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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91194632191
· 쪽수 : 94쪽
· 출판일 : 2025-10-30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 006
빨강 마커펜 011
호구의 묘수 031
전자 칠판 소동 053
A8호 075
책속에서
빨강 마커펜
“최나래, 나를 친구로 생각하긴 했어? 네가 더 돋보이려고 같이 다녔던 거야?”
“그게 무슨 소리야?”
“넌 항상 네 마음대로야. 내 생각은 하나도 안 하잖아.”
“내가 뭘 어쨌다는 거야. 지금껏 말 안 하고 있다가 갑자기 그래?”
“너와 싸우게 될까 봐 참았어! 계속 참았다고!”
나는 깊숙한 곳에 있던 말을 내뱉었다. 나래가 흠칫 놀라며 눈만 끔벅였다.
“나도 이런 내가 싫어, 꾹꾹 담아 놓고 말 못 했던 게 후회가 돼.”
울음을 삼키며 다 쏟아냈다. 말하고 나면 속이 시원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허전했다. 온몸에서 기운이 빠져나간 것 같았다. 가만히 듣고만 있던 나래가 천천히 입을 뗐다.
“범인이 너라는 거, 증거가 확실했지만 믿기지 않았어.”
‘이미 알고 있으면서 나를 시험한 거야? 역시 넌 그런 애야.’
“그다음에는 화가 나서 참을 수 없었고.”
‘나는 오랫동안 견뎌왔어.’
“항상 내 편이었던 네가 어떻게 그럴 수 있어?”
‘내가 오죽했으면 그랬겠어. 그동안 나도 너무 힘들었어.’
쏘아붙이던 나래가 감정을 누르는 듯 숨을 들이마셨다. 조금 누그러진 목소리로 다시 말했다.
“네가 편해서 그랬지, 너를 친구로 생각 안 했던 적은 한 번도 없어.”
나래 말에 헛웃음이 나왔다.
“내가 편해서 그랬다고? 난 항상 네가 필요할 때만 부르고 필요 없을 땐 던지는 물건 같았어.”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