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기뻐 받으셨나요? (노래하는 전자 바이올리니스트 해나리의 사역 이야기)
해나리 | 징검다리
13,500원 | 20220905 | 9788961461726
하나님이
나에게 원하신 한 가지,
동행
Covid-19! 눈에 보이지 않는 적, 코로나 바이러스가 온 세계를 마비시켰다. 국가 간의 이동은커녕 지역 간의 이동도 불가능해졌고, 잦은 락다운(Lock Down)으로 집 밖 외출까지도 제한되는 날이 이어졌다. 카페나 쇼핑몰에 가는 사사로운 일상이 당연한 일이 아닌 특별한 일이 되었고, 학교나 일터에도 갈 수 없어, 그야말로 ‘집콕’만이 살 길이었다. 2019년 11월에 딸이 태어났다. 이때쯤 시작된 코로나 바이러스가 뉴질랜드에는 그나마 좀 늦게 들어온 편이었다. 덕분에 딸이 신생아였을 때 병원을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혜택(?)을 누릴 수 있었다. 확진자가 한 명 생기자마자 뉴질랜드 정부는 국경을 바로 폐쇄하여 치명적인 사망자 수를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로 인해 갑작스럽게 치솟은 실업률과 얼어붙은 경제, 교육, 문화적 혜택은 피해갈 수 없었다. 계속 연장되는 락다운 기간으로 인해 경제적인 피해가 큰 서민과 기업에게 정부는 보조금을 지급했고, 그 덕에 우리 가족은 그 당시에는 불편함 없이 살아갈 수 있었다. 하지만 후폭풍으로 폭등한 물가와 세율, 대출 금리는 모두 서민들의 몫으로 돌아왔다. 2022년 현재, 뉴질랜드는 세계에서 물가가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가 되어 버렸다.
많은 사람이 한 곳에 모일 수 없으니 공연 문화가 막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한국의 동료 사역자들은 갑작스럽게 실직자가 되었으며, 공연의 장이 다시 열릴 때까지 다른 일자리를 구해야 생계를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나 또한 인터넷 쇼핑몰 동업을 시작하고, 주중 저녁 시간과 주말에는 과외와 병원 파트타임으로 일을 해야만 생활이 가능해졌다. 이런 시기를 보내면서 평생 음악과 사역밖에 몰랐던 내가 여러 일을 경험하며 다양한 사람을 만나도록 이끄시는 주님의 뜻을 깨닫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하나님, 이 코로나 사태를 통해 우리에게, 아니, 저에게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가요?”
공예배도 드리지 못하고, 사람을 자유롭게 만나지도 못하는 이 코로나 시국이 지속되는 동안 몇 번이나 주님께 같은 질문을 드렸다. 그리고 내가 찾은 답은 바로 ‘동행’이었다. 주님께 드리는 예배가 해이해질 수 있는 가운데, 주님 앞에 바로 서기 위해 몸부림치는 나의 노력. 광야의 시간을 통해 주님과의 친밀함이 더욱 깊어지는 것. 가정의 영적 성장과 영성 회복. 언제 어디서나 내가 주님과 동행하는 삶을 사는 것이 바로 주님이 원하셨던 것이다. 이제 코로나가 점차적으로 종식되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시작되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너는 광야의 삶 가운데, 또 음지에 있을 때 나와 얼마나 동행하는 삶을 살았느냐?”라고 물으시면, 나는 어떤 대답을 드릴 수 있을까? 공연 문화가 다시 열리는 지금, 3년간 묻어 두었던 이 이야기들을 다시 꺼내 보려고 한다. 많은 사람과 해나리를 만나 주신 하나님에 대한 이야기를 힘껏 펼쳐 나갈 수 있게 되어 감사하다. 그리고 코로나 시대와 육아를 통해 나를 새롭게 만나 주신 주님을 더욱 당당하게 증거할 수 있는, 해나리의 제2라운드가 펼쳐질 것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