다 더 잘 아는 곳일 수도 있다. 서울은 의식적으로 이곳 저곳 돌아다닌 적이 없지만, 런던에서는 자가용도 없이 언제나 두 발로,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해서 참 많이도 걸었다.
하지만 이 익숙함에도 시작이 있었겠지. 그냥 태어나면서 익숙해져 버려서 이제 내 몸 안에 녹아 든 듯이 당연한 서울의 거리와는 달리, 런던의 거리에 익숙해지기 위해서는 항상 무언가에 부딪히고, 낯섦과 대면했어야 했다.
그 낯섦 조차 익숙해지기 시작한 것은 어느 때였을까.
어느 순간 매일매일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찾을 수 있다는 사실 자체에 길들여져 버린 나에게 런던은, 아이러니하지만 낯선 익숙함이었다.
- 드로잉의 프롤로그 <낯섦의 시작, 익숙함의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