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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ISBN : 9791132601401
· 출판일 : 2014-09-03
목차
2013년 종이책 출간작입니다.
외조부의 실종으로 의문을 갖게 된 세라는 할아버지 실종의 열쇠를 쥔 이 회장의 아들 선우에게 접근한다.
“그것 보세요. 제가 잘못 안 것이 아니었어요. 대표님의 아버지가 우리 할아버지의 호텔을 뺏은 장본인이 틀림없어요.”
호텔 블루나이트의 소유자인 이 회장을 아버지로 둔 서울 블루나이트의 대표이사 이선우. 그는 세라의 말에 개풀 뜯어 먹는 소리라고 단정 지었다.
“내가 친히 당신을 불러주었다고 지금 제 정신이 아닌가본데 당장! …….나가요.”
검지가 그녀의 눈 바로 밑에서 찌를 듯이 멈췄다. 그녀는 찔릴 것 같아 찔끔 눈을 감았다. 그 사이 선우의 호통이 들렸고 저도 모르게 놀라 번쩍 떴다. 서슬 퍼런 그의 눈빛이 자신을 죽인 듯이 노려보고 있어 기가 질렸다.
“당신 힘들게 살더니 이젠 눈에 뵈는 게 없나? 수작질 그만하고 여기서 나가!”
그녀의 눈 바로 앞에 있던 검지가 빛의 속도처럼 어느 곳을 가리켰다. 세라는 그곳이 나가는 문임을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대표님. 저, 제 정신이에요. 알아보시면 알겠지만.”
“꺼져!”
“대표님?”
“꺼지라고. 한국말 몰라? get out!"
선우는 세라가 자신에게 접근하려고 수작 부린다고 오해했다. 그녀의 턱을 단번에 쥐고 우악스럽게 힘을 주었다. 젤리가 한 쪽으로 찌그러지듯이 그녀의 얼굴이 우겨지고 있었다. 아픔으로 발버둥치지만 그녀의 두 손은 그의 한 손만도 못했다. 바들바들 매달리듯이 몸부림치다가 순간 그가 구기듯 움켜잡은 턱을 놓자 바닥에 고꾸라지듯이 넘어졌다.
그럼에도 선우는 미안한 기색은커녕 벌레를 보듯이 그녀를 보았다.
“내 말이 안 들리나. 그런 빈 머리로 블루나이트의 대표인 나를 상대하겠다고? 멍청하긴. 넌 이 시간부로 해고다.”
음산한 그의 음성은 세라를 더욱 두려움에 떨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녀는 결코 물러서지 않았다. 자신이 이 호텔에서 청소부라도 붙어 있어야했던 이유가 있었다. 할아버지 소유였던 블루나이트가 할아버지 실종 이후로 남의 손에 넘어갔다. 지금 선우의 아버지인 이대성 회장의 소유가 되어버렸다. 그것을 안지도 몇 개월 전이었기에 그녀는 시간이 촉박했다. 생각 끝에 청소부로 입사했고 선우를 만날 기회를 엿보다가 오늘에야 만났다. 그런데 이대로 물러서라니.
“못나가요. 할 말은 하고 나갈 거예요. 해고할 테면 해요! 하지만 진실을 덮을 수는 없어요. 내가 아는 한 당신 아버지는 우리할아버지의 실종과 관계가 있어요. 당신이 누리는 이 생활이 7살 전까지는 내 것이었다고요. 난 똑똑히 기억해요. 제주의 블루 나이트가 내 할아버지 것이었어요. 어떻게 전국적으로 블루 나이트를 세웠는지는 알바 아니에요. 하지만 제주도의 블루 나이트가 내 할아버지 것은 틀림없다고요”
“그 나이 먹도록 이렇게 구차하게 살았니? 지금 나한테 도와달라는 구걸하는 거야? 그렇다면 번지수를 잘못 짚었어.”
비웃음의 입술은 비틀리고 있었다.
“당장 꺼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