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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아동 문학론 > 평론
· ISBN : 9788909192354
· 쪽수 : 364쪽
책 소개
목차
1. 샘에서 솟은 물
두메산골 작은 샘, 소천
새로운 땅 미둔리로
고향 마을 고향 집
2. 빛나는 재능과 뜨거운 열망
산으로 들로 강으로
사랑의 아픔과 「순이 무덤」
나라말 살리는 문학
3. 동시의 새로운 길을 열며
버드나무와 무궁화
왕성한 동시 발표
창작 동요에서 자유 동시로
4. 동요 시집 『호박꽃 초롱』
문제작 「닭」의 탄생
『호박꽃 초롱』의 내용과 의미
시인 백석이 주고 간 것
5. 광복 전후
한 차원 높은 수준의 동화
하고 싶은 이야기 넘치는 생동감
강요하는 체제 은밀한 반전
6. 기적의 배를 타고
‘금순이’는 살아 있다
운명의 결단
어떻게 살 것인가
7. 피란지에서 피운 꽃
던져진 사람들
대한민국으로 편입되다
새로운 인연의 시작
8. 꿈을 안고 꿈을 찾아
다양한 인맥과 풍성한 기획
사진이 없어도 소중한 사진첩
동화의 대명사 「꿈을 찍는 사진관」
9. 벗들과 함께한 세월
어린이헌장으로 어린이를 지키다
저변을 넓히고 이론을 다지다
대중에게 사랑받은 사회 명사
10. 영원히 이 세상에
제1동화집에서 제9동화집까지
푸른 하늘을 향한 발돋움
어린이 마음으로 어머니 품에
저자소개
책속에서
소천은 당장 눈앞에 크게 보이는 세상을 말하지 않고, 그 세상에 양분을 대는 뿌리를 생각했다. 작은 샘, 소천은 그런 이름이다. 소천이 일제 강점기에 태어나 문학 중에서도 아동문학을 택해 줄곧 한길만 걸어온 까닭이 여기에 있다.
모든 것에는 원천이 있듯이, 사람에게도 그 사람이 어른이 되어 삶을 살아가는 이면에는 어릴 때의 꿈과 이상이 배어 있다. 동심이 사람 심성의 원천이듯이, 문학의 원천은 바로 아동문학이다. 소천이라는 이름은 이를테면 소천의 꿈이요 선언인 셈이다. 소천은 어린이들에게 꿈을 주는 마르지 않는 맑은 샘으로 살다 갔다.
소천은 가족을 두고 홀로 배를 탈 때 자신의 작품 노트를 보자기에 싸서 몸에 지녔다. 그 보자기가 과연 무얼 해 줄 수 있었겠는가. 어쩌면 몸에 끌어안고 있어서 조금이나마 온기를 나눌 수 있었을지 모른다. 고단한 몸을 누일 때 베개가 되어 주었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몸뚱이 하나 지탱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불편한 애물단지가 되었을 수도 있다. 어쨌든 소천은 그 보따리를 지니고 배에 올랐고, 그 보따리와 함께 피란지에 머물렀다. 소천은 남의 집 헛간이나 창고 같은 곳에서 틈틈이 그 보따리를 풀어 자신의 작품을 읽고 고치고 이어 갔다. 그것이 없다 해도 소천에게서 문학은 죽지 않았을 테지만, 절박한 상황에서 그것은 구체적이고 가시적인 ‘문학의 실체’로서 소천을 지탱하게 해 주었다.
소천은 자신이 맡은 일은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하나 챙기고 직접 나서서 추진했다. 그건 타고난 성품이기도 했지만, 특히 어린이를 위한 일이라는 뚜렷한 목적 앞에서는 결코 망설이는 법이 없었다. 소천은 아동문학 작품의 창작으로도 누구도 비견하기 힘든 일을 했지만, 어린이 문화운동에도 남다른 집념과 열의를 가지고 있었다. 어쩌면 선조들의 개척 정신을 이어받은 듯도 싶다. 그래서 때로 혼자 너무 앞서 나간다는 느낌을 주기도 했지만 그런 만큼 준비도 철저했고 추진 과정에서도 좀처럼 빈틈을 보이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도 소천이 하는 일이라면 큰 신뢰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