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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88925880365
· 쪽수 : 152쪽
· 출판일 : 2011-11-25
책 소개
목차
1. 히힛, 소원을 말해 봐?
2. 아무도 모르게
3. 초능력 교습소
4. 땅속으로 다니는 능력
5. 꼬마 천사의 정체
6. 신의 손가락, 콩쿠르
7. 넘친다, 넘쳐!
8. 사실, 난……
9. 마음은 못 이겨!
10. 초능력의 비밀
11. 안녕, 또또
리뷰
책속에서
“동이야. 나와서 이 문제 풀어 봐.”
수업 시간에 선생님이 나를 불렀다. 나는 칠판 앞으로 나갔다. 분필을 들고 답을 쓰려고 하는데 전처럼 쉽게 답을 쓸 수가 없었다. 손이 굳어 버린 것 같았다.
힘들여 공부하지도 않은 문제를 초능력으로 풀고, 칭찬받고, 자랑한다는 것이 부끄러운 짓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제 와서 모른다고 하면 아이들은 나를 부러워하는 게 아니라 비웃을 것이다. 아니, 고소해할 것이다.
내가 한참 망설이고 있을 때였다.
“선생님, 준혁이 코피 나요!”
민지의 목소리가 들렸다.
돌아보니 준혁이가 코피를 뚝뚝 흘리고 있었다. 나는 알 것 같았다. 준혁이는 날마다 밤새워 공부를 했다. 아마 어제는 네 시간이 아니라 세 시간도 못 잤을 것이다.
“보건실에 가 봐. 민지야, 네가 같이 가 줘라.”
민지가 준혁이를 데리고 보건실로 가려고 교실 문을 나가는 순간, 준혁이가 맥없이 쓰러졌다.
순간, 내 가슴이 철렁했다.
나는 저렇게 쓰러져 본 적이 있었나? 무엇을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하다가 지치고 힘들어서 코피를 흘린 적이 있었나? 기억나지 않는다. 고작해야 비 오는 날 정글짐 위에서 번개를 맞으면 초능력자가 되지 않을까 하는 바보 같은 생각을 하다가 발이 미끄러져 넘어진 적이 있었을 뿐이다.
나는 지쳐서 쓰러진 준혁이가 한없이 부러웠다. 그리고 내가 부끄러웠다.
“선생님. 죄송해요. 모르겠어요.”
나는 분필을 내려놓았다.
“그래? 수학 천재 동이가 어려워하는 문제도 있었네? 하긴, 이 문제는 너라도 좀 어려울 거야.”
선생님은 날 자리로 들어가게 하고 직접 문제를 풀어 주었다. 나는 보건실로 간 준혁이 걱정으로 더 이상 수업에 집중할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