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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한 가지 소원

딱 한 가지 소원

이성자 (지은이), 유기훈 (그림)
채우리
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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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한 가지 소원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딱 한 가지 소원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88925864006
· 쪽수 : 110쪽
· 출판일 : 2011-01-31

책 소개

채우리 저학년 문고 시리즈 48권. 주인공 한모는 게으른 습관이 ‘레모라’라 불리는 고래 때문이란 사실을 알아차린다. 이런 한모에게 딱 한 가지 소원이 생긴다. 잘못된 습관을 키우게 만든 레모라를 물리칠 비밀의 열쇠를 찾아 내겠다는 것. 정말로 한모의 소원이 이루어질까? 게으름을 물리치기 위해 노력하는 한모의 이야기를 유쾌하게 풀어냈다.

목차

말하는 그림자 9
체육시간 20
무시무시한 레모라 30
여자를 무서워 해 41
또 다른 비밀 50
복수하고 말 거야 59
종이고래 69
동해바다로 떠나다 78
진짜 비밀 89
한모 안의 레모라 99

저자소개

이성자 (지은이)    정보 더보기
전남 영광에서 태어나 명지대학교대학원에서 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동아일보신춘문예에 당선되었습니다. 방정환문학상, 한국아동문학상, 어린이문화대상, 한국문학백년상 등을 수상했습니다. 쓴 책으로는 동시집 《너도 알 거야》 《키다리가 되었다가 난쟁이가 되었다가》 《입안이 근질근질》 《손가락 체온계》 《엉덩이에 뿔났다》 《피었다, 활짝 피었다》 《기특한 생각》, 동화집 《펭귄 날다!》 《못 말리는 까미 황마훔》 《두근두근 묵정밭》 《이름을 불러 주세요》 《비밀 씨앗》 《최엄지, 손엄지》 등 여러 권이 있습니다. 광주교육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오랫동안 동시와 동화창작을 강의했고, 현재는 ‘이성자 문예창작연구소’와 ‘신일작은도서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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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훈 (그림)    정보 더보기
홍익대학교 판화과를 졸업했습니다.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일러스트레이션에 매력을 느껴 어린이책에 그림을 그리게 되었습니다. 그린 책으로 『나나의 반지』, 『행복한 고물상』, 『플루토 비밀결사대』, 『펄루, 세상을 바꾸다』, 『비밀의 동굴』, 『사라진 고래들의 비밀』, 『새틴 강가에서』, 『정의를 찾는 소녀』, 『이상이 일상이 되도록 상상하라』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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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움직이지 말고 가만히 있어 봐.”
물에 젖은 스펀지 안에서 들리는 목소리 같았습니다. 흐릿한 그림자가 눈앞에서 아른아른 흔들리고 있습니다. 그림자는 고래 모양을 닮았습니다.
“누, 누구야?”
“나는 네 마음속에 사는 레모라야. 지금껏 내가 널 게으르게 도와주었잖아.”
움직이는 걸 싫어해서 만날 게으름뱅이라고 놀림 받았는데, 그게 레모라 때문이었다니.
레모라에게 자꾸 화가 나고 약이 올랐습니다. 무슨 방법을 찾아보고 싶던 중, 해군인 한모 외삼촌이 휴가를 나왔습니다.
“나도 들은 이야긴데, 바다에 나간 해군들은 폭풍보다도 레모라를 더 무서워했대.”
“외삼촌, 그럼 나는 어떻게 해?”
“어떻게 하긴, 비밀의 열쇠 같은 걸 찾아 내야지! 고래는 바다에 사니까, 동해바다에 가서 빠뜨리면 되겠네. 레모라에게 결투를 신청하는 거야.”
바닷가는 얼씬도 안 하는 한모에게 동해바다라니.
“한모야, 태권도 가자.”
주희가 현관에 놓아 둔 파란 우산을 들고 와서 한모 앞에 들이댑니다. 순간, 레모라가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습니다. 곰곰 생각해 보니, 레모라는 파란색을 보면 사라지곤 했습니다. 파란 운동복, 파란 우산, 파란 원피스.
태권도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한모는 문방구에 들러 파란 색종이 세 묶음을 샀습니다. 종이고래를 접어 여기저기 놓아둘 계획입니다. 파란 색깔을 보면 레모라가 절대로 나타나지 못할 것 같았으니까요.
“맞아. 비밀의 열쇠는 바로 파란색이야!”
순간, 한모 눈앞에 넓은 바다가 펼쳐졌습니다.
“와, 언제 이렇게 많이 만들었지?”
종이고래를 꺼내 보는 주희 입이 동그랗게 벌어졌습니다.
“너, 진짜로 무슨 소원 있는 거니?”
한모는 입안이 근질근질 했지만 꾹 참았습니다.
동해바다로 떠나는 날이 점점 다가오자, 한모 가슴은 바람을 먹은 풍선 같았습니다. 그동안 접어놓은 파란 종이고래를 볼 때마다 자신감이 넘쳤습니다.
“자, 받아라!”
한모가 종이고래를 레모라 앞으로 던졌습니다. 레모라는 꿈쩍도 안 했습니다.
“레모라, 넌 도둑이야. 허락도 없이 내 몸에 들어왔잖아!”
“난 도둑 아니야, 네가 아주 어렸을 때 우린 만났거든. 넌 그때부터 바다에 사는 나를 네 가슴에 가둬 둔 거야. 그러니까 도둑은 내가 아니고 바로 너란 말이야, 너!”
작은 사내아이가 바다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는데, 고래 모양을 한 그림자가 아이의 다리를 잡고 놓아 주지 않았습니다. 무서워, 무서워! 아이는 물이 무서워 허우적거렸습니다.
“맞아! 그 사고! 사고!”
오래된 상처딱지를 떼어내듯 한모가 벌떡 일어났습니다. 화가 난 레모라가 불칼을 입에 물고 뒤따라오는 것 같았습니다. 카멜레온처럼 빨간빛, 노란빛, 연둣빛, 초록빛 불칼을 휘두르는 레모라. 한모는 출렁거리는 동해바다에 당장 레모라를 쳐 넣기라도 할 것처럼 정신없이 달렸습니다.
거칠게 숨을 몰아쉬던 한모가 모래바닥에 털썩 주저앉았습니다. 한모는 외삼촌 품으로 엉금엉금 기어들었습니다.
“외삼촌, 고마워!”
“갑자기 무슨 말이니. 벌써 결투를 끝내기라도 한 거야?”
한모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참으로 오랜만에 가슴이 날아갈 듯 가벼웠습니다.
“비밀의 열쇠 따위는 처음부터 없었던 거야!”
한모는 바다를 향해 소리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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