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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91189198121
· 쪽수 : 168쪽
· 출판일 : 2018-06-15
책 소개
목차
추천의 말
들어가는 말: ‘평냉’의 이데아
1. 공인된 노포: 한국 평양냉면의 뿌리들
우래옥 의정부 평양면옥 장충동 평양면옥 을밀대
2. 선발 주자: 평양냉면의 가지들
을지면옥│필동면옥│논현동 평양면옥│벽제갈비-봉피양│장수원│강서면옥│
평가옥│평래옥│대동관│부원면옥│남포면옥│수원 평양면옥
3. 후발 주자: 2000년대 이후 등장한 시도들
정인면옥│능라도│배꼽집│로스옥│ 동무밥상│서경도락│진미평양냉면│
금왕평양면옥│삼도갈비│능라밥상│평양옥│평화옥
4. 느슨하게 평냉: 평양냉면의 문법을 차용한 메밀 면 요리
무삼면옥│광화문국밥│고기리 장원막국수
맺는 말: ‘평냉’의 미래
부록
평양냉면 맛 지도
평양냉면 리뷰 노트
책속에서
“누구나 즐길 수 있고, 누구나 향유하고 있는 대중적인 대상을 비평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평은 가장 대중적인 어떤 곳에서 필요로 하는 ‘문장’이라고 나는 믿는다. 이번엔 평양냉면이다. 당신이 평양냉면을 사랑하든, 혹은 맹맹한 국수 따위 절대 안 먹는다고 주장하든 이 책은 그사이를 관통하며 당신에게 정교한 맛보기의 즐거움을 선사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국물에 비해 면은 미묘하도록 나긋나긋해 재미있는 대조를 이룬다. 압출, 즉 틀에 반죽을 넣고 뜨거운 물 위에 짜내는 방식으로 순간을 잘 포착했다. 가늘지만 힘이 아주 없지는 않아 적어도 한 대접을 다 비울 때까지는 버텨주는 데다가 미세하게 돋아 있는 꺼끌꺼끌함이 지루함도 막아준다.
이론과 논리로 쌓은 맛이 있고 세월과 경험으로 쌓은 맛이 있는데, 이 국물은 후자의 완성형 같은 느낌을 준다. 조금 과장을 보태 흑마술이나 연금술이 개입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지경이다. 균형을 거의 완벽하게 이룬 가운데 맑음과 감칠맛의 대비가 극적으로 두드러진다. 대체로 국물이 맑다면 감칠맛이 강할수록 조미료의 거칠음roughness도 드러나기 마련인데, 그런 자취가 전혀 없다. 서늘함과 차가움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다른 평양냉면 전문점보다 약간 차다 싶은 온도도 깔끔함에 한몫 보탠다. 이 모두를 감안하면 뒷맛도 깔끔하다. 가쓰오부시가 대표하는 일본식의 ‘맑지만 감칠맛의 켜가 뚜렷한 국물’에 대응하는 한국 대표로 손색이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