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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여행 > 국내 여행에세이
· ISBN : 9791196667900
· 쪽수 : 244쪽
· 출판일 : 2023-06-05
목차
010 편집자의 글 : 그 길에 선 그를 글로 만나다
014 여는 글 : 바우길부터 걸어서 지구를 진동시켜라
024 산… 강릉의 산, 사람이 산을 닮아가고, 산이 사람을 닮아가고
036 바우길 1구간 ‘선자령풍차길’을 지나고 울트라바우길 5구간을 걷던 날입니다
046 바우길을 걸으며 설악산을 기억합니다
060 바우길 2구간은 그 옛날부터 있던 길 ‘대굴령 옛길’입니다
076 바우길보다 더 오래됐지만 잊지 말아야 할 히말라야 마나슬루 트레일
092 바우길 3구간은 ‘어명을 받은 소나무 길’, 세상의 소나무를 만나는 길입니다
102 쿰부 히말라야, 칼라파트라 언덕으로 가는 길, 신들의 영역을 엿보는 길입니다
120 바우길 17구간, 구름도 놀다 가는 ‘안반데기 운유길’
132 CTC, 영국이 처음이고 당연히 세인드 비즈가 처음이던 날
144 강릉의 바다에 안락한 자유가 되는 길이 있습니다
150 바우길 5구간은 강릉의 많은 바다와 호수를 걷는 ‘바다호숫길’입니다
168 바다는 보이지 않는 산길, 알프스 오뜨루트 트레일을 걸었습니다
188 바우길 8구간 ‘산우에바닷길’, 산으로 올라갈수록 바다는 더 높이 떠 있는 길
198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이젠 가봐야지 않겠나…
210 바우길 12구간은 또다른 강릉바다와 어촌마을을 만나는 ‘주문진 가는 길’입니다
220 바다는 없고 큰 바윗돌만 줄 서 있다는 이탈리아 알프스 돌로미티로…
232 닫는 글 : 언제나 이제 시작이
저자소개
책속에서

편집자의 글
그 길에 선 그를 글로 만나다
이기호 (사)강릉바우길 사무국장을 처음 만난 것은 2021년 여름이었다. 강릉시문화도시지원센터에서 발행하는 매거진 「시나미」 편집장으로 일하게 되면서 여행객이 아닌 거주민의 시선을 빠르게 가져야 했다. 그때 만나보라고 추천받은 첫 번째 인물이 이기호 사무국장이고, 첫 만남은 주문진해변에서 향호리를 한 바퀴 도는 강릉바우길 13구간 ‘향호 바람의 길’ 위에서였다. 6시간을 함께 걸었지만 제대로 이야기도 못 나눴다. 이야기하려고 하면 그는 언덕에 올라가 걷는 사람들 사진을 찍었다. 또 이야기하려고 하면 많은 이들이 우리를 감싸고 끼어들었다. 몇 번의 바우길 걷기 모임에 참여하고 정식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인터뷰하기는 더 힘든(?) 인물이었다. 대화의 반 이상이 농담인지 진담인지 모르겠을 뿐만 아니라 이야기를 듣다 보면 그만의 유머 코드에 빠져 본래 하던 이야기가 무엇인지 잊기 십상이다. 그러나 그의 글은 다르다. 사람을 홀리는 유머러스함은 그대로이면서 폭넓고 깊은 지식을 바탕에 둔 낭만과 진지함을 오가며, 생생함까지 담아내는 필력을 지녔다. 그래서 인터뷰 대신 글을 써 달라 요청했었다. 필요하면 쓰라고 함께 보내준 사진은 또 얼마나 잘 찍었는지, 그것이 이 책의 시작이었다. “글 쓰고 사진 찍는 재주를 그냥 두지 마시라”고 한마디 한 것이 이기호 사무국장의 가슴에 불씨가 되었다 했다.
(중략) 이기호 사무국장이 보내온 글을 읽으며 심장이 마구 뛰었다. 강릉의 산과 그중에서도 바우길을 담은 글만으로도 사계절 내내 그 길을 걸어야 할 이유가 충분했다. 이 책에 바우길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가 그동안 전 세계를 돌며 걸었던 여러 길 가운데 바우길과의 연결성을 고려해 고른 최고의 길들이 이기호의 시선으로 담겼다. 이 책을 읽고 나면 걸어야 할 길이, 걷고 싶어지는 길이 족히 20개는 넘게 쌓일 것이다. 총기가 예전 같지 않으니 외우는 대신 이 책을 들고 가야겠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농담 반 진담 반의 언어를 구사하는 이기호 사무국장도 궁금해질 것이다. 그는 따로 소개받지 않아도 누구나 매주 토요일에 만날 수 있다. 함께 걸을 수 있다. 그가 찍는 사진의 피사체가 될 수 있다. (사)강릉바우길 홈페이지(www.baugil.org) ‘다 함께 걷기’ 카테고리에 매주 함께 걸을 길과 만날 장소가 안내된다. 준비물만 잘 챙겨 나가면 된다. 또 그는 강릉원주대 앞, 강릉바우길 16코스 출발 지점인 ‘여행자플랫폼 강릉수월래’를 위탁운영하고 있다. 그와의 첫 만남을 떠올려본다. 여름이 막 시작되어 세상이 온통 푸르고 바람이 좋았던 날이었다.
“그래도 산에 다니기 참 잘했어요. 바우길을 내고 걷기를 잘했어요. 어쩌고저쩌고하는 많은 소리를 들었어도 이제 와 생각하니 산에 다니기를, 바우길을 내고 걷기를 참 잘했어요. 이렇다 가진 건 쥐뿔도 없지만 생각해 보니 산에 다니기를, 바우길을 내고 걷기를 참 잘했어요. 돌아보니 부러운 사람도 없고, 미워할 사람도 없으니 산에 다니기를, 바우길을 내고 걷기를 참 잘했어요. 세상을 사랑합니다만, 더 이상 방법을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산에 다니며 더 친구를 맞이하고, 스승을 찾고, 쭉 바우길을 걸으며 도반들과 함께할 생각을 하니 지금껏 산에 다니기를, 바우길을 내고 걷기를 참 잘했어요. 생각하면 할수록 참 잘한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