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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여행 > 중국여행 > 중국여행 에세이
· ISBN : 9788997371167
· 쪽수 : 320쪽
· 출판일 : 2015-05-27
책 소개
목차
1장 연변에 가기 전에
연변조선족자치주
연변이라는 이름
고난의 조선족들
연변에 살다
2장 백두산, 연변 관광 1번지
백두산은?
천지와 그 부근
3장 시인 윤동주의 발자취
윤동주 시인의 생가
윤혜원 여사와의 해후
윤동주가 중국 조선족 애국 시인?
4장 6시 2현 둘러보기
연길시, 연변조선족자치주의 주도
용정시, 항일운동의 중심지
도문시, 눈물 젖은 두만강이 탄생한 도시
혼춘시, 화려한 비상을 꿈꾸는 금삼각지대
화룡시, 항일 전투의 백미 청산리 대첩의 땅
돈화시, 발해의 첫 도읍지
왕청현, 조선족 신녀상이 탄생한 도시
안도현, 백두산을 품에 안은 자랑스러운 땅
5장 연변의 이런저런 이야기
연변 스케치
연변의 음식
나무야, 나무야!
중국의 술
중국의 문화
저자소개
책속에서
숙소로 돌아와 불을 켜 보니 주방이 딸린 작은 거실과 그 안쪽으로 방 한 칸이 보였다. 방문을 열고 손가락으로 방바닥을 문질렀더니 손가락에 먼지가 새까맣게 묻어났다. 두 달 동안이나 방을 비워두었으니 응당 그러리라. 밖으로 나가 걸레를 찾아 빨고는 방을 닦았다. 바닥을 한번 훔치고 나니 노란 방바닥이 나타난다. 까만 먼지가 완전히 한 층을 이루고 있었던 것이다. (……)
이 방은 아무개 교수가 사용하던 방인데 우선 여기 있는 살림살이를 그대로 쓰라고 했으니 내일부터 내가 밥을 해 먹으며 생활해야 한다. 내일은 오리엔테이션의 마지막 날로 용정을 간다고 했었다. 일송정, 윤동주 시인이 다녔던 대성학교, 그의 생가 등이 떠올랐다. 내일을 위해서는 빨리 잠들어야 했다.
거실은 닦을 생각도 하지 못한 채 남이 덮던 이불을 펴는데 서글픔이 밀려온다. 선뜻 남의 이불 속으로 들어갈 용기가 나지 않아 뒷짐을 지고 방안을 몇 번 서성거린 다음에야 눈을 먼저 감고 이불 속으로 들어간다. 연변에서의 둘째 밤도 이틀 동안의 피로로 인해 이내 잠들 수 있었다.
천지로 올라가는 길은 약 50미터 정도인데, 거리가 먼 것은 아니지만 비탈진 길이어서 올라가는 것이 꽤 힘들다. 하지만 이 길이 걷지 않으면 천지의 모습을 볼 수 없다.
천지를 내려다볼 수 있는 지점에 이르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날씨에 따라 각각 다르게 보이긴 하지만 천지를 대하는 감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천지에 올라 그 모습을 온전히 바라볼 수 있는 것이 대단한 행운이기 때문이다.
점심을 먹고 거실에서 차를 마시며 우리는 두 분에게서 윤동주 시인의 이야기와 용정에서 살았던 시절의 이야기, 오라버니를 주검으로 맞아야 했던 기막힌 이야기를 들었다.
그분들은 오직 하나님과 윤동주 시인만을 생각하고 기도했다. 2시간 동안 우리는 조용조용하게 흘러나오는 윤동주 시인에 대한 누이동생의 회고담을 들을 수 있었다. 요절한 식민지 시인의 맑고 순수하고 애절한 사연은 산골의 계곡 물소리처럼 내 가슴에 다가와 긴 여운을 남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