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91130698267
· 쪽수 : 212쪽
책 소개
목차
열일곱 마리의 개
학교라는 별
엄마는 개 수집가
죽일 놈의 학교
외톨이들의 아우성
정글의 법칙
부서진 해금
너무 작은 심장
혼자가 아니야
굴욕의 시간
공포 속으로
유기견 파티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천장에서 투두둑거리는 소리가 났다. 빗소리였다. 통풍구 사이로 조금씩 빗방울이 새어 들어 한두 방울씩 툭툭 떨어졌다. 창밖을 내다보니 검은 구름이 하늘늘 뒤덮었다. 조금 전까지 희미하게 보이던 별도 사라졌다.
어두운 하늘에서 뭔가 툭 튀어나올 것 같은 분위기였다. 공터의 어둠이 버스를 집어삼킬 것 같이 적막했다. 사람이 살지 않은 곳에 우리 가족만 외따로 떨어져 있는 것 같았다. 괜스레 가슴이 울렁거려 옆에 놓인 낡은 베개를 꽉 끌어안았다.
“주디야, 비 온다.”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주디는 그새 잠들었는지 말이 없었다. 버스에서의 첫날인데 벌써부터 두렵고 짜증이 났다. 세상으로부터 버려진 느낌이었다. 언제까지 이런 생활을 해야 할지 모른다고 생각하니 더없이 우울했다. 나의 열다섯 번째 생일이 이렇게 끝나가고 있었다.
“이주노, 내 말 잘 들어봐. 넌 세상이 네 뜻대로 될 거라 생각하지? 그렇게 된다면 세상살이가 얼마나 쉽겠니?”
원장은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네 말대로 유기견을 돌봐주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단다. 세상은 그런 인정이나 선의 따위로 돌아가는 게 아니거든.”
원장은 어려운 말만 골라 쓰며 무료 진료를 거절했다. 논술 문제도 아니고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늘어놨다. 치사한 인간. 새우만 아니라면 당장 문을 박차고 나가고 싶었다. 아픈 개 한 마리를 두고 설교나 늘어놓다니.
“그래도 의사는 아픈 개를 고쳐야 하잖아요.”
“동물을 고치는 건 맞지만 무료 진료를 하진 않아. 이것도 어쩌면 장사라고 봐야지. 개는 이제 데려가렴. 모든 개는 자기 수명대로 살다 가는 게 순리야. 그러니 억지로 수명 연장할 필요가 있겠니? 더구나 돈도 없잖아. 넌 개한테 할 만큼 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