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한 가지씩

지은이의 말

당신은 누구세요
소루쟁이 풀
지하도에서 만난 토째비
하늘을 나는 새
순교자 씀바귀
까치와 총각
바람이 그랬어요
종씨 할머니
황금 잉어
파리 이야기
달아, 어쩌면 좋으니
땅콩은 왜 땅에서 열릴까
하루에 한 가지씩

도시에서 봄은 둥지 잃은 새 같았다. 왔다가는 깃들 곳을 찾지 못하고 금세 다른 곳으로 날아가 버리는 새 같았다. 선미는 봄마다 텃밭에서 보던 노란 장다리꽃 한번 못 보고 도시에서 첫봄을 보냈다. 도시에서 여름은 시골에서보다 훨씬 빨리 왔다. 무덥기도 갑절이나 더 무덥게 느껴졌다. 선미는 대문 앞 시멘트 담벼락 그늘에 앉아서 여러 번 시골 앵두나무 그늘을 떠올리곤 했다. 같은 그늘이라도 시멘트 그늘보다 나무 그늘이 훨씬 부드럽고 더 시원할 것 같았다. - 본문 90쪽에서