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A로 알아보는 유럽특허 실무
지유철, Rainer Viktor | 박영사
20,700원 | 20231113 | 9791130345628
머리말
2023년 6월 1일부터 유럽특허청을 통해서, 등록과 동시에 유럽 내 17개 국가에 유효한 권리를 가지는 단일특허(Unitary patent)를 확보할 수 있게 되었고, 동시에 통합특허법원(Unified Patent Court)을 활용해 한 번의 소송으로 17개 국가에 기속력을 가지는 판결을 얻을 수 있게 되었다. 이에 따라, 미국 인구를 넘는 유럽시장에서 자사 제품 및 기술보호를 위해 유럽특허청을 통한 유럽특허 확보가 더 매력적이게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한국기업의 특허조직에서 주된 업무는 특허분쟁 리스크가 가장 큰 미국에서 권리확보 및 분쟁대응 업무이다. 그러다 보니 한국기업의 특허실무자 및 한국대리인은 해외특허 업무 중 미국특허 업무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많은 반면, 유럽특허 업무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타 특허청과 비교해서 출원절차가 상이하고 진보성 판단 방법에 독특한 기준을 가지고 있는 유럽특허청을 통한 권리확보에 익숙하지 않다.
저자가 한국의 유명 전자업체의 특허조직에서 근무할 당시에도 비슷한 경험을 한 바 있다. 경쟁사를 공격하기 위한 특허를 개발하기 위해 미국 계속출원(Continuation application)을 진행한 다음에, 동일한 청구항으로 유럽 분할출원을 진행하려고 했다가, 당시 유럽대리인이 해당 청구항은 지지규정(Art. 76(1) EPC) 위반에 해당한다고 하여 유럽 분할출원용 청구항 세트를 새롭게 작성해야 한 적이 있었다. 청구항 보정의 자유도가 떨어져서 출원 이후에 청구항 보정을 통해 공격특허를 만드는 것이 어려운 유럽출원을 굳이 해야 하나 의문을 가지기도 했다. 하지만 반대로 해석해서, 경쟁사들이 유럽특허청을 통한 권리확보 절차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서 좋은 유럽특허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때, 자사가 유럽특허 업무의 특징과 장점을 충분히 활용해 경쟁사 대비 우수한 품질의 유럽특허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수 있겠구나 생각했었다.
이 책은 이러한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기업의 특허실무자들과 한국대리인들이 유럽특허 업무를 충분히 이해하고 활용하여 우수한 품질의 유럽특허를 확보하는 데 기여하고자 출간하게 되었다.
이 책의 구성은 실무자들이 어떤 문제에 직면했을 때 이에 대한 해결방안을 찾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하여 Q&A 방식으로 구성하였다. 또, 현재 관심있는 질문을 책에서 빨리 찾을 수 있도록 질문들을 출원 절차순으로 나열하였다. 즉, 출원절차를 출원준비 단계, 조사 단계, 심사 단계, 등록 및 개별국 유효화 단계, 이의신청 단계, 심판단계 순으로 나눈 다음, 해당 단계에 관련된 질문을 배치하였다. 모든 단계 관련사항 및 기타 질문사항도 추가하였다. 질문에 대한 답은 법령, 판례, 심사가이드 라인에서 제시하는 내용뿐만 아니라, 저자가 실무경험을 통해 얻었던 Know-how 성격의 내용도 기재하여 실무적 활용도를 높이고자 하였다. 또한 이론적 내용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가능한 구체적인 사례 및 판례를 소개하였다.
주지하다시피, 유럽출원 비용은 여러 국가의 특허출원 비용과 비교해 저렴한 편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유럽특허 업무를 숙지하고 유럽특허청 절차에 올바르게 대응하여 투자한 비용에 버금가는 우수한 품질의 유럽특허 확보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반대로, 유럽특허 업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유럽특허청 거절내용에 잘못 대응할 경우, 오히려 출원비용 증가, 특허품질의 저하, 등록까지 소요시간 증가가 발생할 수 있다.
아무쪼록 한국기업의 특허실무자들과 한국대리인이 비용과 시간을 최소화하면서 우수한 품질의 유럽특허를 확보하는 데 이 책이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2023년 10월
뮌헨에서 지유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