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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입니까

사랑, 입니까

박혜지 (지은이)
청색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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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입니까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사랑, 입니까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89176891
· 쪽수 : 268쪽
· 출판일 : 2022-12-29

책 소개

‘청색지소설선’ 여섯 번째 작품. 2022년 아르코창작기금에 선정된 작품이다. 박혜지 작가는 2013년 단편소설 「처형」으로 제5회 구상문학상 젊은작가상을 받으며 등단한 이후 10년 동안 꾸준히 자기만의 작품 세계를 찾아가고 있다. 그 지난한 과정이 이번 소설집에 아로새겨져 있다.

목차

009 무늬
035 오래전 애인이 안부를 물을 때
063 관계의 지정학
091 아름답다
117 복수가 이쯤은 되어야지
143 오십 번지 서쪽
171 비밀
197 그럴 리가 없습니다
221 침몰

243 작품 해설 김대현 문학평론가
사랑, 입니다
264 작가의 말

저자소개

박혜지 (지은이)    정보 더보기
충북 청주에서 태어났다. 2013년 제5회 ‘구상문학상 젊은작가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충북작가회의 회원. 소설집 『오합지졸 특공대』, 『사랑, 입니까』, 동화 『아홉 계곡의 보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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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씻겨놓은 그는 겉으로 보기에 말끔해 보였다. 그러나 옷으로 가려놓은 그의 몸 곳곳에는 내가 만들어놓은 무늬들이 자라나고 있다. 그것들은 나의 이 모양을 따라 붉은 꽃을 피우기도 하고, 나의 손길이 지나간 자리마다 멍울멍울 검푸른 자국을 남겨놓기도 한다. 그러나 나는 그의 가족들이 그 사실을 알까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의 가족들이 그의 옷을 들춰 그의 몸에 찍힌 현란한 무늬들을 볼 확률은 0에 가깝다. 그의 가족들이 그가 빨리 죽기만을 바란다는 사실을 나는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의 몸에 무늬를 남겨놓은 것은 아니지만, 안심은 된다. 그의 마지막 순간을 볼 수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

― 「무늬」 중에서


오십 번지에는 한 명의 노인과 두 명의 노파가 살고 있었다. 한 명의 노파는 한 명의 노인을 ‘여보’라 명명했다. 또 다른 한 명의 노파는 한 명의 노인을 ‘아빠’라 불렀다. 그리고 이 노파는 다른 한 명의 노파에게 ‘언니’라고 했다. 당연하게도 언니라 불린 노파는 또 다른 노파를 ‘동생’이라 불렀다. 한 명의 노인은 한 명의 노파에게는 ‘당신’이라고 했고, 또 다른 한 명의 노파에게는 ‘이쁜이’라고 했다. 여보이기도 하고 아빠이기도 한 노인이 이쁜이이기도 하고 동생이기도 한 노파를 이쁜이라 부를 때마다 당신이기도 하고 언니이기도 한 한 명의 노파는 이를 뿌득뿌득 갈았다.
이건 옛날이야기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얼핏 보면 대단히 복잡한 것 같은 이들의 관계를 도식적으로 설명하면 간단하기 이를 데 없지만, 이건 옛날이야기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기 때문에 이들의 관계가 간단히 정의되어야 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다만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에 대한 독자의 편의를 고려하여 그들에게 이름을 부여한다. 그렇지만 이 이름들은 모두 가명이다.

― 「오십 번지 서쪽」 중에서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돌아 다시 그 날이 옵니다. ‘산 사람은 살아야지.’라는 말이 죄가 되던 그 시절에 우린 모두 죽은 듯이 살았습니다. 숨 쉬는 것조차 조심스러워 서로를 경계하고 눈치를 봤지요. 그러나 그래서는 안 되는 거였습니다. 예의를 지키는 일이란 그렇게 자연스러운 이치를 억압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에게 책임을 지는 것입니다. 누군가의 부서진 시간을 바라보며 똑같이 자신의 시간을 부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마음 놓고 아파할 수 있도록 시간을 굴려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산 사람은 살아야지.’라는 말이 노엽게 들리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더 이상 누구도 아픈 기억의 나이테를 그리지 않아도 되게 말이지요.
또 바람이 부네요. 아까 속엣것을 게우고 났더니 이제 좀 괜찮습니다. 그러나 바람은 계속해서 불어 올 것이고, 그럴 때마다 울컥울컥 욕지기가 나겠지요. 그러면 당신, 아무 말 말고 조용히 나의 손을 잡아주세요. 그리고 토닥토닥 등을 두드려주세요. 그거면 충분합니다. 아주 충분해요.

― 「그럴 리가 없습니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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