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여행 > 국내 여행에세이
· ISBN : 9791172245030
· 쪽수 : 270쪽
· 출판일 : 2025-03-10
책 소개
목차
들어가는 말
걷고 싶은 영동
이 깊은 산중에 상어바위, 그것참 신기하네
여름에도 걷고 싶은 길, 바로 여깁니다
월류봉에 달이 머물고, 둘레길에 소리가 머물고
저승골에서는 휴대 전화도 터지지 않는다
슬로시티 예산
느리게 걸어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길
여기서는 달팽이처럼 느리면 더 좋습니다
걷기 좋은 길인데, 사연을 알면 눈물이 난다
왕 두 명을 배출한 곳, 과연 명당이로구나
정지용의 고향 옥천
파란 하늘에 이끌려 찾은 곳, 정지용을 만났다
‘사선녀’가 탄성을 내지른 곳, 옥천에 있습니다
한반도를 닮긴 닮았는데, 좌우가 바뀌었네
CNN이 뽑은 가볼 만한 곳, 옥천 용암사
백범 흔적이 있는 마곡사
백범 선생이 질풍노도의 20대를 보내던 곳
봄이면 언제라도 좋다, 그래서 ‘춘마곡’
땅의 기운이 모두 모여, 세조도 감탄한 곳
김구 선생이 백 리 길 걸어 도착한 곳
덕유산의 사계
죽은 나무도 겨울이 오면 되살아나는 곳
그곳에 가면 이야깃거리가 차고 넘친다
끊임없이 바람이 불었다, 꽃이 춤을 추었다
단풍을 제대로 즐기려면 때를 잘 맞춰야 한다
기타
선조들이 골짜기에서 즐긴 풍류
미륵보살이 놀린다, 용용 죽겠지
세조 발자취 따라간 여행,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처자식 목을 베고 싸움터에 나간 장군
맺는말
저자소개
책속에서
옥동서원 왼쪽에 있는 집 마당을 지나 산길로 접어들었다. 혼자 지나갈 정도로 좁은 길이다. 산새 소리와 풀벌레 소리가 요란하다. 지루하다는 느낌이 살짝 들 때쯤 산등성이에 다다랐다. 시원한 바람이 불었다. 헌수봉 산줄기가 오르고 내리기를 몇 번 되풀이하며 구수천을 향해 달리다 옥봉에서 갑자기 멈춘다.
이곳에 백옥정이 있다. 서원에 딸린 팔각정이다. 서원에서 공부하던 선비들이 올라와서 머리를 식히고 시를 읊었다. 정자에 오르면 사방이 탁 트여 시원스럽다. 밑으로 구수천이 흐르고, 모동 벌판에는 비닐하우스가 바다처럼 끝없이 펼쳐졌다.
석문봉에서 가야봉 가는 길은 바위가 많다. 가는 내내 한적하다. 최고의 전망이 펼쳐진다. 햇볕이 쨍쨍 내리쫴도 그늘져서 걷기 좋다.
샛길이 있으면 기웃거려야 한다. 여러 모양을 한 바위를 볼 수 있다. 앞만 보고 뒤돌아보지 않으면 놓치기 쉽다. 그 가운데 거북바위가 가장 뛰어나다. 거북이가 바위를 넘어간다. 큰 바위가 있으면 굳이 오를 필요는 없다. 옆으로 돌아가면 된다.
가야봉 정상은 방송사 송신탑이 차지했다. 그보다 아래쪽에 전망대가 있고, 그곳에 정상석이 있다. 전망대에 서면 서해와 안면도가 아련하게 보인다.
솔잎융단길 소나무는 위로만 자라지 않는다. 마치 해탈문과 천왕문을 일렬로 놓지 않고 조금씩 비틀어 깊이감을 더한 것처럼 소나무는 한껏 비틀어지고 굽었다. 울창하지 않아 긴장감이 없다. 덕분에 주위를 돌아보는 여유가 생긴다. 그래서 더욱더 아름다운 숲길이었다. 잠깐 내린 보슬비와 함께 산안개도 살포시 내려앉았다가 지나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