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스 트레킹 1

마을만 벗어나면 숲과 알파인 초원이 펼쳐져 있다. 그 위로 만년설을 이고 있는 침봉이며 빙하들이 즐비해 언제 어느 때든 산책이나 등반을 즐길 수 있다. 이른 아침 숲속의 산책길에서 만나게 되는 이슬 맺힌 야생화의 아름다움이나 천진한 산양과 마모트의 귀여움은 이곳 생활이 안겨주는 큰 선물이다. 그리고 천지간에 말동무 한 명 없이 알파인 초원과 만년설 빙하 위를 홀로 걷다보면 눈이 시릴 정도의 푸른 하늘과 청량한 아침공기가 친구 이상의 기쁨이 되어 나를 충만하게 한다. (본문 중에서)

산과 가까이 지내는 생활을 하다보면 날씨에 민감해지기 마련이다. 한밤중에 산장 문을 열고 나와 기온을 느끼고 바람의 세기를 가늠하며 다음날의 운행에 대비한다. 이때 마주치는 칠흑 같은 밤하늘에 펼쳐진 은하수의 아름다움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알파인 등반을 하거나 사진작업을 하다보면 새벽 일찍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이 얼마나 행복한 순간인가. 곧 있으면 태양이 대지를 박차고 오르는 광경을 지켜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어 암흑의 어둠이 결코 꺼려지지 않는다.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