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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외국어 > 통역/번역 > 번역
· ISBN : 9791159017896
· 쪽수 : 568쪽
· 출판일 : 2020-12-31
책 소개
목차
발간사 ● 5
역자 서문 ● 9
서론 ● 17
제1부 방법론적 혁신
번역에서의 불확실성 및 불확실성 관리
그리고 메타인지적 문제해결
에릭 앙헬론 ● 39
번역에서 읽기와 쓰기 프로세스 조정:
미답의 영역 탐구
바바라 드래그스테드 ● 73
문장 구역 과제 중 인지적 노력과
통사적 혼란 그리고 시각적 간섭
그레고리 M. 슈리브, 이사벨 라크루즈, 에릭 앙헬론 ● 105
번역 과정의 재구성 문제
맥락은 이해 과정의 다의성은 감소시키지만
생산 과정의 창의성은 증가시킨다
안틴 포그너 리드닝, 크리스티안 미쉘 라쇼드 ● 135
번역 단위와 문법적 전환
결과물 기반 번역 연구와 프로세스 기반 번역 연구의 통합을 향해
파비오 아우베스, 아드리아나 파가노, 스텔라 뉴만, 에리히 슈타이너,
실비아 한센-쉬라 ● 173
통제 언어와 가독성
샤론 오브라이언 ● 219
제2부 연구 설계 및 이슈
패러다임과 인지통번역학
리카르도 무뇨즈 마르틴 ● 255
번역 프로세스에 대한 통합적 서술
귀데 한센 ● 285
모든 전문가는 숙련가인가?
프로세스 연구에 있어서의 전문성(expertise)의 개념 및
실증적 연구 결과에 대한 재해석
리타 야스켈라이넨 ● 317
제3부 통번역 프로세스 연구와 인지과학의 통합
전문가-성과(expert-performance) 관점에서
본 통역에 있어서의 전문성
K. 앤더스 에릭슨 ● 343
통역 전문성의 신경생리학적 상관관계 탐색
바바라 모저-머서 ● 393
이중언어 화자 뇌에서 통번역을 담당하는
부위의 신경생리학적 상관관계:
최신 견해를 중심으로
브루스 J. 다이아몬드, 그레고리 M. 슈리브 ● 433
이중언어 어휘 체계 내
동원어(同源語: cognate) 프롬프팅(prompting)
번역 과정에서 어휘에 대한 접근 최적화하기
막심 I. 스타메노브, 알렉산드 제르가노브, 이보 D. 포비바노브 ● 487
인지번역학
이론 및 방법론의 발전
산드라 L. 할베르손 ● 523
저자소개 ● 557
역자소개 ● 565
책속에서
제1부 방법론적 혁신
번역에서의 불확실성 및 불확실성
관리 그리고 메타인지적 문제해결
에릭 앙헬론(Erik Angelone)
미국 오하이오 켄트주립대학교
본고에서는 번역에서 불확실성 관리를 위해 메타인지 활동이 이뤄진다는 것을 암시하는 행동 지표들을 기록한 탐색적 연구 결과를 보고하고자 한다. 이러한 행동 지표는 번역사에 의해 구술된 것도 있고 구술되지 않은 것도 있다. 번역사들은 번역상의 어려움에 직면하는 순간 불확실성(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인지적 상태)을 경험한다. 전문 번역사 1인과 번역을 공부하는 학생 3인의 불확실성 관리 양상을 사고발화법과 화면 녹화방식을 활용해 삼각 검증 했다. 본 연구에서는 텍스트 차원, 행동적 차원(문제인지, 해법 제안, 해법 평가), 번역 단계 차원(이해, 전환, 번역문 생산)에서 피험자들 간의 메타인지 활동 양상의 차이에 중점을 둔다. 예비 결과에 따르면 불확실성 관리 방식에 있어 전문가와 학생 사이에 실질적인 차이가 있으며 전문성 정도가 이러한 차이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1. 불확실성 및 불확실성 관리
읽기, 쓰기와 마찬가지로 고차원적 인지 과제인 번역에는 언어 간의 중개(mediation)와 관련된 매우 중요한 문제해결 요소가 추가된다. 번역은 본질적으로 성공적인 과제 완수를 위해 여러 상호 연결된 문제해결 행위를 거치는 일련의 의사 결정 활동이다. 본고의 논의를 위해 ‘문제해결 행위’를 세 가지 근본적인 번역 관련 인지 프로세스―출발어 이해, 출발어-도착어 간의 의미적 전환, 도착어 텍스트 생산―와 연결시켜 볼
수 있다. 연역적?귀납적 추론, 의사 결정, 자기통제, 자기 성찰과 같은 자유의지에 의한 프로세스(volitional processes)를 포함한, 보다 일반적인 기초적 인지 능력 역시 번역상의 문제해결 과정에 활발하게 동원된다. 번역을 이해와 전환, 번역문 생산이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고 이뤄지는 직선적인 문제해결 과정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사실상 이해와 전환, 번역문 생산 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이라도 발생할 경우 번역은 방해를 받는다. 어려움에 직면한 시점에 번역사의 서술적 혹은 절차적 지식이 흔들리게 되면 이내 불확실성이 나타날 수 있다.
본고에서 불확실성이란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인지적 상태로 정의되며 번역 과정에서 특정 행동 양상을 통해 드러난다. 불확실성이 나타나면 번역 흐름의 중단이 관찰되는데 일반적으로 이는 번역상의 ‘문제의 접점(problem nexus)’과 관계가 있다. 여기서 접점이란 주어진 텍스트적 속성 및 차원―어휘, 용어, 연어, 구문, 통사, 문장, 거시차원의 특징―이 번역사의 인지 자원 결핍과 맞물리는 지점이다. 번역사의 서술적 혹은 절차적 지식이 이해, 전환 혹은 번역문 생산 문제를 해결하기에 충분하지 않아서 번역사는 주저하게 되고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확신이 없어지는 것이다.
이러한 번역 흐름 중단은 특징적인 행동에 의해 드러나기 때문에 실험적 연구가 가능하다. 예를 들어 키보드 및 인터페이스 사용에 있어 불확실성을 드러내는 지표에는 도착 텍스트 생산 지연, 삭제 및 수정, 커서 이동, 정보 검색 행위―사전 검색, 전문 용어 검색, 인터넷 검색 등―가 있다. 또한 눈의 움직임, 동공 크기 변화, 특정 두뇌활동 증가 혹은 심지어 갈바닉 피부 반응과 같은 생리적 지표도 있을 수 있다.
실험 상황이 아닌 자연스러운 번역 활동에 있어서 대부분의 불확실성 지표는 비언어적 행동 혹은 생리적인 지표들이다. 그런데 실험 상황에서는 사고발화법과 같은 언어적 프로토콜을 활용해 직간접적 구술의 형태로 나타나는 언어적 지표를 이끌어 내는 것이 가능하다. 이러한 지표에는 직접적인 문제점 언급―“이 용어를 영어로 뭐라고 하는지 모르겠어요”―이나 망설임을 암시하는 질문―“이 어순을 영어에서도 유지해도 될까요?”―, 품질이나 분량에 대한 고민이 드러나는 발언―“호응이 부자연스럽네요”―등이 있다. 불확실성에 대한 언어적 지표를 끌어내는 것이 가치가 있는 이유는 언어적 자기 보고(verbal self-report)에 많은 정보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취득된 정보는 불확실성과 관련된 행동을 분류하고 이를 특정 번역 프로세스―이해, 전환, 번역문 생산―나 어휘, 연어, 구문, 통사, 문장과 같은 텍스트 차원 혹은표층 결속성(cohesion), 심층 결속성(coherence), 장르 규범과 같은 거시적 차원에 연결시키는 데 활용될 수 있다.
티르코넨-콩디(Tirkkonen-Condit, 2000)는 최근 사고발화법을 활용해 번역과 불확실성의 관계를 연구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문 번역사들은 대부분 도착 텍스트의 맥락에서 잠정적인 번역문을 생성해서 시험해 보고 평가함으로써 불확실성을 인지하고 해결하려고 한다. 이러한 역량은 ‘모니터링’의 한 형태로 볼 수 있는데, 모니터링은 문제해결 과정에 대해 생각하고 계획하며 신중하고 전략적인 통제를 할 수 있는 능력을 수반하는 메타인지 구성 요소 중 하나이다. 몇몇 최근 연구에서는 번역 전문성과 모니터링 간의 관계를 발견했으며, 불확실성과 관련된 이슈들을 직간접적으로 탐구했다[티르코넨-콩디, 2005; 아사디와 세귀노(Asadi and S?guinot), 2005; 한센(Hansen), 2003; 프레이저(Fraser), 2000]. 이들 연구에서는 전문 번역사가 비전문가에 비해 불확실성에 대한 내성이 강하고, 모니터링을 활용해 어떤 번역 대안이 적합했고 적합하지 못했는지에 대한 자체 피드백을 하는 경향이 더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한센, 2003, p.26).
프로세스 중심 번역 연구에서 ‘불확실성’이 한 가지 현상으로 기록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불확실성 관리’에 초점을 맞춘 연구는 거의 없었다. 본고에서는 불확실성 관리를 ‘이해, 전환 혹은 번역문 생산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의식적이고 의도적인 전략의 적용’인 것으로 조작적으로 정의한다. 불확실성 관리를 간접적으로 다룬 기존 연구들에서는 대부분 모니터링이 핵심 개념이었다. 특히 전문 번역사 연구에서 그러했는데, 모니터링 활동과 그 효과가 번역 품질과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번역에서의 모니터링을 좀 더 정확하게 정의하자면 ‘문제해결 과정의 특성과 절차에 대해 스스로 생각하고, 해법 도출로 가는 과정에 대한 자가 피드백을 하고, 도출된 해법을 평가할 수 있는 번역사의 메타인지적 능력’이 될 수 있겠다[번역에서의 메타인지 및 모니터링에 관한 논의는 슈리브(Shreve, 2009) 참고]. 티르코넨-콩디와 라우카넨(Tirkkonen-Condit and Laukkanen, 1996)의 사고발화 연구에서는 구두로 잠재적 번역 문제 해법을 평가하는 방식을 사용해 전문성과 성공적인 모니터링 간에 분명한 상관관계가 있음을 보여 줬다. 이들은 또한 후속 연구를 통해 이러한 초기 연구 결과를 확인했고, 모니터링 능력을 전문성의 근본적인 특성으로 재차 강조했으며, 결국 번역 전문성은 모니터링[사이렌과 학카이라이넨(Siren and Hakkarainen), 2002; 한센, 2003], 특히 도출된 해법에 대한 평가적 모니터링(evaluative monitoring) 능력에 달려있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