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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릿

햄릿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은이), 정남영 (주해)
부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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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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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제목 : 햄릿 
· 분류 : 국내도서 > 외국어 > 영어독해
· ISBN : 9791191758351
· 쪽수 : 402쪽
· 출판일 : 2025-12-30

책 소개

영어 공부를 지식의 저장이 아닌 ‘주체의 변형’으로 다시 묻는다. 외우기를 넘어 의미의 밀도 높은 텍스트와 씨름하는 과정이 어떻게 몸과 정신을 바꾸는지, 『햄릿』 읽기를 통해 보여준다.
많은 학생들이 영어 공부는 외우는 공부라고 생각한다. 이는,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영어 공부를 영어에 관한 지식을 뇌에 저장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을 더 일반화시키면 공부 일반을 지식의 저장으로 보고 교육은 지식의 전달로 보는 관점이 된다. 그런데 이 관점에 따르면 상당한 번역 기능을 갖춘 AI가 이미 활약하고 있는 현대에는 영어 공부의 필요가 사라진다. 지식을 AI로부터 제공받으면 되므로 우리의 머리에 저장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이런 관점이 대세이고 또 많은 사람에게 유용하겠지만, 이것이 유일한 관점, 혹은 유일하게 유용한 관점이 되기에는 세상이 넓고도 깊다.
이와는 전혀 다른 관점이 존재한다. 이 다른 관점에 따르면 공부란 공부하는 사람의 몸과 정신이 바뀌는 것, 즉 푸코가 ‘주체의 변형’이라고 부른 것이다. 주체의 변형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일어나면 공부하는 사람의 존재가 확대되거나 혁신된다. 그리고 이 관점에 따르면 교육이란 지식을 전하는 것이 아니라 주체의 변형을 돕는 것, 즉 이러한 변형이 일어나기 좋은 조건을 조성해 주는 것이다. 이와 유사한 취지에서 니체는 「교육자로서의 쇼펜하우어」에서 교육자를 ‘해방자’라고 부른 적이 있다. 주체의 변형을 막는 조건으로부터 해방해 준다는 말이다.
그런데 영어를 배우면서 ‘주체의 변형’과 같은 일이 정말 일어나는 것일까? 영어 공부의 방식을 지식의 저장으로 볼 뿐만 아니라 영어 공부의 목적도 입시와 같은 표준화된 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얻는 것으로 보는 견해가 대세인 세상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이런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영어 공부에서도 주체의 변형이 실제로 일어난다. 나는 대학 내에서든 대학 바깥에서든 나한테 영어를 배운 학생들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을 목격했다. (주체의 변형이 일어나면 영어 실력의 향상이 반드시 동반된다.) 다만 안타깝게도 외우기 공부의 틀에 갇혀 있는 대부분의 학생에게는 성적이 어떻든 영어 공부의 과정에서 주체의 변형이 일어나는 일이 드물다. (오히려 건강한 대학 생활을 통해 주체의 변형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주체의 변형이 영어 공부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일어날 수 있는 것일까?
핵심은 외우기를 넘어서는 데 있다. 사실 원어민이 아닌 사람이 영어를 배울 때는 외우는 데서 시작할 수밖에 없다. 단어의 기본적인 의미를 외워야 하고 단어들 사이에 사회적으로 인정되는 관계(즉 문법)를 외워야 한다. 이 일에 필수적인 것이 영어 단어와 한국어 단어의 일대일 대응 관계이다. 즉 ‘I = 나(는), have = 가지다, a pencil = 연필’ ─ 이런 식으로 외운다. 어느 단계까지는 이러한 외우기를 잘하는 것이 좋은 성적을 얻게 만드는 데 효과적일 것이다. 그런데 일정 단계를 지나면 이런 일대일 대응이 무력해지기 시작한다. 하나의 단어가 맥락에 따라 여러 의미를 갖게 되기 때문이며 더 나아가 단어의 의미를 어떤 우리말 단어를 사용하여 옮겨야 적절한지가 불투명해지기 때문이다. 이 단계에서 영어 공부는 그 적실한 의미를 포착하려는 끊임없는 노력으로 구성되며, 이는 외우는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형태의 공부이다. 단어의 기본 의미와 문법을 당연히 알아야 하고, 그 단어가 맥락 속에서 가지는 의미를 알아야 하며, 때에 따라 그 바탕에 깔려 있는 사회적·역사적·문화적 맥락을 알아야 한다.
이렇게 의미를 이해하는 데 작용하는 요소들이 복합적일수록 의미의 밀도 또한 높은 것이 되는데, 밀도가 높은 텍스트를 공부하는 사람은 사전에 나온 단어의 의미들을 외우는 것으로는 적실한 의미를 포착하는데 턱없이 부족함을 느끼게 되며, 단어마다, 어구마다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 고투를 벌여야 한다. 이 고투의 노력은 그 과정과 결과가 고스란히 공부하는 사람의 몸과 정신에 쌓이게 되고 (알다시피 몸은 정신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밀도 높은 텍스트의 적실한 의미를 이해하려는 노력은 주체의 변형을 낳을 수밖에 없다. 사실 밀도 높은 텍스트를 접하는 것은 미지의 세계를 접하는 것과 동일한데 주체는 미지의 세계에 접하여 그 세계를 이해하려 하고 그 이해에 기반을 두어 그 세계에서 자신의 자리를 잡아 정착하려고 할 때 틀림없이 변형된다.
『햄릿』과 같은 셰익스피어의 작품이 영국 문학사에서만이 아니라 세계 문학사에서 하나의 정점을 나타낸다고 할 때, 여기에는 이 작품이 주체의 변형을 낳는 작품으로서 탁월하다는 점, 즉 의미의 밀도(복합성) 측면에서 탁월하다는 점이 포함된다. 이 탁월함의 구체적 양태를 영국의 비평가 리비스(F. R. Leavis)가 ‘시적 언어 사용’이라고 부른 것으로 설명해 볼 수 있다. ‘시적 언어 사용’은 이미 정해져 있는 의미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데 복무하도록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는 리비스가 ‘산문적 언어 사용’이라고 부른다)이 아니라 새로운 의미를 창조하고 생성하는 데 복무하도록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햄릿』과 같은 작품은 오랜 세월 유통되어 온 자료를 ‘다시 쓴 것’이므로1 전체 몸의 형태(줄거리)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그것을 구성하는 세포들, 즉 단어들이 다르다. 그냥 다른 것이 아니라 살아 있다. 단어들은 여러 의미를 자신에게 중첩시키기도 하고, 더 나아가 새로운 의미를 생성하기도 한다. 새로운 어휘를 만들어서 새로운 의미를 전달한다는 말이 아니다. 셰익스피어가 새로운 어휘를 만들어서 특정 경우에만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의미의 생성은 이미 존재하는 단어들이 극적 맥락에서 특이하게 배치됨으로써 이루어진다. 극적 맥락은 작품 전체로 확대되므로, 작품 전체가 의미 생성의 네트워크가 된다. 조금 달리 말하자면, 단어들은 의미를 발생시키는 극적 맥락 전체 속에서 살아 있다.
그래서 『햄릿』을 읽는 과정은 곳곳에서 중첩되고 생성되어 포도송이처럼 머금어지는 의미들을 포착하고 탐색하는 과정—멈칫하며 머물고, 이미 읽은 부분으로 되돌아갔다가 다시 오고, 텍스트에서 물러나 잠시 또는 한참 생각하고 난 후에야 텍스트로 돌아와 다시 조금 앞으로 나아가고 하는 과정—으로 구성된다. 문학적 해석의 차원으로 상승하기도 전에 기본적인 텍스트 이해 과정에서부터 그렇게 된다. 그리고 이런 과정에서 일어날 수밖에 없는 주체의 변형을 겪어보지 않고서는 이 작품에 대한 제대로 된 문학적 해석과 비평으로 나아갈 수도 없다. 문학적 해석과 비평은 작품의 몸체를 구성하는 의미 생성 네트워크 전체와 씨름하면서 출현하기 때문이다.
이런 텍스트를 읽는 데는 힘이 많이 든다. 그러나 그런 만큼 주체의 변형을 통해 얻는 것이 반드시 있으며 이는 영어 실력만이 아니다. 『햄릿』이 왜 여러 철학자들에 의해 사유의 한 성취로서 원용되겠는가? 이 작품은 인류가 성취한 사유의 한 정점을 이루며, 이 작품을 읽는 사람은 읽는 과정에서 이 사유를 체험하면서 자신을 변형해 나간다. 이 주해서는 이 변형을 조금이나마 도우려는 책이다. 그래서 이 주해서는 영문학을 공부하는 사람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또한 영어 실력의 제고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주체의 변형을 자신의 삶의 여정으로 삼는 모든 이들을 위한 것이다.

목차

1막(Act I)
1막 1장 • 7
1막 2장 • 28
1막 3장 • 56
1막 4장 • 71
1막 5장 • 79

2막(Act II)
2막 1장 • 102
2막 2장 • 115

3막(Act III)
3막 1장 • 175
3막 2장 • 192
3막 3장 • 234
3막 4장 • 244

4막(Act IV)
4막 1장 • 266
4막 2장 • 270
4막 3장 • 273
4막 4장 • 281
4막 5장 • 282
4막 6장 • 304
4막 7장 • 308

5막(Act V)
5막 1장 • 328
5막 2장 • 357

주해자의 말 • 397

저자소개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은이)    정보 더보기
1564년 4월 23일 존 셰익스피어와 메리 아든 사이에서 태어났다. 셰익스피어는 아름다운 숲과 계곡으로 둘러싸인 인구 2000명 정도의 작은 마을 스트랫퍼드에서 8남매 중 셋째로 태어났고, 이곳에서 학교를 다녔다. 주로 《성경》과 고전을 통해 읽기와 쓰기를 배웠고 라틴어 격언도 암송하곤 했다. 열한 살에 입학한 문법 학교에서 문법, 논리학, 수사학, 문학 등을 배웠는데, 《성경》과 더불어 오비디우스의 《변신》은 셰익스피어에게 상상력의 원천이 된다. 그리스어도 배웠지만 그리 신통하지는 않았다. 그 때문에 동시대 극작가 벤 존슨은 “라틴어는 신통하지 않고, 그리스어는 더 말할 것이 없다”라고 셰익스피어를 조롱하기도 했다. 그러나 셰익스피어의 타고난 언어 구사 능력, 무대 예술에 대한 천부적인 감각, 다양한 경험, 인간에 대한 심오한 이해는 그를 위대한 극작가로 만들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그는 제대로 교육받지는 못했지만, 자연으로부터 모든 것을 배운 자연의 아들이자 천재였다. 1590년대 초반 셰익스피어가 집필한 《타이터스 앤드로니커스》, 《헨리 6세》, 《리처드 3세》 등이 런던 무대에서 상연되었다. 특히 《헨리 6세》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그에 대해 악의에 찬 비난도 없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의 작품은 인기를 더해 갔다. 1623년 벤 존슨은 그리스와 로마의 극작가와 견줄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셰익스피어뿐이라고 호평하며, 그는 “어느 한 시대 사람이 아니라, 모든 시대의 사람”이라고 칭찬했다. 1668년 존 드라이든은 셰익스피어를 “가장 크고 포괄적인 영혼”이라고 극찬했다. 셰익스피어는 1590년에서 1613년에 이르기까지 10편의 비극(로마극 포함), 18편의 희극, 10편의 역사극, 그리고 시집 《소네트》를 집필했다. 38편의 희곡 작품들은 상연 연대에 따라 대개 4기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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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남영 (주해)    정보 더보기
서울대 대학원에서 디킨즈 소설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27년 동안 경원대 교수로 재직했고, 2012년 대학에서 스스로 퇴직한 후 독립연구자로서 문예, 철학, 삶을 가로지르며 커머니즘(commonism, 공통주의)의 회복·양성·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저서로는 『리얼리즘과 그 너머』, 『민중이 사라진 시대의 문학』(공저) 등이 있고 역서로 『마그나카르타 선언』,『다중』(공역), 『공통체』(공역), 『D. H. 로런스의 현대문명관』(공역)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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