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집어본 아프리카 (아프리카에 대한 전복적 시각)
오정숙 | 아딘크라
15,300원 | 20231229 | 9791189453251
경희대학교 아프리카연구센터는 2009년에 개소한 이후, 아프리카 문화 연구를 꾸준히 수행하며 성과를 축적해 왔다. 이러한 학술 성과가 전문 연구의 틀에만 한정되어 학계에서만 전유 되는 것은 매우 아쉬운 일이었다. 이렇게 해서 일반 대중들이 보다 쉽고 재미 있게 아프리카 문화의 역동성과 주체성을 발견할 수 있게끔 기획하 게 된 것이 '트랜스아프리카' 총서이다. '트랜스'라는 말은 트랜스컬쳐, 트랜스내셔널, 트랜스휴먼 등과 같이 현대의 탈공간적, 탈시간적, 탈경계적 사회와 인간, 문화를 지칭하는 데 두루 쓰이고 있다. 트랜스 담론은 시공간을 초월하는 수평적 ㆍ공시적 개념으로, 국가, 민족, 문화적 경계를 넘는 ‘초월’, 문화적 다양성과 혼종성을 포괄하는 횡단', 문화의 상호적 교류와 역 동적 생성을 포착하는 '이행‘, 새로운 문화를 생성하고 확산시키는 '변화'의 의미를 모두 담고 있는 폭넓은 개념이다. 아프리카는 노예무역과 식민화 등의 영향으로 서구 세계의 영향 혹독하게 받은 만큼, 현대 아프리카는 문하, 음악, 미술, 패션 등 다양한 문화 영역에서 전 시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트랜스아프리카 총서는 아프리카와 세계가 주고받는 역동적인 문화 횡단과 전용, 변화의 과정을 포착하고 싶다는 의도에서 기획되었다. 이러한 취지에 공감한 연구자들의 도움으로 지난해 총서의 제1권인 『횡단하는 아프리카』가 발간되었다. 이제 제2권으로 『뒤집어본 아 프리카』가 나오게 되었다. 가로지르고, 들여다보고, 뒤집어보며 아 프리카인과 아프리카 문화에 대해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하고 이해하며 알리자는 의미이다.
제1부에는 문화 예술 영역에서 아프리카에 접근한 네 편의 글이 수록되었다.
윤유석은 인도네시아 전통 직물 바틱을 바탕으로 유럽산 왁스가 생산되고 아프리카에서 주로 소비되며 아프리카 왁스로 변모되는 문화 혼종화 과정을 추적하며 왁스 프린트가 '진짜' 아프리카 문화가 될 수 있다고 제시한다.
박언영은 서구에서 인정받는 감독이 진정한 아프리카를 '사실 적'으로 담겠다고 제작한 유명 영화라 할지라도 그것이 얼마나 백인들의 제국주의적인 시선으로 아프리카를 묘사하고 있는지 카롤리 네 링크의 영화 〈러브 인 아프리카〉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김영은 가장 대중적인 문화 매체라고 할 수 있는 만화와 애니메이션이 아프리카에서는 어떠한 과정을 거쳐 발전해 왔는지 궁금해 한다. 백인의 편협한 시작으로 그려진 유럽 만화 속의 아프리카를 시작으로, 보다 진정성 있는 아프리카를 담아낸 프랑스어권 아프리 카 만화와 애니메이션 작품을 살펴보며, 아프리카 만화와 애니메이 션 매체가 전 세대, 전 인종, 전 지구적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심지영은 아프리카 현대 회화에서 가장 크게 주목받고 있는 콩고 민중화를 다룬다. 열악한 킨샤사의 공간을 채우는 벽화와 광고판 등의 민중화에 민중들이 공유하는 경험과 삶이 낙천적이고 유머러스하게 표현되고 있는 사례를 제시하면서, 킨샤사 거리의 예술가들이 제작한 작품들이 세계적으로 인정받게 된 과정과 원인을 밝히고 있다.
문학을 주제로 삼은 제2부는 특히 프랑스어권 아프리카 문학을 다루었다.
김용현은 알제리의 대표적인 현대 여성 작가인 아시아 제바르의 시집 『행복한 알제리를 위한 시』 속에 이중 언어가 초래하는 정체 성의 혼란, 알제리 사회에서의 여성, 작가와 사회의 관계, 역사와 기억의 문제 등이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표현되어 있는지 조명한다.
송홍진은 1980년대 이후 아프리카의 삶의 문제들을 다양한 목소 리와 다채로운 관점으로 담고 있으면서 동시에 높은 문학성을 성취 한 현대 프랑스어권 아프리카 시인들에 주목한다. 특히 이 시인들 이 천착하고 있는 일상에서의 폭력의 문제가 아프리카에서만 벌어 지는 일이 아님을 성찰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오정숙은 서양 문학의 고전인 셰익스피어의 『태풍』을 탈식민적 관점에서 완전히 다시쓰기 한 에메 세제르의 희곡 『어떤 태풍』을 다룬다. 여기서 에메 세제르가 세익스피어라는 서구 유럽 문학의 상징이 내포하고 있는 유럽중심주의, 백인우월주의, 제국주의라는 세 가지 핵심 이데올로기를 어떻게 노예, 억압받는 자, 피식민자의 입장에서 패러디하고 비판하며 전복시키는 글쓰기를 하고 있는지 탐구한다.
마지막 제3부는 우리에게 익숙한 넬슨 만델라와 이슬람에 대해 다루었다. 하지만 익숙하다는 것이 잘 알고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한규는 만델라의 일생을 자세히 들여다보며 인류와 인간의 존엄성을 원칙으로 화해의 리더십을 펼쳤던 만델라의 결정과 신념이 얼마나 쉽지 않은 길이었는지 보여준다. 이를 통해 여전히 갈등과 폭력이 난무하는 전 세계에 진정한 리더의 역할을 제시한다.
진소영은 아프리카의 역사와 문화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이슬람이 서아프리카에서 어떻게 변용되고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지 교육기관을 중심으로 다루고 있다.
3부의 글은 우리가 막연히 만델라에 대해 영웅적으로, 이슬람에 대해 악마적으로 짐작해 왔던 것에 대한 바른 접근을 유도하며 아프리카와 이슬람에 대한 편견을 바로잡을 기회를 제공한다. 이것은 바로 ’트랜스 아프리카'가 제시하는 시각과 맞닿아 있다.
여기 수록된 글은 이 총서를 위해 새로 집필된 것도 있고, 다양한 학술지에 실린 논문을 대중서의 취지에 맞게 수정 보완된 것도 있다. 개인적인 연구 성과에 그치지 않고 더 많은 독자와 아프리카에 대한 편견을 뒤집어 읽어보고자 옥고를 투고하고 여러 차례의 번거로운 수정 작업도 기꺼이 해준 필자들께 깊이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