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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과학/수학/컴퓨터 > 초등 수학
· ISBN : 9788928315543
· 쪽수 : 64쪽
· 출판일 : 2016-09-30
책 소개
목차
보름달 달이 ------------- 4
달이의 꾀 ------------ 14
허난설헌의 수수께끼 ------------- 22
약과의 맛 ------------ 34
달이의 꿈 ------------ 50
작가의 말 ---------- 63
책속에서
“물이 떨어지기 전에 빨리 길어 오너라.”
찬모 아주머니가 부엌 구석에 있는 커다란 물 항아리를 가리켰어요. 달이는 자기 머리보다 몇 배는 큰 물동이를 머리에 이고 우물가로 향했어요. 열댓 번은 다녀와야 물 항아리를 가득 채울 수 있을 거예요.
“이얍, 얍! 오랑캐를 물리쳐라!”
우물가로 가는 길목에서 남자아이들이 칼싸움을 하며 놀고 있었어요. 아직 서당에 다니지 않는 코흘리개들이에요. 그중에 대장 노릇을 하는 아이가 달려와 달이를 가로막았어요.
“노비 다리, 여기를 지나려면 대장의 허락을 맡아야지.”
달이를 놀려 먹는 삼돌이였어요. 삼돌이는 달이와 동갑으로 아홉 살이지만, 덩치가 열두세 살만큼 커요. 아마 서당 간다고 거짓말하고는 하루 종일 들로, 산으로 놀러 다니는 게 뻔해요.
“누구더러 노비래? 딱 3년만 머슴살이하고, 다시 상민이 될 거야. 저리 비켜!”
달이는 삼돌이를 향해 눈을 매섭게 부라리고는, 물동이를 이고 바삐 걸어갔어요. 그런데 삼돌이가 졸졸 따라오며 노래를 불러 대는 거예요.
“노비 다리 나타났네. 양반 심부름하는 노비 다리 나타났네.”
달이는 가소롭고 기가 찼어요. 글도 못 읽고, 수도 못 세고, 이름 석 자 똑바로 쓰지 못해 훈장님에게 혼나던 녀석이, 달이가 큰소리 한 번 치면 꼼짝 못 하던 녀석이, 지금은 상민이랍시고 까불고 있으니까요.
“노비 다리, 서당도 못 다니는 노비 다리.”
아이들이 삼돌이를 따라 합창했어요. 예전의 달이 같으면 가만두지 않았을 텐데, 이제는 싸움 같은 걸 했다가는 큰일 나요. 머슴아이가 동네에서 말썽을 피웠다는 얘기가 대감마님 귀에 들어가면 아버지, 어머니가 대신 혼날 수도 있으니까요.
우물가에 거의 왔을 때, 달이 머릿속에 좋은 생각이 반짝 떠올랐어요. 삼돌이도 혼내 주고, 우물물도 쉽게 길을 수 있는 방법! 꿩 먹고 알 먹고, 도랑 치고 가재 잡고!
달이가 휙 돌아보자, 삼돌이가 깜짝 놀라 뒷걸음질을 쳤어요.
“삼돌아, 나랑 내기 하나 할래?”
“내, 내기? 무슨 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