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이 가지 않는 길, 혼자 가려니 외롭더라 (고난은 있었어도 결코 후회는 없다!)
허재관 | 마지원
13,500원 | 20250927 | 9791192534695
군대 영장조차 제대로 배달되지 않던 두메산골에서
전형적인 ‘흙수저’로 태어나,
모진 풍파를 견디고 가시덤불을 헤치며, 인고의 노력 끝에
몸소 깨닫고 체득한 삶의 지혜.그리고 마침내 세상을 지혜롭게 살아내며,
후세에도 부끄럽지 않을 ‘소셜 캐피털리스트’로 거듭난
한 인간의 파란만장한 인생 이야기!
“人生七十古來稀”(인생칠십고래희) - 예로부터 일흔까지 사는 이는 드물다 하였지만, 이제는 그런 말도 통하지 않는 고령사회가 되었습니다. 장수와 건강의 시대에 들어서면서, 요즘은 ‘자기 나이에 70%를 곱하면 실제 나이다’라는 우스갯소리도 들립니다. 그렇게 계산하면, 소생의 실제 나이는 이제 마흔아홉쯤 되는 셈이지요.
소생은 군 입대 영장조차 배달되지 않는 산골에서 태어났습니다. 면서기가 찾아오는 길이 워낙 험하고 멀어서, 영장을 들고 오던 이가 중간에서 포기하고 돌아갈 정도였지요. 그 두메산골에서 태어나, 온갖 세상 풍파를 겪으며 세 번의 죽을 고비를 넘기고도 아직 살아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제 지구를 떠나기 전, 내가 살아온 이야기 중 일부라도 남겨 후세에 작은 단초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고뇌와 외로움이 담긴 기억을 조심스레 꺼내어 정리해보았습니다.
1969년, “자갈 논 두 마지기” 농사로는 네 아이를 키우기 힘들다고 판단한 ‘철의 여인’ 어머니는, 지금으로 치면 벤처 정신으로 온 가족의 운명을 짊어지고 부산행 버스에 몸을 실었습니다. 여섯 식구가 탄 그 부산행 버스의 번호는 아직도 생생히 기억납니다 - “경남 5-66.” 마산에서 화장실 용무로 잠시 정차했을 때, 정류장에서 버스를 잃어버리면 고아가 된다며 아버지께서 반드시 암기하라 하셨거든요. 그때의 긴장감 때문인지, 60년이 지난 지금도 그 번호가 머릿속에 선명합니다.
삶을 돌아보면, 고독과 외로움이 켜켜이 쌓인 고요한 숲길을 홀로 걸어온 듯합니다. 타고난 성정 때문인지 항상 새로운 것, 남들이 하지 않은 것,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의 것을 먼저 시도하려 하다 보니, 수없이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가시덤불 속을 헤쳐 나가며 남보다 먼저 길을 내보려 했지만, 고생만 하고 돈도 못 벌고, 때로는 시기와 질투의 대상이 되기도 했지요. 그래도 한번 마음먹은 길은 끝까지 가고야 마는 이 고약한 성미 때문에 외롭고 힘든 시간이 많았습니다.
이 책은 그런 인생의 단면들을, 기억나는 대로, 정리한 이야기입니다. 워낙 메모를 잘 하지 않는 성격이고, 무엇을 모으는 것도 싫어하다 보니 사진 한 장 찾기 힘듭니다. 이 몇 장의 사진도 인터넷에서 구했거나, IPMS 후배 노경섭 박사에게서 받은 것들입니다.
한동안은 ‘죄 없는 종이만 낭비하는 게 아닐까’ 싶어 망설이기도 했지만, 언젠가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와 용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조심스레 용기를 냅니다. 부족한 글에 자랑처럼 들리는 부분이 있더라도, 너그러이 헤아려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