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의 법칙 (영적리더십 6, 겸손편)
여재창 | 부크크(bookk)
35,300원 | 20250604 | 9791112002143
무너진 시대, 다시 사람으로
지금 우리는 칼도 총도 보이지 않는 전쟁터 한가운데를 걷고 있습니다. 이 전쟁은 소리 없이 스며들어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도 영혼을 메마르게 하고, 공동체를 허물며, 존재를 공허로 내모는 싸움입니다. 상처 주는 말이 일상이 되고, 불안은 공기처럼 퍼져갑니다. 사람들은 더 많이 가지려 하지만, 더 깊은 외로움에 갇혀가고, 누구도 방향을 제시하지 못한 채, 우리는 천천히, 그러나 분명히 무너지고 있습니다.
그때 우리는 조용히 묻습니다. “누가 이 어둠을 이길 수 있는가?” “누가 눈물의 강을 건너, 희망의 불을 다시 지필 수 있는가?” 그 해답은 오직 하나, 영적 리더십입니다. 기술이 아닙니다. 경영도 아니며, 정치도 아닙니다. 영적 리더십은 개념이 아니라, 존재의 방향이며 부르심의 회복입니다. 왜냐하면 지금의 위기는 단순한 체계의 고장이 아니라, 본질의 붕괴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복잡계 (Complex System)입니다. 수많은 사람과 조직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예측할 수 없는 변화가 연속되는 이 세계에서 리더십은 더 이상 지배의 기술이 아니라 생존의 원칙이며, 존재가 던지는 실존의 응답입니다.
이 시대가 요구하는 리더는 명령하는 자가 아니라, 무너진 자의 곁에 서는 자입니다. 조직을 통제하는 자가 아니라, 하나님의 시선으로 사람을 바라보는 자입니다. 충돌하는 개체들을 하나의 기획 아래 엮고, 새로운 질서를 창조해내는 힘, 그것이 기투(Project)이며, 그 안에서 솟아나는 생명의 움직임, 바로 창발(Emergence)의 리더십입니다. 이 모든 것을 가능케 하는 힘, 그것이 영적 리더십입니다.
《영적리더십 6 – 겸손篇, 겸손의 법칙》은 이 절박한 시대적 부름 앞에서 태어난 책입니다. 이 책은 ‘겸손’을 유약한 미덕으로 말하지 않습니다. 이 책은 겸손을 영혼의 가장 깊은 통찰이며, 존재 전체를 바꾸는 능동적 힘으로 다룹니다.
자기 인식, 자기 부인, 자기 비움, 자기 수용, 자기 헌신, 자기 소멸, 이 여섯 가지는 단순한 태도의 조정이 아니라, 완전히 다른 인간으로 살아가는 길을 보여줍니다.
겸손은 물러섬이 아닙니다. 실존적 겸손은 “내가 누구인지”를 다시 묻게 하고, 갈등적 겸손은 “어떻게 진리를 선택할 것인가”를 안내합니다. 욕망적 겸손은 “인간 본성의 어둠과 마주”하게 하고, 심음적 겸손은 “썩는 시간을 견디는 신앙의 근육”을 길러줍니다. 시간적 겸손은 “지금 여기”에 충실하게 하며, 관계적 겸손은 “무너진 공동체를 다시 일으키는 치유의 능력”이 됩니다.
이 책은 단지 생각하는 책이 아니라, 나를 부수고 다시 세우는 여정입니다. 그 길 끝에서 우리는 여섯 가지 열매를 만나게 됩니다. 자존감—세상의 인정이 아닌, 하나님의 사랑에 뿌리내린 자기 확신, 자유—자기 뜻대로가 아닌, 하나님의 뜻대로 살아가는 해방의 삶, 섬김—약자의 무릎이 아닌, 강자의 손을 붙잡는 능동적 사랑, 평안—폭풍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내면의 쉼, 거룩—구별됨을 넘어 불꽃처럼 타오르는 존재의 불, 갓생—단순한 열심이 아닌, 하나님과 동행하는 일상의 신성함, 이 모든 열매는 겸손이라는 뿌리에서 피어나며, 하나님의 질서에 따라 맺어지는 생명의 열매입니다.
이 책은 영적리더십을 개념에서 현장으로 끌어냅니다. 지도자는 더 이상 권좌에 앉아 지시하는 존재가 아닙니다. 그는 눈물 흘리는 자의 곁에 서고, 땀 흘리는 자의 무게를 함께 지고 가야 합니다. 육적 리더십은 체계를 유지할 수는 있어도 생명을 바꾸지는 못합니다. 이제는 영이 살아야 하고, 존재가 깨어나야 하며, 그 깨어진 존재들이 모여 새로운 질서를 세워야 합니다.
이 책은 2014년 출간된 『창조적 지도자를 위한 영적리더십』을 뿌리로 삼아, 실존의 법칙, 갈등의 법칙, 욕망의 법칙, 심음의 법칙, 시간의 법칙, 겸손의 법칙, 정글의 법칙까지 총 7권으로 확장된 영적 리더십 시리즈의 여섯 번째 책입니다. 이 시리즈는 자기계발이 아닌, 존재의 근본을 새롭게 하는 전인격적 회복의 지도이며, 오늘을 사는 이들에게 도전이 되고, 내일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위로가 될 것입니다.
이 책은 리더만을 위한 책이 아닙니다. 이 책은 사람을 살리고자 결단한 모든 이들을 위한 책입니다. 야망을 품은 젊은이들, 무게를 견디는 경영자들, 교회를 섬기는 목회자와 공동체의 교사들,한 사람이라도 더 살리고 싶은 이 시대의 사냥꾼이 아닌, 목자가 되고 싶은 이들을 위해 이 책을 바칩니다.
누구든 이 책을 곁에 두고, 반복하여 읽고, 생각과 마음과 삶에 깊이 심는다면, 이 땅을 새롭게 하는 창조적 지도자,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의 마지막 약속, 파루시아(Parousia)를 준비하는 사역자로 일어설 것입니다.
이 시대는 다시 사람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기술도 시스템도 아닌, 회복된 한 사람, 깨어진 한 사람에서부터 새 길이 열립니다. 진짜 변화는 무너지지 않은 자가 아니라, 무너진 뒤에도 다시 일어난 자에게서 시작됩니다. 그 깨어짐은 단순한 상처가 아니라, 하나님이 부르시는 자리이며, 새 시대를 여는 통로입니다. 그 깨어짐은 곧, 부르심의 시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